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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네스코 세계유산 추진 중인 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 가야 고분군 5곳

온라인 명예기자단 고은주

고은주 


가야는 한반도 남부 지방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연맹을 유지하며, 풍부했던 철을 바탕으로 600년의 찬란한 문명의 꽃을 피웠습니다. 가야의 역사는 일본 역사서, 삼국지, 고구려 광개토왕비, 삼국유사, 진흥왕 순수비 등을 통해 단편적으로 보여줄 뿐, 가야 스스로 기록한 역사서는 없습니다. 하지만 가야의 문명을 알 수 있는 증거가 '가야 고분군'입니다. 가야 고분군을 통해 당시의 가야인의 삶의 흔적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창녕 교동고분군

 

최근 경남에서는 가야사 복원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가야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는 가야 7개의 고분군 김해 대성동 고분군, 고성 송학동 고분군, 함안 말이산고분군, 합천 옥전고분군,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고령 지산동 고분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 중에 있습니다. 1500년 전 타임캡슐이 열리는 과거로 떠나는 시간 여행! 경남 가야 고분군 5곳과 박물관을 찾아보았습니다

 

금관가야, 김해 대성동 고분군 

 

 

 

김해 금관가야는 변한 12개의 소국중 '구야국'이 성장하여 발전한 가야 최초의 나라로, 김해 대성동 고분군은 '애구지'라 부르는 구릉지에 조성된 금관가야 지배층의 무덤입니다.

 

 

 

금관가야는 삼국유사 가락국기에 따르면 서기 42년에 수로왕의 건국과 함께 532년 구형왕이 신라에 투항하기까지 491년간 존속했다고 합니다. 김해 대성동 고분군의 시대별 무덤 변천사를 살펴보면 성립기에서 쇠퇴기까지 널무덤- 덧널무덤- 구덩식 돌덧널무덤- 돌방무덤 등 다양한 형태의 무덤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김해 대성동 고분은 다른 가야의 고분군과는 달리 봉분 없는 단독 구릉지 형태인데, 덧널무덤 형식의 축조방식 때문에 시간이 흘러 붕괴와 경작 등으로 인한 무덤 파괴로 이러한 형태를 띠게 되었다고 합니다.

 

 


구릉지의 산책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네모 반듯한 모양의 무덤 주변을 초목으로 둘러 위치를 확인 시켜주는데, 무덤은 구릉지의 능선부는 지배계층이, 저지대는 신분이 낮은 피지배층으로 구분되어 조성이 되었다고 합니다.

 

 


옛사람들은 죽어서도 현세의 삶이 이어질 거라 믿었던 걸까요? 껴묻거리라 해서 살아생전에 사용했던 여러 가지 물건들을 같이 묻었다고 합니다. 때문에 무덤에서 나오는 수많은 부장품은 이를 대변해 주듯 가야의 대부분의 고분군에서는 덩이쇠를 비롯한 철제품과 토기 등 다양한 유물과 심지어 순장인골까지 확인이 되었습니다.

 

 


대성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토기들은 항아리, 화로 모양토기, 그릇받침, 굽다리접시 등입니다. 굽다리가 짧고 주둥이가 바깥으로 벌어져 있으며 부드럽고 세련된 곡선미가 특징인데, 이후 금관가야의 토기는 대가야와 아라가야 토기의 원형이 되었다고 합니다.

 

 

 

대성동 고분군에서는 금관가야의 대외활동과 교역의 증거들을 알 수 있는 다양한 유물들이 출토가 되었습니다. 통형동기와 바람개비 모양의 유물은 일본과의 교류를 짐작해 볼 수 있고, 금동제 대금구(허리띠 드리개)는 중국 서진에서 유행했던 고급 위세품으로 김해와 중국 진과의 관계를 잘 보여주는 유물로 금관가야는 당시 국제 해상교역의 중심지였음을 증명해 주는 가야의 대표 유물들입니다.


소가야, 고성 송학동 고분군

 

 

 

경남 고성 송학동 고분군은 5~6세기 중엽 중국-백제-가야-왜를 연결하는 해양 교역의 중심에 조성된 소가야 지배층의 무덤입니다.

 

 

 

고대 고성은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는데, 문헌에 의하면 고자미동국(삼국지), 고사포국, 고자국(삼국사기), 소가야(삼국유사)로 기록하고 있으며, 바다를 끼고 있는 까닭에 해상강국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고성 송학동 고분군은 봉분을 먼저 쌓고 상부에 매장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고분을 완성했는데, 매장부의 구조는 수혈식 석곽묘와 횡혈식석실묘로 되어 있습니다. 1B-1호 분의 굴식 돌방무덤과 돌방 내부의 채색된 고분과 출토된 유물을 통해 대외교류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소가야의 토기들은 굽에 삼각형과 사각형의 투창 구멍이 뚫여 있는 게 특징입니다. 송학동 목곽묘에서 출토된 화로 모양의 그릇 받침대 통형 기대, 노형 기대와 공성 신용리 1지구 1호 석실묘에서 출토된 '古'라는 명문이 새겨진 소가야식 굽다리 접시 등의 토기들을 통해 고성지역에서 독자적인 세력으로 존재했던 초기 소가야의 국가적 규모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고성 송학동 고분군에서 출토된 백제계 토기와 금동제고배, 신라계 장식 마구, 일본계 토기와 장식 마구는 백제- 가야- 일본의 교류가 활발했음을 보여주는 유물들입니다.


아라가야, 함안 말이산고분군

 

 

 

경남 함안군 가야읍 도항리와 말이산에 위치한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아라가야를 대표하는 고분군입니다. '우두머리의 산' '왕의 무덤이 있는 산'을 의미하는 함안 말이산 고분군은 가야 시대의 고분군 중에 최대급의 규모를 자랑합니다.

 

 

아라가야는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변한 12국 중 변진 안야국으로 기록하고 있으며 광개토대왕비에는 안라, 삼국유사에는 아라가야라 불렀다고 합니다. 가야국을 대표하는 독자적인 문화를 형성한 아라가야는 말이산고분군을 비롯해 100 여기가 넘는 크고 작은 고분군 등이 분포되어 있습니다.

 

 

 

말이산고분군 중에서 독창적인 고분 축조기술을 보여주는 말이산 4호분 고분은 '들보시설'과 수레바퀴 모양토기, 오리모양토기, 사슴뿔장식 철검 등 수준 높은 제작 기술의 많은 유물이 출토가 되었고, 말이산 13호분 무덤에서는 덮개돌이 출토되었는데 134개의 홈이 있는 덮개돌은 전통 별자리 모양으로 천문학이 발달했음을 보여주는 최초의 증거입니다.

 

 

 

말이산 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은 고대국가로서 독자적인 문화를 꽃피웠음을 알 수 있는 통 모양 굽다리접시, 불꽃무늬 굽다리접시, 문양 뚜껑 등 아라가야 양식의 특유의 토기들과 수준 높은 철기들이 출토되었습니다. 특히 둥근 고리 큰 칼, 말투구와 말 갑옷, 새 모양 장식 미늘쇠등은 아라가야의 기마 문화를 잘 보여주는 유물들입니다.

 

 

 

 


출처: 2015 함안박물관 소장 유물 도록 (함안박물관 제공)

 

특히 아라가야 양식의 대표 토기이자 유물인 불꽃무늬 토기는 아라가야 전성기인 5세기의 걸작으로 다른 가야나 신라, 왜 등 넓은 지역 분포를 보이고 있어 대외 교류 관계를 엿볼 수 있습니다.


비화가야,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

 

 


창녕읍 교리와 송현리에 분포하고 있는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5~6세기 가야 연맹을 구성했던 비화가야 왕과 지배자들의 무덤입니다. 고대의 창녕은 문헌에 의하면 불사국(삼국지), 비화가야(삼국유사), 비지국(삼국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렸습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봉분이 남아있는 무덤과 남아 있지 않는 무덤까지 포함하면 300기가 휠씬 넘는 무덤이 분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발굴이라는 명분하에 많은 유물들이 유출이 되고, 도굴과 농지 개간으로 무덤들이 많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창녕 고분군들은 하나의 대형 무덤을 둘러싸고 중소형의 무덤이 분포하는 군집 형태를 보이고 있는데, 무덤의 구조는 구덩식 돌덧널무덤과 앞트기식 돌방무덤으로 하나의 봉토 아래에 1기의 매장주체부를 가지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창녕 교동과 송현동 고분군은 묘제와 부장품을 통해 신라와 교섭하며 성장했던 가야의 정치체의 모습을 잘 보여 주는데. 특히 교동 I 지구 12호 분은 다른 무덤과 달리 신라 무덤 양식인 돌무지덧널무덤으로, 이곳에 출토된 유물은 신라 중소형 돌무지무덤과 동일하여 비화가야와 신라의 문화 양상을 파악하는데 매우 중요한 무덤이라고 합니다.

 

 

 

부장품 중에는 뚜껑 있는 굽다리접시(유개고배) 토기의 경우, 2단 다리에 교차되는 투창과 굽다리 모양의 다리를 축소해 뒤집어 놓듯 뚜껑이 달린 손잡이는 비화가야 만의 특색 있는 창녕식 토기의 특징을 잘 보여 줍니다.

 

 

 

또한 신라. 백제의 다양한 장식 말갖춤, 금동관, 청동 세발 손잡이 솥, 일본산 녹나무로 만든 목관 등은 신라, 백제, 일본의 교류를 보여주는 유물임을 알 수 있습니다.

 

 


가야는 순장 풍습이 많았던 나라입니다. 신라 지증왕 502년 순장 금지 명령이 내려지기까지 순장 풍습이 행해졌는데요, 비화가야 역시 송현동 15호 분에서 발견된 순장인골 4구중 1구에 대한 복원 연구를 통해 16세 소녀임이 확인이 되었습니다. 꽃다운 나이의 비운의 소녀 송현이는 물론 순장자로 선택된 수많은 이들이 불안과 공포가 함께 했을 당시의 비인간적이었던 순장풍습과 시대적 상황을 고분 발굴을 통해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다라국, 합천 옥전고분군 

 

 

 

옥전고분군은 경남 합천군 쌍책면 성산리에 위치한 고분으로 4~6세기 가야 연맹을 구성했던 다라국 지배층의 고분군입니다.

 

 


가야의 대부분의 고분군들이 시가지가 있는 중심지, 평야지대에 형성된 것에 비해 합천 옥전고분군은 황강변의 급경사를 이룬 해발 50~80m 야산의 정상부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발굴조사에서 덧널무덤(목곽묘), 구덩식 돌덧널무덤(수혈식 석곽묘), 수혈계 횡구식 석실묘, 횡혈식 석실묘가 확인되었고 2,000여 점이 넘는 유물이 출토되었습니다.

 

 


합천 옥전고분군에서는 토기류와 말머리가리개, 말 갑옷, 발걸이, 안장틀 마구류와 관모, 투구, 금동 관제 장신구 등 다양한 종류의 부장품 등이 출토되었습니다. 특히 주목을 끄는 것은 옥전 M3호 분에서 권력의 상징물이던 용과 봉황 문양으로 장식된 용봉 문양 고리 자루 큰 칼 등 총 4자 루가 한꺼번에 매납된 것이 특징입니다.

 

 

 

합천 옥전고분군은 구슬 밭이라고 할 만큼 다양한 장신구들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M2호 분에서는 2,000개가 넘는 구슬이 발견되었고 관, 허리띠 장식, 귀걸이, 목걸이, 팔찌 등 금동제품과 유리제가 대다수로 백제와 신라의 귀걸이와 유사한 것들이 많아 교류연구에 중요한 자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다락국의 대외교류 관계를 보여주는 유물로 옥전 M1 호 분에서 출토된 로만 글라스는 지중해 연안에서 제작된 유리그릇인데, 실크로드와 맞닿아 있지 않았을까?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와 유사한 형태가 경주 금룡총에서 출토된 로만 글라스로 두 지역의 교류 관계도 짐작해 볼 수 있습니다.

......


  

 

창녕 송현동 고분군

 

1500년 전 낙동강을 따라 고대국가로 발전해 갔던 가야의 문명과 교류는 가야 고분군을 통해 엿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이라 할 수 있는 가야 고분군들은 가야의 문명을 알 수 있는 실제 증거물로 보존해야 할 충분한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입니다.

 

 

 

창녕 송현동 고분군

 

지금도 가야사 복원은 계속 이루어지고 있으며, 복원을 통해 가야의 역사 속에 채워질 어떤 비밀들이 담겨 있을지 무척 궁금해집니다. 가야의 역사와 문화를 접해볼 수 있는 7곳의 가야 고분군과 박물관을 찾아 과거로 떠나는 여행! 어떨까요? 그리고 가야의 7개 고분군 2022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위한 많은 관심과 응원해 주세요!

 

- 참고 자료 -

 

. 2013 함안 박물관 개관 10주년 기념 특별전 '말이산' 도록 (함안 박물관 제공)

. 2015 함안박물관 소장 유물도록 (함안박물관 제공)

. 2019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 '가야 본성, 칼과 현' 학술도록​

 

고은주


 

 

 

유네스코 세계유산 추진 중인 가야의 역사가 담긴 타임캡슐 가야 고분군 5곳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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