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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이 미래다! 잊혀진 도심 한복판에서 추억을 소환하다

온라인 명예기자단 김대중

김대중
 

방송에서도 자주 언급될 정도로 밀양시는 캠핑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좋은 곳으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덕분인지 밀양시에서 운영되는 캠핑지는 예약을 열자마자 바로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가 높습니다. 밀양시에 살면서도 밀양지 캠핑 예약은 하늘에 별따기 만큼 어려운 과제였습니다. 아내는 아이들을 위해 더 추워지기 전에 캠핑을 하고 싶어했지만 예약이 안되는 상황을 내심 안도하며 지내던 중 밀양 시내 중심에서 캠핑을 할 수 있다는 소식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게 되면서 행사가 진행될 수 없어 잠정적으로 연기가 되었다가 다시 열릴 수 있게 되면서 처음 10월이었다가 11월로 약 한 달간 미뤄지게 되었습니다.

 

 

 

 

 

결혼 후 경남 밀양시에 정착하게 되면서 지금까지 의아하게 생각하는 곳이 2군데가 있었습니다. 하나는 밀양시외버스터미널 앞에 있는 2015년 경영악화로 운영이 중단된  ‘영남병원 터’와 다른 하나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2004년 부산대학교와 통합되어 문을 닫게 된 ‘밀양대학교 터’입니다. 부산대학교와 통합되면서 당연히 기존의 부지가 재활용될 것이라 여겨졌지만 시내를 벗어난 삼랑진읍에 부산대학교 밀양캠퍼스가 조성되어 그대로 남아지게 되었습니다. 나름 시내 중심지에 있는 곳이라 눈에 띄지 않을 수 없는데 위치도 좋은 곳이 한 곳은 거의 폐건물화 되어 앙상하게 건물벽 정도만 남았고, 다른 한 곳은 늘 굳건하게 문이 닫혀 있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소멸위기 지자체의 한 곳이 되어 버린 밀양시에서 오랫동안 거주해 오신 분들 중 특히 이 2곳이 위치한 내이동 사시는 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당시 영남병원과 밀양대학교가 지역의 경제를 활성화 시키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 문제로 인해 손을 쓸 수 없었던 곳 중에서 밀양대학교는 이제 슬슬 다시 일어날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습니다. 9월에 밀양시문화도시센터에서 밀양대학교와 연관된 사진과 사연 등을 올리도록 하는 ‘밀양대학교 추억소환 이벤트’를 온라인으로 실시하였고 이어서 환경미화를 위한 플로깅이 진행되었습니다. 이때부터 뭔가 준비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었습니다. 혹시 아직 ‘플로깅’이 무엇인지 잘 모르시겠다면 작년 이맘때 취재했었던 기사(https://blog.naver.com/gnfeel/222148690915)를 보시면 참고가 되실 겁니다.

 

 

 

 

 

드디어 밀양대학교 문화캠핑에 당첨-연기-재개 연락을 받고 준비를 했습니다. 저는 밀양대학교에 대한 추억은 없었지만 내이동민으로서 늘 어떤지 궁금했었거든요. 날씨는 완연히 가을을 뛰어 넘을 기세였지만 막상 11월이 생각보다 따스했던터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열린 정문을 통과했습니다.

 

 

 

밀양대학교 문화캠핑은 ‘밀양대 페스타’라는 행사 중 하나로 기획된 것이어서 문화캠핑 총 3주차 중 2~3회를 참여했었는데 2회는 밀양대 페스타 기간과도 겹쳐서 무대 바로 옆에서 제대로 즐길 수가 있었습니다.

 

 

 

 

 

우선 방역지침을 준수해서 입장을 하고 배정받은 자리에 짐을 풀어 놓고 나서야 주위를 둘러볼 수 있었습니다. 불 피울 곳은 주최측에서 마련해 줬지만 장작은 개별적으로 준비해 와야 된데다가 하루를 보내려니 챙길 게 많았습니다.

 

 

 

 

 

 

17년 만에 개방되었지만 舊 밀양대학교의 모습은 행사준비를 했었다 치더라도 이 곳이 활용이 안된 곳이라 생각할 수 없을만큼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알아보니 밀양대학교는 무려 약 100년 전인 1923년 설립되었습니다. 1924년 중학교로 개교해 83년 동안 중학교, 고등학교, 잠업전문대, 밀양산업대학, 밀양대학교로 성장 발전해 오면서 밀양시민들과 함께 했다가 2005년 캠퍼스가 삼랑진읍 임천리로 이전됐고, 2006년에는 밀양대가 부산대학교로 통합되면서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밀양대가 있었던 내이동 거리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학생 5,000여 명이 북적이던 활기 넘치는 도심이었으나 이전과 통합의 아픔을 겪으면서 도심은 대학생들이 물밀 듯이 빠져나가 활력을 잃었고, 상권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기사를 쓰던 중에 반가운 소식을 접하게 되었는데 이 곳에 추진 중이었던 한국폴리텍대학 밀양캠퍼스가 이르면 2024년 늦으면 2025년 개교 목표를 확정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에 따르면 당초 한국폴리텍대학 밀양 캠퍼스는 대학본부와 학생복지관, 기숙사, 공학관 등 모두 6개동에 사업비 271억으로 2021년 3월 개교를 목표로 2015년부터 추진되었으나 2017년 7월께 학령인구 감소와 예산 증액 문제 등 내부에서 부정적인 이견이 나오면서 실시설계가 중단돼 표류하게 되었다가 이제 다시 이 곳이 대학의 거리로 거듭나게 될 듯 합니다. 한국폴리텍대학 밀양캠퍼스에는 나노융합기계과, 나노융합설계과, 나노융합제어과, 나노융합응용과 등 4개 학과에 정규과정 300명, 단기과정 1500명 모두 1800명을 모집할 예정이라고 하며, 정규과정은 다기능 기술자과정 1·2학년 200명과 기능사 1년과정 100명 등 모두 300명에, 단기과정 정원은 1년에 1500명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저녁이 되고 밀양대 페스타 행사가 진행되면서 캠핑장까지 활기를 띠었습니다. 제법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삼삼오오 모닥불 근처에 둘러 앉아 공연도 보고, 옆에 있는 밀양대 페스타도 경험해 보면서 도심 내에서 휴식을 취해 보았습니다. 아이들도 열심히 돌아다니더니 저녁 먹은 이후엔 모닥불 앞에서 떠날 줄을 몰랐습니다. 지나가시던 분들도 잠시 불을 쬐고 가시기도 했었구요. 잠시 머리를 식히실 수 있도록 불멍용 영상 하나를 올려 드릴께요.

 

 

 

밀양대 페스타는 오랜만에 추억을 소환하는 사람들과 공연이나 발표 등을 통해 끼를 발산하고 싶었던 청소년 및 청년들의 미소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끊겼던 곳에 사람의 기운이 가득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캠핑에 참여한 사람들에게는 부지 근처에 상권을 이루고 있는 동가리 지역의 상품권이 2만원씩 지급되었습니다. 유효기간이 이번 달까지만이라서 동가리 지역에 들러서 사용하게 될텐데 자연스럽게 해당지역을 방문하게 됩니다. 아마 뉴스를 들으면서 다시 한 번 상권의 부흥을 떠올릴 수 있게 될 듯 합니다.


건물들로 둘러쌓여 풍경은 삭막할지 몰라도 이젠 기억을 통해 앞으로의 미래를 상상해 보는 그런 행사가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오늘 다시 밀양대학교 앞을 지나가는데 예전처럼 정문이 닫혀 있었습니다. 하지만 늘 열려 있는 때가 곧 올 것이라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김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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