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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도면에 수국향 가득하기를”…사단법인 빛과 길


 

곧 식목일이다. 이 무렵이면 심고 가꾸는 일의 소중함이 더욱 부각된다. 지난 3월 울진·삼척에서 일어난 초대형 화재 사건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던 것도 그래서다. 식목일을 맞아 주민 스스로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을 아름답게 가꾸고 있는 사례를 소개한다. 2020년 경상남도 푸른경남상을 받은 사단법인 빛과 길(이하 빛과 길·대표 한수식) 이야기다.

 

(경남공감 2022년 4월호)박정희   사진 김정민

 

 

 

광도천에 수국이 심어진 사연
통영시 광도면에는 광도천이라는 기다란 하천이 있다. 여름이면 아이들이 찰방찰방 물놀이도 즐기는 지방 하천이다. 해마다 4월이면 광도천 주변의 벚나무가 화사한 벚꽃을 피워 주민과 관광객을 행복하게 한다. 어느 날, 몇몇 주민이 생각했다. 벚꽃이 진 뒤 다른 꽃이 또 핀다면 얼마나 좋을까. 당시 광도면장(김호석·현 통영시 문화관광경제국장)이 수국을 제안했다. 음지에 강하고 봄·여름엔 꽃을 피우고 가을엔 잎 단풍이 좋으니 안성맞춤이다 싶었다. 제안은 실행에 옮겨졌다. 2017년 광도면 전역에 수국이 심어졌고, 이듬해 2018년엔 광도면을 대표하는 면화로 지정되기에 이르렀다. 주민과 관광객은 6~9월이면 광도면 일대 2.7km에 심어진 1만여 본의 수국을 보며 더없는 행복감을 맛본다. 물론 이 행복의 이면에는 아름다운 수국을 피우고 관리해온 빛과 길의 땀과 정성이 배어 있다.

 

빛과 길, 2020년 푸른경남상 수상
순수 봉사단체인 사단법인 빛과 길은 2016년 말 설립됐다. 지역 문화축제 기획, 지역 문화유산 보존관리사업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오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주된 업무는 수국 관리다.

 

수국을 심고 가꾸고 예쁘게 사진 찍을 편의 시설과 쉼터도 만들었다.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거리에 대형 화분도 세우고, 어려운 이웃에게도 꽃을 나눠주며 힘과 용기를 북돋웠다. 사실상 수국과 연관된 모든 일을 하는 셈이다. 덕분에 광도면이 수국의 고장이 되고, 관광명소로 이름도 날리면서 그 공적을 인정받아 경남도에서 주는 푸른경남상도 받았다.

 

광도빛길 수국 축제는 빛과 길의 자랑이다. 코로나가 발생하기 전인 2017~2019년 3회의 축제에는 주민과 관광객 수천 명이 수국의 향연을 즐기며 행복해했다. 코로나로 축제를 열지 못한 시기(2020~2021년)엔 사진 공모전, 오션 마켓, 작은 음악회 등으로 대체했다. 사진 공모전에는 199개 작품이나 응모됐는데, 선정된 20점의 사진 속 수국 모습이 매우 근사하다.

 

“수국은 관심의 꽃…광도면 전역에 보급하고파”
빛과 길 회원은 이사장을 비롯해 30여 명 정도다. 이들은 매월 한두 차례 꼬박꼬박 수국을 위해 몸으로 봉사한다. 수시로 호미로 땅 파고, 거름 주고, 가지 치며 사랑으로 가꾼다. 80여㎡의 사무실도 수국 묘목으로 가득하다. 취재진이 사무실을 찾은 날도 한수식(62) 3대 이사장, 이명해(58) 부이사장, 황덕규(67)·이기복(65)·김미경(55) 이사, 박석진(58) 사무국장이 수국에 대해 이런저런 의논을 하더니, 장갑을 끼고 호미를 들고 광도천으로 향했다.

 

수국은 땅심에 따라 꽃 색깔이 다르다. 산성이면 파란색을 많이 띤다. 물 관리는 특히 중요하다. 물 국화(水菊)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물이 없으면 말라버려서 겨울에도 물주기에 유의해야 한다. 가지치기를 하며 수국에 대해 상세한 설명을 하던 박 사무국장은 꽃이 피었을 때 다시 오라고 당부한다.

 

“수국의 꽃말은 색깔에 따라 진심, 꿈, 거만, 배신인데 꼭 우리네 인생살이 같습니다. 관심 갖고 사랑을 베푸는 만큼 예쁜 꽃을 피우거든요. 6월 20일경 꽃이 가장 예뻐요. 그때 꼭 다시 놀러오세요. 앞으로의 계획이요? 광도면 전역에 수국을 보급하는 거죠. 수국향 가득한 광도면~. 참으로 멋지겠지요?”​

 

더 큰 경남 더 큰 미래
 

 

“광도면에 수국향 가득하기를”…사단법인 빛과 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광도면에 수국향 가득하기를”…사단법인 빛과 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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