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에서 살다 보면 유적지를 만나는 것은 아주 흔한 일입니다. 산책하다가, 등산하다가, 또 는 길을 걷다 우연히 마주치게 되는 고분과 문화재들. 이를 통해 새삼 금관가야의 숨결을 느낄 수 있습니다.
김해 구산동 백운대 고분, 경상남도 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되어 있다.
오늘 소개할 곳은 김해 구산동에 있는 백운대 고분입니다. 행정구역상 구산동인 이곳은 동상동 롯데캐슬 아파트 1단지 맞은편 큰 대로변에 있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뒷산인 분성산 등산로와도 가까워 산에서 내려오는 사람들이 잠시 들르기도 하는 곳입니다.
백운대 고분으로 오르는 길, 대로변에 있어 찾아가기 쉽다.
몇 해 전 백운대 고분을 처음 찾았을 때, 한창 분성산과 사랑에 빠져 나 홀로 등산도 마다치 않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는 길에 문득 이곳 백운대 고분을 찾아봤습니다. 정돈된 공원 같기도 하고 구릉인지 무덤인지 정체가 궁금해 불쑥 이곳으로 발길을 돌려봤습니다.
계단을 오르면 바로 몇 미터 앞 백운대 고분이 보인다.
그날의 기억을 되뇌며 아이와 함께 백운대 고분을 다시 찾았습니다. 돌계단에 올라서면 탁 트인 전망과 함께 아늑한 느낌이 이곳 고분을 감싸는 듯합니다. 현재 백운대 고분은 무덤 1기만이 있으며 무덤 바로 앞은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여러 바위가 호위무사처럼 무덤 앞에 전진 배치되어 있습니다.
6세기 말경으로 추정되는 무덤은 경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무덤의 형태이다.
무덤보다 높은 지대에는 벤치를 조성해둬 휴식공간이자 훌륭한 전망대가 자리합니다. 무덤 바로 앞쪽에서 바라보면 분산성과 천문대가 있는 분산, 이 지역 사람들은 분성산이라고 흔히 부르는 산자락이 고분을 감싸 안은 형국입니다.
백운대 고분 조사과정이 안내판에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백운대 고분은 김해에서는 드물게 봉토분의 형태를 보입니다. 출토유물과 구조를 통해 6세기 말의 무덤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흔히 경주에서 볼 수 있는 신라 시대의 무덤 형태입니다.
이곳은 1999년 8월 경상남도 기념물 제223호로 지정되었습니다. 금동제 장신구와 각종 토기, 철기 등의 유물이 출토된 것으로 보아 무덤의 주인은 지배층이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백운대는 호젓한 낭만을 즐길 수 있는 아름다운 전망대로 휴식하기 좋다.
백운대(白雲臺) 고분 그 이름의 연유는 알 수 없지만, 지대가 높아서 붙인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수로왕비릉과 구지봉, 내외동과 임호산 등 김해 시내가 한눈에 보입니다. 출토유물에서도 무덤 주인의 신분은 지배계층으로 짐작되는데 망자가 되어서도 김해지역의 미래를 생각했던 사람이었을 것 같습니다.
수로왕비릉과 구지봉, 낙동강을 낀 김해평야와 임호산 등 김해 시내가 한눈에 보인다.
백운(白雲), 흰 구름 혹은 오고 가고 한다는 뜻이 있습니다. 흰 구름이 머무는 높은 곳, 또는 오고 가는 높은 곳, 이곳 무덤 주인의 신분이 높은 것인지 짐작해봤습니다. 무덤 주인 덕에 훌륭한 전망대에서 서서 잠시 김해를 호령했던 영화로움을 상상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