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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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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빛 억새 물결과 스토리가 있는 화왕산

온라인 명예기자단 조은희

조은희 

 

 


24절기 중의 하나인 상강을 앞두고 가속도가 붙은 듯 아름답게 가을이 깊어지고 있는 날, 은빛 억새 물결이 절정을 이루고 있는 경남 창녕 화왕산을 찾았습니다.


봄에는 진달래, 여름에는 녹음과 계곡 그리고 겨울에는 설경이 아름다운 화왕산(756.6m), 정상에는 3개의 연못과 이에 대한 전설이 전해지며, 정상부 둘레에는 창녕 화왕산성(사적 제64호)이 있고 산성 안쪽은 광활한 대평원(약 18.5㏊)의 억새초원이 장관을 이루는 곳인데요. 함께 가보실까요?

 

 


정상으로 가는 방법은 27.79km로 13시간 55분이 소요되는 화왕산 스토리길1부터, 10.75km로 5시간 23분이 소요되는 화왕산 스토리 테마길4 등 다양한 길이 있는데요.

 

 


저는 경남 창녕군 창녕읍 자하곡길 10 (지번 주소 창녕군 창녕읍 말흘리 35)에 주차를 하고
자하곡 매표소(화왕산군립공원, 자하동천)-3등산로-도성암-화왕산 정상-서문-배 바위-남문-창녕조씨득성비, 용지-동문-서문-2등산로-주차장 순으로 걸어보았습니다. 소요 시간은 약 6시간입니다.

 

 

 

주차장 부근에 세워져 있는 자하동천이 무슨 뜻일까? 표지판을 읽어봅니다. 옛 선비들이 경치와 산수가 좋은 곳을 자하동천이라 일컬었는데요. 창녕읍 말흘리 화왕산 자락 계곡의 산수가 빼어나 예부터 자하동천으로 구전되어 내려온다고 되어있어 화왕산으로 향하는 발걸음에 설렘이 더해지더군요.

 

 

 

 

 

좌측으로 창녕읍 송현동 고분군이 보이는 약간의 경사진 길을 올라 도성암 우측 3 등산로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맑은 공기와 함께하는 숲길, 들숨과 날숨으로 산림욕을 즐기는 가운데 돌계단을 올라갑니다.

 

 

 

유달리 공기가 신선하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편백나무의 4배나 많은 피톤치드가 나오는 소나무 힐링 숲길이더군요.

 

 

 

형제 소나무도 든든하게 서서 등산객들을 반깁니다. ‘자연의 창녕, 화왕산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잘 정비되어있는 쉼터입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에 대한 안내를 읽으며 숨 고르기를 합니다.

 

 

 

비교적 쉬운 3 등산로로 알려졌지만 등산 초보에게는 만만치 않더군요. 땀이 흐르는가 싶었더니 전망대에 도착합니다.

 

 

 

아직 가을걷이가 끝나지 않은 창녕읍이 한눈에 내려다보입니다. 백옥산, 우포늪, 진봉산, 구룡산 등도 안내판의 설명을 따라 조망을 해본 후 정상으로 향합니다.

 

 

 

 

 

창녕의 기상이 담긴 화왕산 정상입니다. 즐거운 산행을 하는 가운데 표지석과 함께 사진을 담는 사람들의 얼굴들에는 성취감과 더불어 환한 미소 가득합니다.

 

 

 

정상의 우측으로 본 창녕읍과 등산객들의 모습입니다.

 

 

 

동서남북 어느 쪽을 바라보아도 아름다운 화왕산, 저마다의 사진을 담으며 힐링의 시간을 누릴 수 있음, 이것은 등산의 묘미 중의 하나겠죠?

 

 

 

정상 표지석에서 내려와 화왕산성 쪽으로 향합니다.

 

 


「미소 바위」 안내판이 보입니다. 미소 바위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입꼬리가 올라간 사람의 얼굴 형상을 닮았다고 하는데요. 정말 그렇더군요. 바위를 보며 모든 시름 내려놓고 바위의 미소처럼 스마일~^^

 

 

 

발걸음을 조금 옮기면 좌측으로는 소원바위가 있습니다. 떨어지지 않고 꼭 붙어 있는 것이 연인과 같아 연인이 소원을 빌면 그 사랑이 영원히 이루어진다고 전해 내려온다고 합니다.

 

 

 

화왕산 해발(756m) 산꼭대기를 중심으로 능선을 따라 쌓은 테뫼식 산성인 화왕산성(사적 제64호)에 도착했습니다.

 

 

 

안내문을 읽어봅니다.


‘화왕산성은 둘레가 2.7km에 이르며 현재 성벽을 비롯하여 동문과 서문, 물을 저장하는 집수지*가 남아있다. 비화가야부터 조선에 이르기까지 창녕의 군사적 중심지로 활용되었으며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 장군이 근거지로 삼아 큰 전공을 세운 곳이기도 하다.
화왕산은 「세종실록 지리」에 창녕의 진산**으로 소개되어 있다. 아울러 집수지에서 제사와 관련된 철제 무기와 용왕이라는 글자가 새겨진 목제 인형, 동물 뼈 등이 발견된 것으로 보아 창녕지역의 제의를 담당했던 곳임을 알 수 있다.
화왕산성은 예로부터 창녕을 수호하는 곳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함께 실체가 살아있는 유적이라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곳이다.’

 

*집수지(集水地): 성내 군사들의 식수화 방화수로 사용하기 위해 물을 모아두는 시설물
**진산(鎭山): 한마을이나 고을의 중심이 되는 산

 

 

 

좌측으로 완만한 능선을 따라 조성된 등산로를 따라 내려오는 길이 보이는데요. 관룡사에서 출발해서 화왕산 정상을 향해 오는 길이라고 등산객 한 분이 이야기해주시더군요. 참억새와 어우러져 참 아름다운 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화왕산성 서문 쪽입니다.

 

 

 

서문 쪽을 등지고 동문을 향해 본 억새 길입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억새와 함께하는 아름다운 오솔길로 생각되었는데요. 화왕산에 오시면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억새의 춤사위에 리듬을 맞추어 걸어보시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산성의 부드러운 곡선을 우측으로 두고 「배 바위」로 향해봅니다.

 

 

 

저 멀리 「배 바위」가 보이는데요. 바람이 불면 사방으로 펼쳐진 평원에서 부드러운 군무를 추는 억새의 모습에 자꾸만 발걸음이 멈춥니다.

 

 

 

「배 바위」에 올라 설화를 읽어봅니다.


‘온 세상이 물난리로 물에 잠겼을 때 이 바위에 배를 묶었다고 하여 배 바위라고 전해져 내려옵니다. 또한 배 바위 위에 움푹 들어간 홈이 있는데 이는 전란 때 곽재우 장군이 이 물로 세수를 하여 곽재우 세숫대야라 합니다.’


화왕산의 바위들에 스토리를 더하니 걷는 걸음이 더 흥미롭고 모든 바위가 예사롭게 보이지 않습니다.

 

 

 

「배 바위」에서 억새 너머로 바라본 창녕읍의 모습입니다.

 

 

 

걸어온 산성길, 억새, 산책로입니다. 자꾸만 되돌아봐지는 아름다운 늦가을 풍경입니다.

 

 

 

 

 

바람의 방향에 저항하지 않고 넓은 평원에서 군무를 추는 억새의 모습을 보니 문득 김수영 시인님의 「풀」의 시구가 떠오릅니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풀’ 대신에 ‘억새’를 넣어 읊어 보니 제법 잘 어울립니다.

 

 


「배 바위」를 뒤로 하고 헬기장을 지나 화왕산성 안쪽의 억새평원을 보며 남문 가까이 「창녕 조씨의 시조 득성비」가 있는 곳으로 향해봅니다.

 

 

 

경상남도 기념물 제246호로 지정된 「창녕 조씨 득성비」입니다. 득성설화는 1760년대 만들어진 <여지도설> 창녕 조와 1832년에 작성된 <경상 도읍지> 창녕 조 그리고 1895년에 작성된 <영남읍지> 창녕 조 등에 기록되어 있으며, 득성비는 득성지라는 것을 알리기 위해 1897년(광무 1년) 당시 경상도 관찰사 조시영(曺始永)이 세웠다고 합니다.


길이 2.5m, 폭 1.46m의 자연석에 <昌寧曺氏 得姓之地>(창녕조씨 득성지지)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분화구이자 득성설화를 간직한 용지입니다. 득성설화를 찾아봤습니다. 신라 진평왕(신라 제26대 재위 579-631) 때 신라 한림학사 이광옥의 딸 예향이 피부병을 얻게 되었는데요. 그 병의 치유를 위해 창녕 화왕산 정상의 연못에서 목욕하다 용의 아들과 사귀게 되었고, 그 사이에 아들을 얻게 되었습니다. 그 아들의 겨드랑이 밑에 曺(조)자가 있으므로 성을 曺(조)라하고 이름을 繼龍(계룡)이라 하였는데, 창녕 조씨의 시조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설화와 산성과 바람과 함께하는 억새평원, ‘와~장관이다!’라는 감탄사가 자꾸만 나오는데요. 걸음은 어느새 동문에 도착합니다.

 

 

 

동문입니다. 자전거를 타고 올라온 분도 있더군요. 동문에서 능선을 따라 올라가는 길도 있고 억새가 넘실대는 오솔길로 되돌아오는 방법도 있는데요. 제가 등산한 날은 갑작스러운 한파가 몰아쳐 비교적 단거리인 서문 쪽으로 향했습니다.

 

 

 

서문을 향해가다 뒤돌아보니 산악자전거를 타고 오신 두 분은 능선을 따라 올라가고 있습니다. 자전거와 함께하는 화왕산 스토리길, 더 특별한 추억이 함께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환장고개가 있는 2코스를 따라 하산을 시작합니다. 돌계단이 잘 정비되어있어 하산하기에는 그리 어렵지 않아 환장할 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간간이 만나는 단풍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졸졸 흐르는 작은 계곡물 소리를 따라가노라니
어느새 생명의 숲에 도착합니다.

 

 

 

 

 

「생명의 숲」 꽃무릇은 이미 져서 아쉬웠지만, 초록 이끼와 산토끼가 그려진 작은 돌탑들이 안전한 산행을 마쳤음에 격려를 해주는 듯합니다.

 

 


관룡사 대웅전과 약사전, 석조여래좌상, 용선대 석조석가여래좌상 등 4점의 보물과 많은 문화재가 있는 관룡사를 비롯해, 사적 제65호인 목마산성과 부곡온천, 계성고분군, 우포늪 생태공원, 목포 늪, 영산 호국공원 등 문화유적과 볼거리가 많은 창녕, 화왕산 스토리 길을 걷고 은빛 억새 물결을 만나는 가운데 아름다운 가을 추억 한 줌을 만들어보시는 것은 어떠세요?

 

※참고한 곳: 창녕군청 홈페이지​

 

조은희


 


 

은빛 억새 물결과 스토리가 있는 화왕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은빛 억새 물결과 스토리가 있는 화왕산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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