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추석이 다 지나갔네요. 지난 1일 쉬는 날이라 몽골에서 온 조카에게 구경도 시켜줄 겸 진해 해양박물관에 놀러갔어요. 7년 전쯤 제가 한국에 처음 온 지 몇 달 만에 온 곳인데 그동안 참 많이 변했더군요. ▲ 몽골에서 온지 얼마 되지 않은 조카는 게, 조개, 소라 등 해양 생물이 전시된 전시실에서 신기해하면서도 징그럽다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몽골엔 바다가 없어서 그 당시 바다에 사는 게나 조개, 새우 등 ‘벌레’들을 보고 깜짝깜짝 놀랐었는데 이번엔 우리 조카가 수족관에 있는 그러한 ‘벌레’를 보고 또 깜짝 놀랐어요. 예전엔 본 적이 없는 것들이다 보니 조카는 신기해하기도 하면서 징그러운 모습에 인상을 찌푸리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예쁘고 귀여운 바다생물도 있어서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관람을 했답니다. 아들과 딸도 신기해하며 구경했어요. 제가 커다란 게를 보고 무섭다고 하자 우리 아들이 “와, 맛있겠다!”라고 하는 바람에 웃음보를 터뜨렸답니다. 영상관에서 임진왜란에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이순신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3D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입체안경을 쓰고 감상을 했습니다.
▲ 돌고래 조형물에서 아이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했습니다.
또 3층에서는 돌고래 소리도 들어봤어요. 조카는 “아, 돌고래가 이런 소리를 내네!” 하며 너무 신기해했어요.▲ 조카는 해군 전함에 올라탄 것도 놀라워 했습니다.
그리고 밖으로 나갔는데 바다 위에 떠있는 커다란 배를 본 조카는 “우와! 타이타닉이다!” 하며 달려갔어요. 옛날에 한국에서 전쟁이 났을 때 실제로 사용했던 배라며 아이들에게 설명해주었어요. 배 안에 들어가 보니 사람모형 마네킹이 있어서 장난스레 인사도 해보고 말도 걸어보면서 구경했어요. 그러다가 어떤 아저씨를 보고 마네킹인 줄 착각하고 인사를 하려 했는데 아저씨가 움직이는 바람에 깜짝 놀란 조카, 그런 조카를 보고 더 깜짝 놀라는 아저씨. 서로 보며 한참을 웃었어요. 배 위에서 바다를 내려다보니 진짜 배가 움직이는 느낌이었어요. 이제 갈 시간에 되었는데도 배 안에서 나올 생각을 안 하는 아이들. 한참을 둘러보고 나와서 과자를 먹으며 잠시 쉬었다가 섬의 높은 곳으로 올라갔어요. 시원한 바람, 끝없는 바다, 낚시하는 사람들…. 이 모든 게 우리 조카에겐 처음 보는 풍경이랍니다.▲ 멍하니 한동안 바다를 쳐다보게 만든 아름다운 바다 풍경
“우와, 천국이다.” “시원한 바다 바람 너무 좋아” 하며 조카는 즐거워했어요. 섬 왼쪽으로 한참 돌아가니 긴 하얀 다리가 나왔어요. 우리는 그 다리 위를 걸었어요. 바다에 비치는 햇살, 바다향기 한껏 머금은 바다 바람, 기분 좋은 느낌에 한참 동안을 멍하니 서있습니다. 그러다 “엄마 우리 또 여기 오자” 하는 막내 목소리에 깼어요.▲ 섬 한쪽 바닷가에서 낚시를 즐기는 사람들
바닷가 한쪽에서는 여러 사람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고기를 낚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한 사람이 큰 고기를 낚았습니다. 우리가 "우와! 크다"하고 함성을 지르자 그 낚시꾼은 우리를 돌아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순간에 잡은 고기가 요동을 치면서 떨어져 버렸습니다. 바위 사이로 떨어졌는데 그 낚시꾼은 아쉬운 듯이 바위 사이를 이리저리 한참 헤쳐 보았습니다. ▲ 지금은 퇴역함으로 해군전함 전시관으로 활용되고 있는 배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는 아이들 햇살이 바다 위에 반짝이를 뿌려놓은 듯한 꿈같이 아름다운 바다. 조카랑 저랑은 여기서 하룻밤 자고 싶다 할 정도로 즐거운 구경이었어요. 아이들도 하나같이 “너무 좋았다, 다음에 또 오자”라고 말했습니다. 진해 해양박물관, 조카처럼 한국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몽골의 친구들에겐 아주 신기하고 재미있는 관광지임에 틀림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국에 온 지 한 달 밖에 되지않은 조카를 데리고 진해 해양박물관을 구경하면서 나에겐 7년 전 남편과 함께 구경하던 그 추억과 현재가 섞인 발걸음을 느낀 추석여행이었습니다.몽골 조카에게 신기할 수밖에 없었던 진해여행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