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좋아하시나요? 차창으로 스쳐 가는 풍경을 바라보아도 좋지만, 쉬엄쉬엄 걸어가며 바라보는 풍경은 더 많은 이야기를 건네주지요. 그래서 걷기의 매력을 아시는 분들은 일상 속 쉼이 필요할 때 어디를 걸어볼까? 찾아보곤 하시는데요.
이런 분들에게 기쁜 소식! 경남 김해의 반룡산을 중심으로 남북으로 형성된 하천인 율하천과 대청천이 합류하는 조만강을 타원으로 연결하고, 하천 주변에 형성된 공원과 문화, 경관 시설 등 기존 자원을 활용해 품격있는 장유누리길이 조성되었습니다.
함께 걸어보실까요?
장유누리길은 조만강을 기점으로 했을 때 장유누리길 기본코스와 반룡산 코스 두 개가 있는데요.
기본코스는 장유폭포-대청 계곡- 율하천-김해 공방 마을, 어린이 교통공원, 유적공원-율하 카페거리-롯데워터파크-롯데아울렛-철새도래지 탐조길(조만강)-무계 생태학습장-대청천 카페거리-장유 예술촌-대청천으로 이어지는 최장13.5km입니다. 소요 시간은 빠르게 걸으면 약 3시간, 느리게 걸으면 온종일입니다.
반룡산 코스는 대청동 대청고등학교 부근에서 반룡산 공원을 종단해 장유3동 행정복지센터를 지나 율하천으로 이어지는 10.6km인데요.
반룡산 코스는 다음으로 미루고 이번에는 기본코스만 걸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장유 누리길은 어디서든 시작해도 무방하지만 ‘가야 왕도 올레길 시작점으로부터 600m’처럼 순차적으로 안내(200m 간격)되는 표지판을 따라 걸으면 어느 정도 걸었는지, 남은 거리는 얼마인지를 더욱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장유누리길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는 대청 계곡 주변 동림선원(경상남도 김해시 대청 계곡 길 168-14)에서 출발! (※동림선원내는 유료 주차임)
동림선원 주차장앞 다리를 건너 ‘장유누리길 보행자 주의’라는 글을 따라 약간의 경사진 길을 따라 올라가면 보행이 가능한 짧은 터널이 나옵니다.
터널을 지나 한국도로공사 대청 요금소 뒤편으로 올라가면 전망데크가 간격을 두고 두 군데 나오는데요. 불모산이 구름 모자를 쓰고 있는 모습도 보이고, 장유시내가 보이는 탁 트인 전망이 있어 잠시 숨 고르기를 할 수 있습니다.
경사진 길을 내려오면 신안교 부근에서 맑은 계곡물 소리와 더불어 율하천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밤나무 아랫마을로 흘러 어우러지는 생명의 율하천, ‘산’의 옛말 ‘받’과 ‘골’의 ‘ 내’가 합쳐 받내> 밤내>로 변화되어 한자로 쓸 때 밤을 먹는 밤(栗)으로 생각하고 율하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상류는 ‘신안천’, 죽림마을까지의 중류는 ‘관동천’, 하류 쪽은 ‘율하천’으로 불렸으며, 유역면적16.46㎢, 유로 연장 6km의 지방하천입니다. 굴암산 북쪽 산기슭에서 발원하여 덕정교, 관동교 아래로 이어지며 응달동에서 조만강과 합류, 서낙동강으로 흘러갑니다. 율하천이 흐르는 관동동은 옛날 김해부와 웅천현을 연락하는 역관이 있었던 곳으로 관동, 대아재, 화촌, 덕정, 신안, 춘화동, 화산재, 죽림, 돌곳 팔판산, 반곡대 등의 지명이 전해오고 있습니다.
‘생명의 탄생’과 ‘풍요의 터’ 2구간으로 나누어진 율하천은 신안골 폭포의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힘차게 흘러 새 생명을 탄생시키고 있는 생태하천인데요.
7월의 산책로에는 무궁화도 곳곳에 활짝 피어나 있습니다.
율하천을 걷다 좌측에 물레방아가 보이는 지점 즈음에서 올라가 봅니다. 역사 배움의 장인 관동고분공원이 녹음이 우거진 가운데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습니다.
주변에 김해 공방마을도 있어 공예나 그림 등을 배울 수도 있는데요. 토요일 13:00~18:00까지는 토요공예 장터가 열려 볼거리, 즐길 거리, 살거리가 제공되고 있기도 합니다. (우천 시 자동 취소)
율하천을 계속 걸어봅니다.
물의 속도가 조금씩 줄어드는 가운데 물놀이를 즐기는 가족들의 모습이 보입니다.
다시 산책로 주변의 하얀 개망초와 나비, 벌 등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걸어봅니다.
S 곡선 형태를 이루기도 하는 물줄기를 바라보며 하류에 다다르면 잔잔하게 흐르는 강물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는데요. 강이 가까웠다는 느낌이 들면서 장유누리길 안내표지에서도 ‘조만강’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시작 지점으로부터 약 5km, 남은 거리 8.5km입니다.
나무 계단을 올라 롯데워터파크 쪽으로 걸어가 봅니다. 인적이 드물지만, 바닥에 초록 선이 그려져 있거나 바나나 매트가 깔려있어 찾아가는 길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조만강 파크 골프장이 보이고 잔잔한 조만강의 흐름이 보입니다. 이곳은 철새도래지라고 하니 겨울철에 다시 한번 더 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조만강 표지판이 보이면서 누리길은 왼쪽으로 부드러운 곡선을 그립니다.
이제는 좌측으로는 조만강을 두고 우측으로는 대청천을 두고 걷습니다.
“ 고생했어! 토닥토닥”
작은 위로의 언어들이 함께하고 풀벌레 소리도 가만히 들려오기에 심심하지 않습니다.
여태껏 생각하지 못했던 장유의 또 다른 모습인 초록 들판이 펼쳐지기 시작합니다.
날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하지만, 누리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한 분 두 분 보이기 시작하면서 걷는 걸음에도 탄력을 받아봅니다.
대청천 표지판이 보이고 바위를 스쳐 흐르는 물줄기와 함께 완만한 경사가 있는 누리길이 이어집니다.
대청천 카페거리 안내가 보이기 시작하자 더위도 식히고 밤 산책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제법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장유예술촌이 가까워 오는 지점에서 너무 어두워져서 더 이상 사진을 담을 수가 없어 아쉽지만 내일 다시 오기로 합니다.
다음날 일찍 장유예술촌 부근의 장유누리길을 찾았습니다.
누구나 자유롭게 하천을 만끽하고 문화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만든 하천 수변공간이 있는 장유 예술촌에는 도자기를 판매하거나 화분, 커피 등을 파는 곳을 볼 수 있었습니다.
하천변에는 말라리 꽃이 대청천의 물 흐름에 주황빛 춤을 추고 있기도 하더군요.
대청 계곡 쪽으로 올라가노라니 경남주민 참여 예산으로 이루어진 참 예쁜 ‘소담정원’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누구나 무료로 관람하며 사진을 담을 수도 있어 장유누리길 방문 시 꼭 들러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맑은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여름 피서를 즐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며 출렁다리를 건넙니다.
다리를 건너 13km 지점부터는 오솔길이 약 500m 이어지는데요,
길 언저리에는 로드베키아가 피고 지며 환한 웃음을 건네줍니다. 오솔길이 끝나는 지점은 첫 출발지인 동림서원이 나옵니다.
장유누리길을 걷는 내내 200m 간격으로 어김없이 서 있으며 친절한 길 안내자가 되어준 안내판의 마지막입니다.
김해지역 대표 생태하천인 대청천, 율하천, 조만강을 연결하는 장유 누리길, 2023년 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인 조만강 생태하천 복원사업과도 연계하고 자연과 문화가 함께하는 김해시 대표 명품휴식 공간이자 관광자원이 될 전망인데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가운데, 천천히 걸어 보시고 주변의 문화와 자연도 편안하게 누려보시길 바랍니다.
장유의 문화와 자연을 이어주는 수변 워킹 로드 장유 누리길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