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경남

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

장유 대청계곡에서 들려오는 봄의 노래

온라인 명예기자단 조윤희

조윤희 

 

 

 

여름이면 물장구치고 가을이 오면 단풍 든 길 따라 걷는 겨울이면 새 생명을 꿈꾸며 단잠을 자고 일어나 봄이 오면 얼어붙은 땅 사이로 움을 틔우며 연둣빛 꿈으로 장유대청계곡이 채워지고 있겠기에 다녀왔답니다.

함께 장유대청계곡에 찾아든 봄 찾으러 함께 가보실까요?

 

 

 

한 방울의 물이 모여서 계곡을 지나면서 폭포가 되어 메아리치는 물의 함성, 그 시원한 소리가 살아있는 장유대청계곡에서 듣게 되는 것은 참 복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살아 숨 쉬는 자연의 한 가운데서 만끽하는 소소한 행복. 그 걸음을 계속해서 물을 향해 엎드릴수록 물 밑의 맑음에 손가락 괜히 찔러 봅니다. 거기에 닿으면 제 맘과 몸도 맑아질 것 같은 욕심에….


 

 

차가운 물속은 따스한 햇볕 한 줌까지 불러들였는지 오히려 따뜻할 것만 같은 착각이 드는 겨울의 뜨란입니다. 겨울의 흔적이 아직 남아있는 계곡의 물 안이 투명한 속살을 드러내놓고도 까르르 목젖 다 보이게 웃어젖히는 아이처럼 경쾌한 물소리 내며 낮은 곳을 향해 열심히 달려갑니다.


 

 

차가 잘 다닐 수 있게 만든 임도와 줄과 나무 목책을 세워 산책할 수 있게 만든 데크의 꼬불꼬불 울퉁불퉁 산길을 노량 노량 걷다 보면 돌 위에 돌을 얹어놓은 돌탑을 심심찮게 발견하게 됩니다. 아마도 어느 누군가의 염원이 담겼을지도 모를 돌탑이 눈 안에 들어오길래 담으면서 저의 근심을 오직 한 분께 전해 봅니다.


 

 

발끝에도 봄기운이 자박자박 스며드나 봅니다. 따스한 햇볕이 부드럽게 펼쳐진 오후의 계곡은 한가롭기 그지없게 보입니다. 바라보는 시선 속에서 흐르는 물도 두 뺨을 스치고 가는 바람도 여유로운 봄날의 힐링이더군요.

 

 

 

말랑말랑한 숲의 흙처럼 바위 위에 잠시 쉬었다 흐르는 물의 고임 위에 반영되는 숲의 기운이 연두 연두하게 비치고 있는 장유대청계곡에서 한참을 놀다가 봄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봄꽃을 보러 다시 길을 걸어봅니다.


 

 

곳곳에 산을 즐기시는 분들을 위한 데크도 조성되어 있었지만, 산은 젬병인 제게는 단지 아~~~ 이렇게도 되어 있구나~~~ 하는 정도에 그칠 뿐입니다….


 

 

'결박', '정신의 아름다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벚꽃이 길을 채우고 있네요. 꽃이 피는 절정의 순간을 맞추기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런데도 이만큼의 개화된 벚꽃을 볼 수 있음이 고맙기만 하더군요.


 

 

참꽃이라고도 부르는 진달래도 의기양양 분홍 분홍 제 꽃 빛을 온 산에 뒤덮을 기세더군요.
 

 

 

두견새가 밤새워 피를 토하면서 울어 그 피로 꽃이 분홍색으로 물들었다는 전설 때문에 두견화라고 불리기도 하는 진달래의 꽃말은 '사랑의 즐거움', '절제', '청렴'이랍니다.


 

 

산수유의 꽃 모양과 자주 혼동을 하는 생강나무 꽃도 아기자기 자그마한 꽃을 피우고 있답니다. 예전에는 열매에서 기름을 짜서 머릿기름으로 이용하기도 했다는 생강나무의 꽃말은 '매혹', '수줍음', '사랑의 고백'이랍니다.

 

 

 

눈에 쉽사리 보이지도 않으면서 허리를 굽히게 만드는 봄의 꽃들…. 풀꽃은 그런가 봅니다. 목이 굳을 대로 굳은 우리네 삶에 겸손을 배우라 하는 것처럼 낮은 곳에 있어서 침묵의 언어를 들려주네요.


'각시 풀', '그늘사초', '산거울', '좀 그늘사초'라고 불리는 가는잎그늘사초를 보면서 그런 느낌이 드네요. 꽃말은 '동심'이래요.

 

 

 

돌 틈에 숨은 듯이 조심스럽게 마중 나온 '현호색'이 봄볕을 끌어안으며 봄날을 즐기고 있길래 담아보았네요. 비밀스럽게 혼자 알고 있어야만 할 것 같은 느낌을 받는 것은 '현호색'의 꽃말이 '비밀', '보물 주머니'라서 그런 것일까요?


 

 

'파설초', '설할초', '노루귀 풀'이란 이름으로 불리는 '노루귀'가 포슬거리는 대지의 땅을 뚫고 고개를 내밀고 있네요. 하마 졌을까 싶었는데 막상 만나게 되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코를 땅에다 처박아야 제대로 볼 수 있는 작은 존재에 의미를 둔다는 게 우스울 수도 있겠지만 생명의 귀함 앞에서는 숙연해짐이 앞서더군요. 서로 나란히 어깨를 기댄 채 봄의 온기를 즐기는 노루귀는 4~12cm 정도의 키 작은 야생화랍니다.


 

 

이른 봄에 개화하는 복수초, 바람꽃 등과 함께 광도에 따라 개화 상태가 민감하게 변화하는 노루귀의 잎과 줄기는 솜털로 유명하답니다. 꽃이 진 자리에서 노루의 귀 모양으로 쫑긋쫑긋 잎이 올라오기 시작하고 있더군요. '인내', '믿음', '신뢰', '자신'이라는 꽃말을 가진 노루귀도 서서히 내년 봄을 꿈꾸며 꽃의 시간을 마무리할 것 같네요.

 

 

 

여섯 줄기 실핏줄 곱게도 그어진 고운 드레스 입고 마실 나온 봄 처녀처럼 산자고가 봄빛 머문 낭떠러지에서 따뜻한 기운에 몸을 맡긴 채 봄을 베고 있길래 조심해서 다가가 담아보았네요. 발을 잘못 디디면 아래로 떨어질 위험이 있어서 최대한 안전을 염두에 두며 찰칵~~~ 그걸 아는지 살짝 옆모습을 보여주니 더없이 예쁘더군요.


 

 

'금등', '까치 무릇', '녹제초', '모고', '물구', '물굿', '주고'라는 여러 개의 이름을 가진 산자고의 꽃말은 ‘봄 처녀'랍니다.
포기 전체를 식용하며, 한방에서는 비늘줄기를 광자고(光慈姑)라 하여 약용하고, 종기를 없애고 종양을 치료하는 데 쓰인다네요.
대부분의 꽃들은 곧추서서 자라지만 거의 비스듬히 옆으로 누워 있는 모습을 주로 발견하게 되는 산자고는 앞으로 당분간 더 만개의 모습을 보이면서 봄을 더욱 노래하겠다 싶어지네요.


 

 

봄기운이 지분대는 통에 간지러움 참지 못하고 큰개별꽃이 무더기로 하얀 숨을 토해내고 있네요. 어린순은 나물로 식용할 수 있는 큰개별꽃은 기를 보호하고 몸 안의 진액을 보충해 주는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답니다.


 

 

'은하수'라는 꽃말을 가졌듯이 봄이 마련한 자리에 큰개별꽃의 하얀 꽃이 별처럼 찬연히 빛을 내는 걸 보자니 꽃말이 제대로네 싶더군요.

 

 

 

얼마나 엎드리고 엎드렸는지 아는지 모르는지 봄 단장으로 바쁜 모습에 미소 지으며 큰개별꽃의 무리를 뒤로하고 얼레지를 향해 걸음을 옮기네요.


 

 

장유사 부근에 군락이 있지만 거기까지 가지 않더라도 얼레지들은 내가 여기 피었노라고 아우성칩니다.
잎은 길이가 ~10㎝쯤 되며 녹색 바탕에 자주색 무늬가 듬성듬성 나 있는데 잎의 이 얼룩무늬 때문에 얼레지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하더군요.


 

 

산지에 자생하는 백합과의 여러해살이뿌리 다년초로 구근식물로서 강원도 지역에서는 얼레지의 어린잎을 데쳐 말려두었다가 나물로도 이용할 정도로 인기가 좋다고 하네요.

 

 

 

꽃잎은 6장이고 길이는 5~6㎝쯤 되며 아침에는 꽃봉오리가 닫혀 있다가 햇볕이 들어오면 꽃잎이 벌어지며 오후가 되면 꽃잎이 뒤로 젖혀지는 얼레지꽃 안쪽에 암자색 선으로 된 “W”자형의 무늬가 마치 자신만의 특허처럼 진하게 그려져 있답니다.

 

 

 

꽃이 아래를 향해 피는 얼레지의 꽃을 담으려면 뻣뻣하게 서서는 아니 됩니다. '질투', '바람난 여인'의 꽃말이 말해주듯이 봄과 정분이 날 만한 아름다운 모습에 질투 한 사발 들이켜고 돌아온 장유대청계곡에서의 봄 걸음이었습니다.

 

봄입니다. 아름다운 시간이 지나가기 전에 우리 곁에 선물로 다가온 들과 산을 보면서 그리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자연을 보면서 팬데믹 시대의 담을 거뜬히 이길 힘 얻으셨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조윤희

 

장유 대청계곡에서 들려오는 봄의 노래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장유 대청계곡에서 들려오는 봄의 노래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목록
월간 인기 기사
최근기사
경남소식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