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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가꾸기, 원예 테라피, 곤충 기르기…힐링·성취감 선사하는 ‘치유농업’


 

 

식물을 직접 키우는 사람들은 표정부터 다르다.

내 손길과 정성이 닿은 생명력에서 다시 에너지를 얻기 때문이다.

농업·농촌 자원을 이용해 신체적·정신적 치유를 하는 ‘치유농업’이 주목받고 있다.

텃밭을 가꿔 농작물을 생산하거나 식물을 가꾸면서 하는 보고, 만지고, 느끼는 모든 과정에서 우리는 ‘치유’라는 선물을 받는다.

 

(경남공감 2022년 6월호)백지혜   사진 김정민

 

 


 

 

몸과 마음까지 건강해지는 ‘원예 테라피’

 

지난달 초 진주 진양호를 바로 마주 보는 한 교육농장을 찾았다. 오전부터 진주시 수곡면 진서고등학교 교사와 학생 20여 명이 원예 테라피 중 하나인 ‘테라리움’ 교육을 받고 있었다. 식물과 이끼, 동물 피규어를 활용해 시골 풍경과 동물 농장을 투명한 유리 볼 안에 표현하는 수업이다. 강의를 맡은 물사랑교육농장 윤계자 대표는 완성된 작품을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힐링과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고 했다. 가습과 공기정화, 인테리어 효과는 덤이다. 이끼와 흙 한 줌도 조심스럽게 다루는 학생들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작은 식물을 심고 뿌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흙을 다지는 순간까지 집중력을 발휘한다. 교육에 참여했던 손현진(17) 학생은 “평소 음악을 듣거나 산책하는 것이 전부였는데, 식물을 직접 만지는 것도 힐링이 될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책상 위에 두고 답답해질 때마다 보면 기분이 좋아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도내 27곳 포함 전국 치유농장 234곳

 

물사랑교육농장은 경남도가 지원하는 치유농장 중 하나다. 전체 3620㎡ 규모로 실내 교육장과 온실, 텃밭 시설 등을 갖추고 있다. 

 

노인치매환자나 학교 부적응학생, 정신질환자, 홀몸 어르신 등 주로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원예 활동이나 텃밭 활동 등 농촌문화를 접목한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농촌진흥청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치유농장은 도내 27곳을 포함해 모두 234곳이다. 경남도 농업기술원 하준봉 치유농업담당은 “과거에는 치유농업이라고 해도 텃밭 가꾸기 같은 농사일이 대부분이었어요. 시대변화에 따라 다양한 걸 원하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요즘에는 곤충 기르기, 원예 등으로 치유농업 범위가 확대됐어요”라고 말했다.

 

 

 

치매 노인 프로그램은 인지력↑ 우울감↓ 효과 탁월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도인지장애 노인 대상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개발해 치매안심센터 노인을 대상으로 주 1회씩 총 10회 적용한 결과, 노인의 인지기능이 적용 전보다 19.4% 향상됐다. 또 대상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기억장애 문제는 40.3% 줄었고, 우울감은 68.3% 줄어 정상범위로 회복됐다.

 

윤 대표 역시 현장에서 치유농업 효과를 피부로 느낀다고 했다. 우울증이나 조현병을 앓는 경남 정신건강지원센터 치료 대상자와 치매 노인 환자 주간보호시설인 기억학교 어르신들의 경우가 그렇다고. 1회차 수업에서 무반응을 보였으나 2회차 때는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12회차 마지막 수업에서는 부둥켜안고 눈물을 내보이실 만큼 회차가 늘어날수록 친밀도와 공감 능력이 높아지고 감정표현과 활동에 적극적인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 “그분들께는 농장이라는 새로운 공간에 와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치유가 됩니다.”

 

그 밖에도 오감을 자극해 녹색환경에 관심을 이끌어 내고, 살아있는 식물이 잘 자라도록 돌봐주면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물론, 물 주기와 잡초 제거 등 신체활동 유도 등 농장을 통한 치유 효과는 체감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얘기다. 

 

 


 

 


 

텃밭 가꾸기, 원예 테라피, 곤충 기르기…힐링·성취감 선사하는 ‘치유농업’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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