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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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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만인계

창원 만인계

 


 

“준비하시고, 쏘세요!” 1980년대 일요일 아침마다 TV에서 중계했던 주택복권 추첨 날, 서민들은 ‘인생 역전’을 꿈꾸며 복권의 번호를 맞추곤 했다. 이처럼 서민들을 웃고 울렸던 복권은 조선시대에도 유행했다. 바로 ‘만인계’다. 100여 년 전 복권으로 행운을 잡고 이웃을 도왔던 ‘만인계’ 복원에 앞장선 이원수문학관의 김일태(63) 관장을 만났다.
 

 

 

 


독립운동 자금마련 등 의미 담긴 ‘조선시대 전통 복권’

“지난 2005년, 지역의 어르신들이 찾아와 창원에 ‘만인지 놀이’가 있었다고, 다시 한번 그 명맥을 이어보는 건 어떠냐고 말씀하셨어요.”

창원지역의 전통문화에 남다른 애정을 가졌던 김 관장은 어르신들의 말씀에 ‘만인지 놀이’에 대해 조사했다. 이후 만인지 놀이가 구한말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만든 전통 복권 ‘만인계’라는 것을 알았다.

‘만인계’는 계원들 간의 친목을 꾀하고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만들어진 일종의 민간 협동체인 ‘계(契)’에서 발전한 전통 복권이다. 주로 천 명 이상의 계원을 모아서 각각 돈을 걸게 하고, 계알을 흔들어 번호를 뽑아서 등수에 따라 돈을 지급하는 것이다. 창원을 비롯한 부산과 목포 등 개항 신도시에서 시작되어 1899~1904년 사이 집중적으로 유행했다. 도로 건설 등 필요한 공공사업비를 마련한다는 명목으로 지방 군수가 설계하는 방식 등으로 진행 됐다.

 

추석 전후 가장 큰 규모… 남산일대 인산인해

구한말 당시 ‘창원 만인계’는 의창동 남산 산마루 공간에서 펼쳐졌다. 필요에 따라 수시로 열렸지만 가장 큰 규모는 추석 전후였다. 계표 한 장을 5냥에 사서 1등에 당첨되면 수백 배에 달하는 돈을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어 추첨 당일에는 남산 일대가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당시는 풍물과 함께 지역의 전통적인 놀이마당도 함께 진행돼 축제 같은 분위기였다.

김 관장은 의창마을문화협의회와 함께 만인계 부활에 앞장섰다. “1907년, 중앙정부가 사행성을 조장한다고 금지한 것도 있었지만, 당시 일제가 조선인들이 대규모로 모이는 것을 금지하면서 사라졌어요. 그래서 그때 당시의 지역 전통문화를 시대정신에 맞게 복원하고 싶었어요.”

그의 바람처럼 창원 만인계는 2017년에 부활했다. 창원의 추석축제인 ‘창원남산상봉제’ 행사 때 처음 시연한 후 2019년까지 이어졌다. 계표는 한 장당 1000원으로 1등 당첨자는 30만 원 상당의 소답시장 상품권, 2등은 20만 원 상품권 등을 내걸었고, 남은 수익금은 의창행복나눔법인을 통해 창원시 의창구 소외계층에게 전달됐다.

 

2017년 부활, 코로나19로 동영상 제작중

만인계 시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로 취소됐다. 김 관장은 현재 창원 만인계 동영상 제작을 계획하고 있다.

 


  

“시대가 흘러 만인계는 로또로 바뀌어 재미와 행운이라는 의미로 취지가 많이 축소됐지만 그 안에는 독립운동자금 마련과 국채보상운동, 잘 살아 보세의 시절 주택 보급 등 시대적 소명을 담고 있는 공동체 정신유산입니다.”

더불어 재미와 화합, 행운이 함께 어울리는 가운데 내 고장은 내가 가꾸는 운동으로 펼쳐진 ‘창원 만인계’를 이 시대에 맞는 소중한 전통 유산으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경남공감 2021년 9월호) 배해귀  사진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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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 만인계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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