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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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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라도 문학현장 양산 베랑길과 용화사

온라인 명예기자단 박치곤

박치곤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물금리 오봉산 자락의 끄트머리에 자리 잡은 용화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15교구 본사인 통도사의 말사입니다. 낙동강과 접해있고 아름다운 풍경의 품속에 고즈넉하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1471년(성종2) 통도사의 승려 성옥이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후의 연혁은 자료가 없다고 합니다. 이곳 용화사와 함께 베랑길을 걸으며 요산 김정한 소설 '수라도'의 문학 현장을 일부 살펴볼 수 있어 찾아보았습니다.

 

 

 

한국문학상 수상작품인 '수라도'는 1969년 6월[월간문학]에 발표된 중편소설을 말합니다. 이 소설은 낙동강 연안의 농촌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가야부인의 임종을 지켜보며 손녀 분이가 할머니 생애의 여러 사건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는데, 양반 가문에서 태어나 독립운동의 지조를 지닌 집안의 며느리로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간 가야부인의 일생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이 소설은 한민족의 수난 역사와 함께 시련을 이겨나가는 투쟁의 역사가 담겨 있습니다.

 

 


용화사 사찰 입구에 있는 터널을 통해 강변으로 나가면 눈앞에 낙동강이 펼쳐지고 베랑길로 진입할 수 있는 계단이 나옵니다.


터널 위로는 기차가 다니는 철로가 놓여 있어 기차가 지나갈 때면 낙동강과 함께 감성 젖은 풍경 감상이 가능합니다.

 

 


터널 위에 철로와 함께 베랑길이 조성되어 자전거를 즐기며 라이딩하는 분들을 자주 만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자전거족들의 수가 줄었다고 하지만, 그래도 제법 빠른 속도로 질주하는 자전거들이 많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베랑길 입구, 빨간색의 공중전화부스가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전화기 대신 자전거길 종주 양산 물문화관 인증센터의 스탬프가 있습니다. 그래도 빨간색이 시선을 끌기에 사진 포토포인트가 되어주고 있습니다. 양산 방향으로 길게 뻗어있는 자전거길이 시원한 느낌을 자아냅니다.

 

 


용화사로 내려가는 이정표, 밀양 방면으로 바라보면 나무데크로 조성된 자전거길이 보입니다. 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이 자전거길 중 아름다운 길로 선정하는데 마다하지 않는 길이 바로 황산 베랑길 입니다. 행정안전부가 선정한 아름다운 국토 종주 자전거길 20곳 중 한 구간입니다.

 

 


'수라도' 소설 속 황산 베랑길은 지금과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지금은 사진처럼 사람도 자전거도 달릴 수 있는 길이지만 베랑길의 뜻인 벼랑 끝에 있는 길인 만큼 좁기로 이름난 길이어서 길을 걷다 사람과 마주치면 한 사람이 길 한쪽으로 바싹 붙어서 양보를 해주어야 지나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작품 속의 공간이 실제 공간과 거의 완벽하게 일치하고 있다고 하는데, '수라도'는 '아수라도'의 준말로 불교에서 이르는 지옥의 하나를 말합니다.

 

 


황산강 베랑길을 소개도 살펴볼 수 있는데, 황산강은 낙동강의 삼국시대 명칭이며 '베랑'은 벼랑의 지역 방언입니다. 통영의 동피랑, 서피랑의 피랑이 벼랑이란 뜻을 가진 지역 방언이듯 말이지요. 2011년 행정안전부 '친환경 생활공간 조성'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2012년까지 2년에 걸쳐 조성하였으며, 전체 2km 구간 중 1km는 국토해양부 '낙동강 자전거 종주길' 사업으로 조성되었습니다.

 

 


황산 베랑길은 양산시 물금 취수장에서 시작되어 원동 취수장까지 어이지는 낙동강 위에 설치된 데크형 교량 구간을 말하는데 약 2km 정도의 길이를 갖고 있습니다. 낙동강, 철길 등 주변의 빼어난 풍광을 바라보며 신나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길입니다.

 

 


조선 시대 '영남대로 황산잔도' 구간으로서 주민의 왕래가 잦았다고 하는데, 조선 시대 때 부산에서 서울로 가는 영남 3대 잔도 중 하나라고 합니다. 1900년대 초 철길에 편입되었으며, 교통수단이 발달하면서 길의 역할은 사라져버렸습니다. 이후 지금처럼 '황산강 베랑길'로 탈바꿈하고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황산 잔로비는 용화사 내 석탑 부근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황산 베랑길에 있는 물 문화전시관은 아쉽게도 코로나-19로 인해 휴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거나 길을 걷다가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고요. 이곳에서 낙동강과 베랑길을 배경으로 사진을 담아가면 예쁜 사진을 담을 수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오지 않았으나 자전거를 이용해서 달리고 싶다면, 가까운 물금역의 공공자전거 대여소를 이용하면 됩니다. 1일 이용권이 1,000원 이어서 요금도 부담 없는 수준입니다.

 

 


낙동강을 바라보며 달릴 수 있어서일까요? 자전거를 즐기는 분들의 속도가 깜짝 놀랄 정도로 빠른 분들이 많았습니다.

 

 


길을 걷다가 자전거를 타고 가시던 분이 비켜달라고 소리를 치며 스치듯 지나길래 깜짝 놀랐습니다. 이곳은 사람이 걸어왔던 길이고 지금도 사람이 걸을 수 있는 길입니다.

 

자전거가 우선이 아니라 사람이 우선인데 마치 자전거만을 위한 길인 것으로 착각을 한 듯합니다. 자전거길은 어느 길이든 사람이 먼저입니다. 어릴 때 불렀던 동요 중,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자전거가 나갑니다 ~~" 라는 가사로 부르던 자전거라는 동요가 있습니다.

 

지금은 사람이 비켜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가 서행하거나 멈추거나 또는 조심스럽게 비켜 가야 합니다. 황산 베랑길은 조선 시대 그 이전부터 사람들이 걸으며 왕래하던 길이란 걸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용화사로 돌아왔습니다. 소설 '수라간'에서는 미륵당으로 표현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마을 이름이 실제와 같고 거리감까지 사실적으로 표현되고 있는 '수라간', 문학 장소 속의 장소를 실제로 다녀볼 수 있는 좋은 경험을 하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마스크 속에서만 숨을 쉬어야 하는 답답함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여행을 즐길 수 있었으면 합니다.

 

경상남도 양산시 물금읍 물금리 865용화사​

 

박치곤
 

수라도 문학현장 양산 베랑길과 용화사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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