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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하동 고하 수제 버거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이번에는 어디 맛있는 곳을 도민에게 소개해볼까 검색하다가 색다른 걸 찾았다.
하동 고하 수제버거. 지리산과 섬진강을 품은 청정고장 하동에 패스트푸드인 ‘버거’ 라니.

그것도 고전면 고하리라면 인근에 하동읍성이 있기는 하지만 제법 오지인데,

그곳에서 장사가 된단 말인가? 주인장과 통화를 했다.

“아유, 경상남도 홍보지 <경남공감>이 이곳을 알려주시는 것만으로도 고맙지요.

월요일이 조금 한가합니다.”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하동군 고전면 고하리 지명을 딴 ‘하동 고하 수제버거’

비도 오락가락하는 날씨, 찾아가는 길은 멀었다. 경남도청 기준 고속도로를 타면 거의 2시간 거리다. 목적지가 가까워질수록 숲이 우거져있고 길은 더 호젓하다. 주위는 한산하다 못해 심심한 느낌마저 든다. 이곳까지 사람들이 수제버거를 먹기 위해 일부러 찾아온다고? 반신반의하며 마을회관 앞에 주차한 뒤 옛날 미곡창고였다는 노란 건물로 들어선다. 오후 2시쯤이다.

 

문을 열자 젊은 감각의 음악이 들린다. 천장의 트러스(뼈대를 엮은 구조물)가 멋지다. 코로나 상황을 반영하듯 듬성듬성 시원하게 놓인 테이블에 손님이 여럿 앉아있다. 수염이 매력적인 최준호(43) 사장과 인사를 나눈다. 하지만, 지금은 영업시간. 주방 일손이 줄어 최 사장이 바빴다. 조금 기다렸다가 브레이크 타임에 찬찬히 설명을 듣기로 한다. 기다리는 동안에도 손님이 계속 들어온다. 재밌는 건 젊은이 말고도 연령대 높은 어르신도 많다는 것. 미루고 미루다 이제야 왔다는 동네 사람도 있고, 저 멀리서 블로그를 보고 온 이도 있다. 월요일이라 이 정도이지, 목요일부터 주말까지는 1시간 정도 대기하는(가게의 정식 명칭은 고하버거앤카페로 가게 바로 옆에 카페가 있다. 손님이 많을 땐 카페에서 기다리면 가져다준다) 경우가 많다고 한다.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쇠고기 100% 패티, 수제소스, 하동 산 양상추

일단 대표적인 버거 4종류를 주문하고 사진과 영상부터 찍는다. 사진작가는 1시간 넘게 공을 들인다. 영상을 만들려면 촬영 시간은 두 배로 걸리기 때문이다. 기다리는 동안 손님 테이블로 다가가 맛이 어떠냐고 물었다. 유미정(55) 씨는 오빠 둘, 아들과 평사리에서 왔다고 했다. “저는 두 번째 왔어요. 지인이 소개해 줘서 저번에 와보고 반했거든요. 그래서 오빠에게 맛을 보여주려고 왔지요. 한마디로 놀라운 맛이에요. 시중에서 먹던 거랑 완전히 달라요.”

 

메뉴별로 맛을 보니 정말 그랬다. 하나만 먹어도 한 끼 식사로 손색없다. 단, 크기가 커서 한입 먹기는 어렵다. 칼로 잘라 포크로 찍어 먹는 게 보통이다. 가게의 시그니처 메뉴라는 고하치즈버거는 담백한 맛이 일품이다. 아마도 쇠고기 100%라는 패티와 싱싱한 토마토, 하동에서 생산된다는 양상추, 그리고 최 사장이 직접 만든 수제소스 덕분인 듯하다. 칠리로제버거는 약간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로제소스가 입맛을 사로잡는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풍성한 맛이다. 로제소스의 분홍빛은 고추장 덕분이라는 점이 특징이다. 시중의 로제소스는 크림소스와 토마토소스를 쓰기 때문에 여기서 분홍빛이 나오는데 최 사장은 고추장을 써서 색감을 내면서 느끼함을 잡았다.

 

하와이언샐러드버거는 최 사장이 직접 개발한 요거트소스에 아삭한 양상추와 파인애플 등 야채가 많아 좋다. 모차렐라치즈버거는 모차렐라 치즈가 빵 표면을 가득 덮고 있어서 그런지 매우 고소하다. 베이컨과 치즈 특유의 짭짤함이 잘 어울린다. 패티가 전체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아서 담백하면서 적당히 씹는 감도 있어 치즈와 조화를 이룬다.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20여 년 현장 경험으로 품질, 맛 좋은 메뉴 개발

비로소 짬을 낸 최 사장이 메뉴 설명을 덧붙인다. 하동 고하버거의 기본은 빵, 양상추, 토마토, 볶음 양파, 패티, 치즈, 피클, 소스 등이다. 메뉴별로 약간씩 변주된다. 먼저 버거의 빵(번)부터 최고 품질을 자신한다. 원래는 최 사장이 직접 빵을 만들었다. 버거용 빵 중에서는 가장 비싼 프랑스 전통 빵 ‘브리오슈 번’이다. 지금은 주문 제작해서 쓴다. 패티는 100% 쇠고기(호주산)다. 수제버거의 맛은 이 패티가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 사장은 목심만 쓴다. 차별화된 고급스러움이다. 버거 안에 들어가는 볶음 양파도 최 사장의 야심작이다. 캐러멜라이징 어니언으로 불리는 이 볶음 양파는 만드는 게 복잡하고 시간도 걸린다.  

 

 

“청년 마을 조성이 꿈…열정 있는 청년 찾아오기를”

최 사장은 20대부터 이 분야에서 일을 했다. 레스토랑에서 3년 정도 일한 뒤부터 사장을 꿈꾸며 현장을 발로 뛰며 감각을 익히고 메뉴를 개발했다. 강원도와 충청도 태안에서도 버거를 만들어 히트를 쳤다.

 

하동 고하 수제버거는 이전의 것과 차별화를 시도한 것이고, 성공을 거두고 있는 셈이다. 아무것도 없던 시골로 와서 100여 평의 미곡 창고를 직접 인테리어하고 꾸며 만들었다.

 

땀과 열정으로 만든 수제버거를 먹기 위해 주말에는 200여 명이 찾아올 정도라니, 하동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하는 셈이다.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하동을 참 좋아하게 됐습니다. 이전에 있었던 어느 지역보다도 여기가 좋아요. 아내도 그렇게 말해요. 그래서 저는 청년 마을을 만들고 싶어요. 로컬 마켓, 찻집도 만들고, 고하마을도 더불어 번영하기를 꿈꿉니다.

 

그런데 현실은 조금 어렵네요. 시골이라 사람 모집하는 게 쉽지 않아요. 지금도 주방에 사람이 더 있어야 하거든요. 열정 있는 청년이 많이 왔으면 합니다.”

 

 

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하동 고하버거앤카페

위치  ​경상남도 하동군 고전면 고하리 693-9

         (하동군 고전면 하동읍성로 571)

메뉴  고하더블치즈버거 9500원

        모차렐라치즈버거 1만 2000원

        하와이언샐러드버거 1만 3000원

        칠리로제버거 1만 3500원

영업  11:30~18:00 (마지막 주문은 17시)

        매주 화·수 휴무

문의   010-7348-0555

(경남공감 2021년 10월호)박정희  사진·동영상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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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시골에서 즐기는 품격 있는 수제버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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