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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여행스케치

풍경을 담은 해물 밥상

 

풍경을 담은 '해물 밥상'


 

 

 

 

 

청량함이 섞인 바람 너머로 구름이 높아진다. 나들이가 훨씬 수월해졌다.
살인적인 불볕더위에 ‘집콕’이 제일 편했던 지난달, 집밥과 배달 음식에 지쳤다면 요샛말로 ‘뷰 맛집’에서 오랜만에 눈 호강, 입 호강 한번 해보자.

한여름이 지나간 바다는 더욱 싱싱한 해물 밥상을 선사한다.

 

어서 와~ 밥상머리에 이런 뷰는 처음이지?

경남 거제시 바닷가 끝, 가조도를 눈앞에 둔 작은 마을에 차량이 줄을 잇는다.

차린 지 일 년밖에 안 된 식당이 전국적으로 입소문이 났기 때문. 지명을 그대로 딴 ‘성포끝집’을 찾은 손님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보인다. 자리에 앉는 순간 스마트폰을 먼저 꺼낸다는 것. 출입문을 여는 순간 사방으로 열린 창을 통해 등대와 바다, 섬이 한눈에 들어온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음식이 나오기도 전에 셔터를 눌러대느라 분주하다. 그 풍경을 실컷 맛보고 가라는 듯 식탁도 창 밑으로 일자로 놓여있다.

차려진 밥상도 세련되고 정갈하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다. 요즘 사람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파악했다. 해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먹고 싶게끔 마법을 부린 밥상은 수저보다는 카메라를 먼저 들게 한다. 식사하는 내내 전복 위에는 풍경 한 숟갈이 덤으로 올라간다.

 

 


 

 

바다향 제대로! 정갈한 ‘전복 톳밥 정식’

현무암 돌판 위에 가지런히 올려진 전복 버터구이에서 고소함이 진동한다. 그 주위로 밑반찬이 정갈하게 자리를 잡았다. 작은 가마솥 뚜껑을 열자 연둣빛 나는 노란색의 밥 위로 바다향이 가득하다. 톳과 전복을 푸짐하게 넣어 지은 밥을 보는 순간 식욕이 샘솟는다.

먼저 구운 전복 하나를 집어 들었다. 김시운(33) 사장이 직접 개발한 전복 내장 소스와 허니 소스 중 마음 가는 대로 찍어 먹으면 된다. 적당히 잘 구워진 전복은 야들야들 고소한 맛만 남았다. 느끼함이나 비린 맛은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버터구이다.

톳밥은 여러 말이 필요 없다. 오돌오돌 톳의 식감과 쫄깃한 전복이 입안에 바다를 그대로 쏟아붓는다. ‘성포끝집’에서는 꼭 먹어야 할 음식이 또 하나 있다. 김 사장이 직접 선별해 담그는 ‘깐새우장’은 톳밥에 비벼 먹으면 환상 궁합이다. 한 그릇 ‘순삭(?)’하게 만드는 밥도둑이 따로 없다.

 

 

SNS 대박집의 일등 공신 ‘꼬막 비빔면’

커다란 나무접시에 담아낸 꼬막 비빔면 정식은 젊은 여성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비빔밥을 세트로 구성해 면 마니아와 밥 마니아 둘 다 만족시켰다. 과하게 달지도 시지도 않은 양념장이 쫄깃한 꼬막과 어우러져 묘한 중독성을 젓가락에 부여한다. 수백 번의 시도 끝에 만들어 낸 양념장이라고 했다. 경기도 화성시 동탄동에서 왔다는 신정남(39)·김아람(30) 부부는 “SNS에 올라온 ‘꼬막 비빔면’을 보는 순간 여름 휴가지를 거제도로 정했다”며 “가격도 부담이 없어 더 마음에 쏙 들어요”라고 했다.

김 사장은 “아무리 맛있어도 이쁘게 담아내지 않으면 SNS에서 눈길을 끌지 못할 거로 생각했습니다. 맛은 눈으로 볼 수 없으니까요”라고 했다. 그는 메인 그릇과 밑반찬을 놓는 순서까지 몇 번을 그리고 지웠다. ‘보기에 좋은 떡이 맛도 좋다’는 것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닐까.

 

 
 

코로나19 이겨내고 1년 만에 ‘유명세’

‘성포끝집’은 코로나19가 창궐하던 지난해 8월 문을 열었다. 주위에서 말렸다. 하지만 7년을 준비했기에 더 이상 뒷걸음질 칠 수는 없었다.

전국이 뒤숭숭한 시기여서 홍보도 못 했다. 최고의 재료를 사용하고 밤잠을 자지 않으며 프리미엄 해물 밥상을 만들기 위해 연구했다. 그 노력은 얼마 가지 않아 나타났다. 한번 왔던 손님들이 스스로 입소문을 내어 주었다.

경기도 안성시에서 온 이정훈(49) 씨 가족은 거제에서 ‘경남 한 달 살이’ 중이라고 했다. “SNS 보고 갔다가 실망할 때도 많은데 이 집은 찐이다”며 “한 달살이가 끝나기 전에 한 번 더 들를 예정”이라고 했다. 막내아들 연후(10) 군은 “꼬막을 처음 먹어봤는데 너무 맛있어요”라며 엄지척을 해 보였다.

“어떻게 보면 코로나19가 저를 더 단단하게 만든 거죠.” 김 사장의 말이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달려온 청년의 노력

거제 토박이인 김 사장은 어릴 때부터 식당을 운영하는 것이 꿈이었다. “넉넉지 못한 집안 사정에 중학교 다닐 때부터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대학은 꿈도 꿀 수 없었죠”라고 했다.

인테리어 회사, 공사 현장 막노동 등 닥치는 대로 일했다. 그렇게 악착같이 돈을 모아 25살에 차린 요리주점은 실패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았다. 또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음식을 연구하고 트렌드를 공부했다.

 지금 ‘성포끝집’은 10년 전 김 사장이 공사 현장 아르바이트를 할 때 직접 외벽을 시공했던 건물을 빌렸다. 인테리어 회사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가게도 손수 꾸몄다. “그 어떤 경험도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없습니다. 젊을 때 많은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꿈과 용기를 잃지 않고 목표를 위해 노력한다면 성공은 따라온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김 사장은 덧붙였다.

 

성포끝집

위치  거제시 사등면 성포로 3길 56

메뉴  전복 톳밥 정식·전복죽 정식(2~3인분) 3만 6000원

         꼬막 비빔면 정식(2~3인분) 3만 3000원

         전복 리소토(1인분) 1만 5000원

예약  055)634-0003

 

지금이 제철인 전복, 힘 나는 꼬막

8~10월이 제철인 전복은 바다의 명품이라 불릴 만큼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하다. 100g당 79kcal로 열량이 낮고 지방이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최고다. 모유 수유할 때 전복을 먹으면 젖이 풍부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벌교에 가거든 주먹 자랑하지 마라”라는 말은 벌교의 꼬막을 더욱 유명하게 만들었다. 그만큼 꼬막은 단백질과 필수 아미노산이 골고루 들어있는 영양식품이다.

전복을 아끼지 않은 ‘성포끝집’의 고소한 전복죽과 치즈가 듬뿍 든 전복 리소토는 부모님에게도, 아이에게도 더할 나위 없는 영양 메뉴다. 겨울에는 ‘철분의 왕’ 굴구이 정식도 준비하고 있다.


​(경남공감 2021년 9월호) 이지언 사진·동영상 김정민

더 큰 경남 더 큰 미래


 


 

풍경을 담은 해물 밥상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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