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경상대학교와 경남과학기술대학교가 통합하여 '경상국립대학교'라는 교명으로 올해 1주년을 맞이하였습니다.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의 '진농관'에선 이를 기념하기 위하여 '진농관, 진주를 품다'라는 주제로 기획전시를 개최하였는데요.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과 기록관이 소장한 전시물을 재정비하고 소장 자료에 숨은 진주의 길고 긴 역사를 이미지, 기록물 등 각종 자료의 품질 개선과 컬러 복원 등을 거쳐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하였다고 합니다. 특히 촉석루 재건공사의 현장감독이었던 이자윤 선생의 후손들이 소장하고 있던 귀중한 자료도 기증받아 국내 처음으로 공개되었다고 하는데요, 그 현장을 방문해보았습니다.
가좌캠퍼스의 본관 박물관과 운영시간이 상이하니 방문 전 꼭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위치 : 경상남도 진주시 동진로 33 (경상국립대 칠암캠퍼스 박물관)
운영시간 : 월~목, 13:00~17:00
전시기간 : 2022년 2월 23일 ~
관람료 : 무료
관람문의 : 055-772-3835
경상국립대학교 칠암캠퍼스(구 경남과기대)에 위치한 박물관(분관) '진농관'. 1938년 준공된 근대건물로, 오랫동안 강당으로 사용되어 왔다가 1988년 4월 전시실로 개편하였고, 1993년 경남과학기술대학교의 박물관으로 승격한 곳입니다. 현재는 경상국립대학교 박물관(분관)으로 운영 중입니다.
대학과 지역의 역사와 관련된 각종 조사자료, 유물 등을 수집해 전시해 놓았고 특히 다양한 농경문화자료와 대학사 및 지역사 사료가 거의 원본 형태로 보존돼있어 '경상국립대와 진주시의 정체성과 역사성을 상징하는 지역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에서 보여드리겠습니다.
입구에서 간단한 방명록을 작성하고, 사진도 한 장 받았습니다. 컬러로 복원된 1937년경 일제강점기의 진주시 전경이었는데요, 이번 전시회에서 보여주고픈 모습을 그대로 담은 게 아닐까 생각됩니다.
*참고사항
진농관 홈페이지의 전시실 소개를 확인해보시면 입구를 기준으로 왼쪽에서부터 시작하여 쭉쭉 돌아 나오는 순서로 안내되어 있으나, 저도 모르게 오른쪽에 익숙해져 반대로 돌아 관람하였습니다^^; 반대로 관람하였다고 해서 내용이 크게 충돌하는 건 아니지만 참고해주시길 바라며, 아래에서 보여드릴 사진과 내용이 그러한 구도로 맞춰져 있다는 점 말씀드립니다.
이번 특별 전시는 총 3부로 기획되었습니다. 저는 3부 > 1부 순으로 관람하였고 ‘진주시’와 ‘경상국립대의 역사’라는 컴팩트한 주제에 빠져들어 보았습니다.
가장 먼저 보였던 자료는 ‘민속품’이었습니다. 진농관 개관 당시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협조로 진농인과 지역민들로부터 수집한 민속 자료라고 하는데요. ‘내가 또 언제 조상들의, 특히 진주의 손때와 애환이 묻어 있는 민속 자료를 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듦과 동시에 당시의 장면들이 눈 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습니다.
진농관은 독립운동과 형평운동, 진주와 우리나라의 근대문화를 선도한 인재들을 배출한 요람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데요, 1910년 개교한 진주농림고등학교가 배출한 자랑스러운 인물들, 그리고 당시의 민속자료를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작년에 진주시립이성자미술관에서 열렸던 ‘내고 박생광’ 선생의 전시회에 다녀왔었는데요, 진주시는 진주시와 관련된 인물들을 잊지 않고 널리 알리는 활동에 정성을 다하는 숨은 노력도 엿보이는 것 같았습니다.
상장과 졸업장, 실 저작물, 진농관이 박물관으로 개관하면서 입구에 걸었던 현판 글씨, 진주 출신 인물들의 각종 자료 등을 통해 지금도 살아 숨 쉬는 그때의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12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진주 소싸움 경기가 열렸던 당시의 모습도 사진을 통해 구경할 수 있었는데요, 지금도 진주의 소싸움경기장에선 토요일에 소싸움이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는데, 조만간 방문해보려고 합니다.
다음으로 진농관에 소장된 진주시의 옛 모습이 담긴 사진이 전시되고 있던 2부로 향했습니다.
교육 및 종교시설, 교통과 운송이 이뤄졌던 장면, 각종 시설물들, 영화관과 사진관, 관공서 등 지금은 거의 볼 수 없는 당시의 모습을 깔끔히 정리된 큰 사진으로 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어디에서나 쉽게 볼 수 없었던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발행되었던 엽서, 진주 촉석루 재건공사 당시 촬영하였던 사진도 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개인이 소장하고 있었던 자료임에도 이렇게 선뜻 공개해주신 덕분에 더욱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국내 처음으로 공개되는 자료가 있는데요, 바로 한국전쟁으로 불탄 촉석루를 재건할 당시 제작되었던 ‘설계시방서’와 ‘설계도’입니다. 이는 촉석루의 재건 역사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고 합니다. 설계시방서와 설계도를 완벽히 이해하진 못했지만, 제 눈으로 직접 보면서 그 가치와 의미를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귀중한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 외에도 조선후기 진주성도, 컬러로 복원된 1900년대 초중후반 진주의 모습을 담은 사진까지. 유물이나 민속품도 좋지만 이렇게 현재는 볼 수 없는 한 도시의 옛 모습을 그대로 담은 사진만으로도 역사의 한 면을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1부로 향해 나아갔습니다. 경상국립대의 과거, 그러니까 여러 변천사를 거치며 당시 재학했던 학생들의 삶과 열정, 노력이 그대로 간직된 각종 흔적을 볼 수 있었던 귀중한 자리였습니다. 담고 싶었던 자료가 많았던 관계로 촬영해온 사진을 콜라주와 슬라이드 형태로 첨부하겠습니다. 천천히, 그리고 유익하게 즐겨 주시기 바랍니다.
화려하진 않지만 그 속에선 찬란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는 진농관의 1층을 가득 채운 이번 특별전시였습니다. 진주시의 역사, 그리고 진주농고-진주농전-진주산업대-경남과기대-경상국립대라는 변천사의 역사를 짧고 굵게 알 수 있었던 자리였는데요, 덕분에 당시의 시대 상황과 오늘날까지의 흐름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우리의 고향이자 이웃인 진주시의 역사를 진농관의 특별전시, '진농관, 진주를 품다'에서 만나보시길 바랍니다.
경상국립대학교 올해 1주년을 맞이 진농관, 진주를 품다 기획 전시 개최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