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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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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위에서의 산책, 삼포로 가는 길

온라인 명예기자 조윤희

조윤희


연둣빛 이파리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햇살의 끝에서 익어가는 벚나무는 아직도 봄인데 벌써 여름을 준비하는 듯 그 빛이 짙어지고 있네요.

 


가족 혹은 연인이나 친구들과 함께 드라이브 삼아 다녀와도 좋을 바다의 내음을 따라 삼포로 가는 길로 함께 다녀오실까요? 

 


《진해 바다 70리길》은 진해 바다 전체를 떠올릴 수 있도록 진해 해안가를 따라 조성된 도보여행 길인데, 모두 7개 구간으로 나뉘며 완주를 위해서는 약 8시간이 걸린다지요.


어느 지점에서 시작하거나 합류해도 무관하고 꼭 완주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아름다운 바다 풍경 앞에서 그만큼의 선물을 가슴으로 품을 수 있겠기에….

저는 그중 5구간인 삼포로 가는 길만 다녀왔답니다.

 


김성민 조각가가 화강석을 재료로 2007년 12월 건립한 '소리가 있는 풍경' 노래비가 주변 배경과 어우러져 심포항으로 들어가는 입구에 서 있네요.


위치한 곳이 살짝 외곽이다 보니 이곳을 일부러 찾지 않으면 지나치기 쉽겠더군요.

 


노래탑 아래에 버튼이 있어서 눌러보았답니다.

"바람 부는 저 들길 끝에는 / 삼포로 가는 길 있겠지.
굽이굽이 산길 걷다 보면 / 한 발 두 발 한숨만 나오네
아아 뜬구름 하나 /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 주렴 /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 삼포로 나는 가야지

 


저 산마루 쉬어가는 길손아 / 내 사연 전해 듣겠소
정든 고향 떠난 지 오래고 / 내 님은 소식도 몰라요
아아 뜬구름 하나 / 삼포로 가거든.
정든 님 소식 좀 전해 주렴 / 나도 따라 삼포로 간다고
사랑도 이젠 소용없네 / 삼포로 나는 가야지"

대리석에 새겨진 가사를 보면서 따라 불러보네요.

 


함께 했던 공간에 바람 한 점 불어와 귓가에 울리는 멜로디가 감성을 건드리더군요. 서정적인 음색으로 1980년대에 인기가 많았던 가수 강은철의 노래를 들으면서 멀리 내려다보이는 삼포 바다는 어느덧 눈 안에서부터 가슴 속까지 어서 오라고 손짓을 합니다.

 


이상향, 유토피아를 그리는 장소가 아닌 실재하는 자그마한 마을을 노래할 정도이니 궁금해집니다. 얼마나 좋았으면 노래로 만들 정도일까 하구요.
노래비에 있는 내용을 옮겨봅니다.

'1970년대 후반 8월의 어느 한 여름날.
여행을 떠나 긴 산길을 따라 거닐던 청년 작가 이혜민은 몇 채 안되는 집들이 드넓은 바다를 향해 옹기종기 어깨를 기대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을 만났다.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함이 이혜민의 마음 깊숙이 차지해 버린 그곳은 바로, 삼포마을이었다.

하늘과 바다가 닿은 외촌 삼포 푸른 뒷동산 위를 유년의 뭉게구름이 끝없이 펼쳐진 삼포.
이러한 풍광들은 그에게는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아 이곳을 동경하는 마음을 노래로 표현하였다.

 


ㅡ 전략 (前略) ㅡ
"그런 어릴 적 강한 동경의 향수 때문인지 내가 우연히 여행길에 찾은 어촌마을 삼포는 나에게 동경의 그리움을 충족하기에 충분한 마을이었다. 비탈진 산길을 돌아 한참을 가노라면…."
ㅡ 후략 (後略) ㅡ
이혜민의 수필 내 마음의 고향 삼포 중에서'

처음으로 이런 노래가 있는구나 싶었는데 스피커를 통해서 몇 번 반복해서 들으면서 입술 끝에서 나도 모르게 흥얼거리고 있더라고요.

 


'이 구역은 [어촌, 어항법] 제17조의 규정에 따라 지정된 어촌정주어항(삼포항)입니다. 어업인과 관광객 여러분이 공동으로 이용하는 이 어항 구역 안에서는 다음과 같은 행위를 일절 금지하고 있으니 위반하는 일이 없도록 하시기 바랍니다.
• 어항 시설을 망가뜨리거나 어항 기능해서 하는 행위
• 어항 시설의 구조를 개조하거나 위치를 변경하는 행위... '등 마을 안내를 하는 안내 표지판의 내용을 옮겨 보았답니다.

 


노래비를 뒤로하고 도착한 삼포항은 아주 작은 규모의 어항이더군요. 마침 도착했을 무렵에 마을 주민 한 분이 조업을 마치고 그물을 씻고 계시길래 뒤에서 살짝 담았답니다.

 


하늘에 길이 있어 구름이 그리로 몰려다니는지 그림을 그려도 어쩜 저리 아름답게 그렸을까 싶게 아담한 어항 마을과 잘 어우러지고 있더군요.

 


오징어잡이 배일까요?
많은 전구를 매단 어선이 만선을 꿈꾸며 쉼을 하고 있더군요.

 


삼포항이라고 알리는 듯 하얀 등대가 뒤쪽으로 담긴 삼포의 바다는 하늘까지 가득 담은 물 위나 물속이나 맑고 깨끗해서 한참을 주저앉아 들여다보게 하더군요.

 


삼포항이 어촌 정주 어항이라고 하길래 무슨 말인지 몰라서 검색했는데 참고하시면 좋을 상식이겠다 싶어 올려 봅니다.


어촌 정주 어항(漁村定住漁港)은 어촌의 생활 근거지가 되는 소규모 어항을 대상으로 지정권자, 개발 주체와 관리청은 시장·군수·구청장이래요.


어촌 정주 어항(漁村定住漁港)의 조건은 현지어선 척수가 20척 이상인 항 · 포구(어업의 근거지 또는 해상교통 · 관광 · 유통의 입지여건을 갖추어 개발 잠재력이 높은 항·포구로서 시·도지사와 협의한 경우에는 현지어선 10척 이상) 여야 한다는군요. 어항 구역 지정 및 변경, 어항개발계획 수립, 어항 시설 사용 협의 승인, 어항 시설 공사 시행, 어항 시설 사용 허가, 어항 관리 전반에 대하여 시장 · 군수 · 구청장이 업무를 담당한답니다.

 


삼포항을 뒤로 하고 예전에 가봤던 소쿠리 섬이 생각나 갔더니 여기저기 공사를 하고 있었고 출입을 제한하는 테이프로 입구를 막아두었길래 아쉬움을 가득 안고 가까이 접해 있는 명동 항에 왔답니다.

"이야~ 물이 너무 맑다."

 


바닥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맑은 바다가 우리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감사하던지요.

 


코로나19로 인해 바깥출입이 두려운 요즘이지만 가족끼리 둘러앉아 나들이 나온 모습이 간간이 보이는 와중에 한 부자의 보기 좋은 모습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멀리서 몰래 찍었네요. 뒷모습이지만 아들과 아빠랑 낚시하면서 무슨 이야기들을 주고받았을까요?

 


 음지교를 건너 들어가면 음지도 전체가 공원인 진해 해양공원이 있는데 사람들이 많이 들어가길래 언택트 언택트하면서 코로나 19가 지나면 저곳을 꼭 가보리 마음만 먹고 사진 속 기억으로 남겨 보았답니다.

 


바다를 즐기는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와 함께 소소한 행복으로 잔잔한 진동이 가슴에 자리 잡던 하루의 걸음을 또 누리고 싶네요.

 


TV 생생 정보통에서 봤던 해양공원의 솔이라 타워와 창원짚트랙을 다시 바라보면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닷바람과 아름다운 진해 바다에서 즐거운 추억을 담아갈 방문객들의 스트레스가 모두 사라지게 해달라고 짧게 기도드렸답니다.

 


삼포항과 연접한 명동항 역시 어촌정주어항으로 지정되었더군요.
멀리서 바라보는 명동항 위로 펼쳐진 구름의 곡예에 그 모습 그대로 모두 담을 수 없음이 애석하더군요.

 


삼포항과 명동항 그리고 우리의 바다는 누구의 것이 아닌 바로 우리 모두의 것이겠기에 방문해서 즐겁게 힐링하시고 돌아갈 때는 매너 있는 뒷모습으로 흔적을 치우고 돌아가시길 바랍니다.


자라는 다음 세대에게도 아름다운 바다의 손길을 나눠주는 예의를 지킨다면 아이들 또한 대물림하듯 우리의 자연을 지켜가겠지요.

 

삼포로 가는 길의 멜로디가 절로 흥얼거려지는 바다 위에서의 산책을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조윤희

 

바다 위에서의 산책, 삼포로 가는 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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