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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을 통해 떠나는 멕시코 여행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

명예기자 황선영 리포트g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g김해 문화의 전당 전경

[명예기자 황선영]전시관으로 한발 들어서면 그곳은 온통 멕시코입니다. 붉은 바탕에 걸린 금색의 글씨는 멕시코의 이미지만큼이나 강렬하고 또한 이채롭습니다. 조명 아래 빛나는 판화들은 태평양 건너 멕시코의 이야기를 들려주지요. 조근 조근 들리는 각각의 이야기는 하루 종일 이야기꽃을 피울 만큼 가득합니다. 지금, 김해 문화의 전당 윤슬미술관에서는 멕시코 판화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g이르마 레예스 “꿈의 날개를 가진 번데기”

멕시코는 라틴 아메리카의 최북단 국가입니다. 기록으로 확인되는 그들의 역사는 정복으로 시작되지요. 16세기, 아즈텍 제국의 수도인 “테노치티틀란”은 스페인의 침략을 받고 무너집니다. 정복자 스페인인과 정복당한 원주민은 무력으로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멕시코인 대다수를 구성하는 메스티소는 이렇게 탄생합니다. 힘겨운 삶이지만 소녀는 꿈을 잃지 않습니다. 언젠가 소녀가 나비가 될 수 있을까요?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난시 발데스 “생명의 연구”

“말로 표현하지 못할 처연한 슬픔, 그러나 그것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는 상태” 우리의 “한(恨)”을 외국인에게 풀이하자면 이 정도의 해석이 붙습니다. 태평양 건너 멕시코의 슬픔도 그 결은 비슷합니다. “생명의 연구”는 지층이 품어 오랜 세월 단단해진 암석을 보여줍니다. 작가는 암석에서 커다란 슬픔을 삭여내 극복한 사람들의 모습을 발견한 것이지요.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알란 알타미라노 “영원한 젊음”

알란 알타미라노의 “영원한 젊음”은 초상화의 클리쉐를 비튼 작품입니다. 그림을 들고 있는 한 사람이 있습니다. 그림 속의 사람과 그림을 들고 있는 사람은 같은 사람입니다. 이런 경우 젊은 시절의 그림을 들고 있는 노인을 그리기 마련이지요. “영원한 젊음”은 반대입니다. 그림 속 인물은 세월의 흔적이 역력하고, 그림을 들고 있는 사람은 영원한 젊음을 누리고 있지요.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카롤리나 파라 아르세 “물나무 2”

독수리가 선인장 위에 앉아 있습니다. 새는 날개를 펴고 뱀을 향해 다가가지요. 이는 멕시코 국기에 새겨진 “독수리와 뱀”의 국장을 모티브로 한 작품입니다. 지금의 멕시코시티는 아스텍의 수도 테노치티틀란 자리에 세워진 도시입니다. 애초에 아즈텍 제국은 수도를 정할 때 “독수리가 뱀을 물고 있는 호수의 자리에 국가를 세우라.”라는 계시를 따랐다고 합니다.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프란시스코 로메로 라모스 “무작위의 길”

혼란한 선들이 화면을 가득 채우고 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검은 선들은 아래쪽의 곡선과 만나 끝이 나지요. 검은 선이 길이라면, 곡선은 자연이 될 것입니다. “인공과 자연”의 대비 쯤 되려나요? 인간이 몰려 만들어진 도시의 외곽선을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 아니라 자연입니다. 바다나 높은 산을 만나면, 도시는 더 이상 확장할 수 없으니까요.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g아나 엘레나 말도나도 아레날 마레날 “시간, 마음, 그리고 꿈”

여기 3명의 여성을 묘사한 판화가 있습니다. 나이도, 바라보는 방향도 틀립니다. 각각의 여성이 들고 있는 소품은 시계와 심장, 그리고 달입니다. 이는 작품의 제목이기도 한 “시간, 마음, 그리고 꿈”을 상징하는 것들이지요. 고전작품이라면 이상적인 아름다음을 지닌 여성이 등장할 텐데,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인물들로 묘사한 점이 재미있습니다.  

 

김해 윤슬미술관 멕시코 판화전멕시코 판화전은 오는 8월 11일까지 열린다

멕시코 판화전은 오는 8월 11일까지 김해 문화의 전당 윤슬미술관에서 열립니다. 아직도 우리에게 멕시코는 먼 나라입니다. 물리적인 거리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들이 무엇에 기뻐하고, 또한 무엇에 슬퍼하는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합니다. 윤슬미술관에서 작품을 통해 멕시코와 공감해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판화로 떠나는 멕시코 여행은 여권도 비행기 티켓도 필요 없습니다. 

명예기자 황선영 리포트g
 

미술관을 통해 떠나는 멕시코 여행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미술관을 통해 떠나는 멕시코 여행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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