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너무너무 유명한 곳이라서 관련한 글을 쓸 때 마다 소개를 해 드리는 것이 맞는지 아닌지 고민이 되는 장소입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독특한 이벤트 용지호수에 생겨서 소개를 해 드리고자 합니다.

우선 용지호수는 창원시 성산구 용지동에 있는 둘레가 1,169m에 달하는 제법 넓은 호수입니다. 인근이 상권이기도 하고 아파트 단지 및 주거단지가 크게 있어 많은 창원시민들이 산책을 즐기거나 휴식을 취하는 도심 속의 좋은 녹지입니다.

주차를 해 놓고 호수 한바퀴를 위해서 호수에 들어가는데 물이 얼어 있습니다. 최근 들어서 제법 쌀쌀한 날씨로 인하여 호수 전체는 아니지만 호숫가를 위주로 해서 호숫물이 얼어 있습니다. 제법 두껍게 얼어있는 곳도 있어 추운 날씨를 간접적으로나마 느낄 수 있습니다.

차가운 공기를 한껏 콧속으로 집어 넣고 용지호수 주위를 걷기 시작 했습니다. 걷다 보니 주말에 호수 산책을 하는 시민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누구는 탁 트인 야외에서 코로나19로 인하여 답답한 마음을 조금이나마 달래려 하는 것 같고, 누구는 건강을 위해서 걷기운동을 하는 것 같고, 누구는 연인과 함께 좋은 시간을 만들고 있는 모습으로 보입니다. 둘레가 제법 넓기 때문에 중간중간에 위 사진과 같이 벤치도 놓여 있습니다. 걷다가 힘들거나, 풍경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 위해서 앉아서 쉬시는 분들도 볼 수 있습니다.

걷다 보니 얼음이 언 호수 위를 걷고 있는 작은 새 한 마리가 보입니다. 각자의 방식으로 겨울을 나고 있는 중일텐데, 저렇게 얇은 다리로 얼음 위를 사뿐사뿐 걸어가는 것을 보니 재미있습니다. 두터운 옷을 입고 있어도 추운 날이었는데 저렇게 얼음에 발을 대고 있는 것을 보니 발 시리겠다.. 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물론 실제로 그렇지는 않겠지만 말이죠.

어느 도심 속 호수에 가도 요즘은 흔히 볼 수 있는 장치입니다. 바로 분수인데요, 용지공원의 분수는 일반적으로 나오는 그런 분수가 아닌 음악에 맞추어 달라지는 분수입니다. 저녁시간에 분수공연을 시작 하는데 물이 어는 겨울철에는 공연이 없습니다. 조명과 음악과 물줄기가 어우러진 예쁜 분수쇼를 보고 싶으시면 날이 따뜻한 봄, 저녁시간에 용지호수를 한번 찾아주시면 되겠습니다.

호수를 걷다 보면 너른 잔디광장이 나옵니다. 이 광장에는 많은 예술작품들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대부분이 창원 조각 비엔날레 출품작들입니다. 우수한 작가들의 작품을 실제 눈 앞에서,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용지호수의 큰 장점인 것 같습니다. 창원시는 2016년 문화예술특별시를 선포한 후 각종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데요, 이 조각품들도 그러한 노력의 결과물 중 하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포스팅의 초입에 너무 유명한 곳이라 쓸까 말까 고민을 했지만 이번에 용지호수에 생겼다는 독특한 이벤트가 바로 위 사진들입니다. 바로 겨울철새인 큰고니 가족들이 용지호수를 찾아서 겨울을 나고 있는 중이라는 소식입니다. 인근 주남저수지도 있는데 이 고니 가족들이 왜 용지호수에 정착을 하게 되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주남저수지에 가서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던 철새들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신기합니다.

큰고니는 우리나라에서 천연기념물로 지정이 되어 보호받고 있는 철새입니다. 겨울철새로 이 계절이 지나면 다시 다른 곳으로 날아가겠지만 이런 천연기념물을 도심 속에서 볼 수 있다는 것도 매우 독특한 경험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담으로 고니는 오리과에 속하는 조류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통상 ‘백조’라고 부르는 새들이 바로 고니들입니다. 용지호수에 있는 고니는 그 중 큰고니로 천연기념물 201호로 지정이 되어 있습니다. 혹시 용지호수에 가서 고니 가족들을 보신다면 과자 같은것들을 던져주지 마시고 평화롭게 지내고 갈 수 있도록 조용하게 관찰 하셔서 다음 겨울에도 이 가족들이 창원으로 올 수 있도록 배려 해 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