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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쌓여 추억으로 꽃 핀다 - 살어리랏다 전시회

온라인홍보 명예기자단 황선영

황선영




▲ 경남시립 도립미술관 전경.

 

몇 달에 한 번, 미술관은 새로운 전시를 열게 됩니다. 먼저 어떤 주제의 전시를 할지 정합니다. 이는 미술관 큐레이터의 역할이지요. 참여 작가가 결정되면, 전시할 작품을 정하게 됩니다. 이제 작가가 바빠지는 시간입니다. 전시회에 새로운 작품이 추가되는 경우는 준비에 시간이 걸립니다. 작품의 배치와 갤러리의 동선. 어느 것 하나 허투루 정하는 것이 없습니다.



▲ 사람들이 사용했던 주방용품을 모아 만든 작품.

 

이번 전시회는 지난 2월부터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정성이 들어간 만큼, 새로운 전시를 보는 것은 언제나 설렙니다. 겨울을 준비하는 거리를 걸어 경남시립 도립미술관으로 향합니다. 미술관 마당 역시 미술품으로 한 가득이네요. 냄비와 프라이팬 등 쓰임이 다한 주방용품을 모아둔 작품이 보입니다. 가족을 위해 식사를 만들 때 사용한 손 때 묻은 도구입니다. 누구의 주방에 있던 물건일까요?



▲ 당신 인생의 이야기 “안녕” (사진 위).

 

자, 이제 실내에서 전시회를 즐깁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지침에 따라 경남도립 미술관은 예약제로 운영됩니다. 시간 당 전시관람 인원을 한정하여 밀집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당연히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며, 들어갈 때 체온 체크와 문진표를 작성해야 하지요. 미술관 안에서도 “거리두기”는 필수입니다. 장점도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혼자 감상에 집중할 수 있지요.



천하대장군 아줌마 (사진 위).

 

최정화 작가의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회는 묘한 감흥을 줍니다. 쓰임이 다한 실용품을 작품의 소재로 삼습니다. “천하대장군 아줌마”라는 작품의 예를 들겠습니다. 낡은 나무판 위에 으그러진 세숫대야와 그릇을 겹쳐 작품을 만드는 식입니다. 소재 하나하나는 작품을 위해 존재했던 것처럼 딱 들어맞아 보입니다. 어디서 저런 “안성맞춤”의 소재를 찾았는지 궁금해질 지경입니다. 쓰임이 다한 기구들은 작가의 손길을 거쳐 미술작품으로 새롭게 탄생합니다.



▲ 고가구와 보자기에 작가의 손길이 닿는다.

 

전통과 새로움이 만나, 실용품은 예술이 됩니다. 작가가 수집한 고가구를 앞에 두고 뒤에는 보자기 위에 시간에 따라 불이 켜지는 등을 설치하는 식이지요. 고가구 하나하나 탐이 날 정도로 개성 있는 물건입니다. 가구를 이용한 설치미술에서 작가의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전통과 최신이 만나고, 동양과 서양이 만납니다. 가구 하나하나는 작품을 위해 모은 것일까요?



▲ 코스모스.

 

코스모스는 마치 어린 시절 빠져들었던 만화경을 보는 것 같습니다. 거울로 된 통 속에 형형색색의 유리조각을 넣은 만화경 말이지요. 천정에 늘어트린 여러 화려한 색깔의 끈들은 벽의 거울에 비칩니다. 잔상은 다시 잔상을 비추기에 무한의 공간에 들어선 것만 같은 환상에 빠지지요. “코스모스 - 우주”라는 제목을 붙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 미술실기대회.

 

미대생이라면 익숙한 조각상이 보입니다. 바로 “밀로의 비너스”이지요. “미술실기대회”는 원본인 “밀로의 비너스”를 변형한 조각상과 그 비너스를 그린 여러 장의 그림으로 구성됩니다. 한 쪽에는 실기대회에 쓰였던 이젤도 서 있습니다. 이 또한 작품의 일부입니다. 같은 사물을 보고 그렸음에도 그림은 하나하나 개성이 뚜렷합니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개성이 반영되기 때문이지요.


▲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회는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린다.

 

아참, 이번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회에는 또 하나의 독특한 특징이 있습니다. 작품의 제목이 작가의 손 글씨로 벽에 쓰여 있지요. 이를 찾아보는 재미 또한 이번 전시회의 재미라고 말씀드립니다. 작품 모두에 제목이 있는 건 아닌데, 이 또한 작가의 의도입니다. “살어리 살어리랏다” 전시회는 경남도립 미술관에서 내년 2월 14일까지 열립니다. 일상에서 멀지 않은 예술을 이곳에서 만나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황선영 

 

시간은 쌓여 추억으로 꽃 핀다 - 살어리랏다 전시회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시간은 쌓여 추억으로 꽃 핀다 - 살어리랏다 전시회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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