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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치매 어르신을 찾도록 도와주는 경남 치매등대지기 사업

온라인 명예기자단 김대중

김대중 

 

 

2019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772만명으로 전체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약 15% 정도 됩니다. 경남지역을 보면 노인인구는 약 53만명으로 약 16%로 17개 광역시도 중에서 8번째 높은 비율을 갖고 있습니다. 경남은 2017년 노인인구 비율이 14.4%로 고령사회에 이미 진입했고, 여기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증가해서 15년 이내에 초고령화사회가 될 전망입니다. 경남의 시군별 고령인구 비율을 보면 왠지 위기감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경남 시군별 고령인구 비율(출처: 통계청, 2019)

 

빠르게 초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치매환자 수 또한 가파르게 증가해서 65세 이상 노인 중 추정 치매환자수는 약 80만명으로 치매유병률은 10%를 넘어서고 있고, 경남지역은 약 5만6천여명으로 추정 치매율이 10.62%로 전국 평균보다 조금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치매가 생기면 여러 증세가 발현되는데 그 중의 하나로 ‘배회’가 있습니다. 아무런 계획이나 목적지가 없이 계속적으로 돌아다니거나, 피곤해도 쉬지 않고 쉽게 단념시키거나 다른 일로 전환시킬 수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자신은 배회하는 걸 인지하지 못하는데 문제는 그걸 인지했을 때는 지금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리지 못하기 때문에 가족 등 보호자들이 찾을 수가 없게 되어 실종신고를 하기에 이릅니다.

 

전국적으로 치매환자 실종신고 접수 현황을 보면 2020년 1~11월까지 11개월동안만 11,473건이 접수되었고, 경남지역은 그 중에서 664건을 차지하여 약 6%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나마 보호자들의 노력으로 찾았기에 이 정도지 실제 찾기 전까지 고생하는 것 등을 실제 배회로 인해 실종이 발생한 건수는 더 많았을 겁니다. 경남지역에서 5년간 치매환자 실종 현황을 보면 하루 1.4명 수준으로 연평균 500명이 넘고 사망자도 10명 이하긴 하지만 계속 발생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종이 장기화되고 악천후를 만나게 되거나 하면 그렇지 않아도 체력적으로 약하신 분들에게 치명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지원하고자 노인복지법 제39조의10(실종노인에 관한 신고의무 등),제39조의11(조사 등) 등을 근거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치매어르신에게 인식표를 제공하거나 GPS를 통해 조회가 가능한 배회감지기를 활용한다거나 사전에 지문 등 사전등록하는 방법 등도 있고, 중앙치매센터를 중심으로 실종 치매노인을 온・오프라인 상에서 무료 홍보하거나 무연고 노인을 보호하는 등 다양한 지원활동이 있습니다.

 

경상남도와 경상남도광역치매센터는 경남지방경찰청(지역경찰서)의 협조를 통해 지역특화사업인 ‘치매등대지기’사업을 2017년 6월부터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으며 20개 시군치매안심센터와 함께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습니다.

 

관공서와 민간업체를 대상으로 ‘치매등대지기’로 지정이 되면 치매노인의 실종이나 위급사항 발생 시 조속히 발견하고 신고하여 가족에게 안전히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됩니다. ‘치매등대지기’로 지정된 업체의 사업주나 관련 종사자들은 평소 업체주변을 배회하거나 거동이 의심스런 노인이 발견될 때 가게 내로 안내해 안정을 취하게 해주거나 경찰서에 신고하는 역할을 수행합니다.

 

 

 

치매등대지기 활동 프로세스

 

그럼 어떻게 하면 ‘치매등대지기’로 지정될 수 있을까요? 해당지역 치매안심센터를 통해 신청접수를 하게 되면 아래와 같은 절차를 통해 이뤄지게 됩니다. 마침 제가 속한 기관도 ‘치매등대지기’로 지정되어 사무실 출입구에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자리에 현판이 붙어 있습니다. 재질이 야광을 띠고 있어서 밤에도 쉽게 볼 수가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필요에 따라 차량용 현판도 스티커 형태로 지원이 가능합니다.

 

 

치매등대지기 등록절차

 

 

 

치매등대지기 현판

 

치매환자의 실종이 발생하게 되면 보호자가 동의를 했을 때 실종 치매환자의 얼굴사진도 함께 문자로 전송이 가능합니다. 광역치매센터 실종담당자는 경찰청(서)의 문자수신과 발신을 위해 휴일없이 24시간 대기를 하고 있으며, 골든타임 내에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실종발생 시 제공되는 문자발송 예시

 

치매등대지기 등록 수는 7,947개소(2020.11.30. 기준)로 개인점포 5,242개소, 공공기관 48개소, 고속도로휴게소 19개소, 편의점 2,638개소입니다. 지역별 현황(2021.07.31. 기준)을 보면 7154호까지 등록되어 있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치매등대지기 지역별 현황

 

작년까지 실종 문자발송 실적 현황(2020.12.25.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실종 문자발송 실적

 

자! 이렇게 노력한 끝에 지금까지 실종 치매환자는 몇 명이나 안전하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었을까요? 치매등대지기의 노력으로 현재까지 6분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숫자로 보면 적은 수 같게 느껴지실수도 있겠지만 단 한 분이라도 안전하게 귀가시킬 수 있다면 해 볼만한 것이 아닐까요?

 

약 5년간 치매등대지기 사업을 운영하면서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 먼저 사업의 확산을 위해 경남도내 민간사업체 10% 수준인 2만7천개소 정도를 지정하는 것을 목표로 촘촘하게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또한 치매등대지기들의 동기부여를 강화하고자 모범시민상 및 표창 등을 수여하거나 치매 관련 콘텐츠와 정보를 보급하는 것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치매에 대한 인식이 부정적인 것이 대부분이어서 인식 개선도 필요하고, 많은 분들이 치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도 교정해 드릴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역경찰서의 적극적인 협조 하에 효과적인 대응이 가능해서 이 부분도 관리차원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축적된 치매등대지기 노하우 및 콘텐츠는 경남 지역 외에도 보급할 수 있도록 열어두고, 코로나19로 인한 사회환경 변화에도 운영이 가능토록 언택트사업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심폐소생술을 배울 때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 중의 하나로 도와줄 상대방을 명확하게 가리키는 것이 있습니다. 아무리 남을 도우려는 마음이 강한 사람이라 할지라도 주변에 두리번 거리고 있는 어르신을 그냥 지나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치매등대지기’로 지정된 이후엔 왠지 한 번 더 어르신들을 쳐다보게 되었습니다. ‘한 아이를 키우려면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 속담도 있듯이 치매어르신들도 마을 전체가 노력해야 함께 살아가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입니다. 등대는 땅이 아니라 바다를 비춥니다. 생활하시면서 출입구에 치매어르신들의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치매등대지기’ 현판을 달아보면 어떨까요?

김대중


 


 

실종된 치매 어르신을 찾도록 도와주는 경남 치매등대지기 사업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실종된 치매 어르신을 찾도록 도와주는 경남 치매등대지기 사업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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