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경남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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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행복한 경남!

'덕분에' 행복한 경남! 

 

 

로나19로 모두가 힘들었던 한 해. 630여 일이 지나는 동안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오르락내리락 반복하며 꺾일 줄 모르지만, 그럼에도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땀 흘리는 분들이 있다. 경남의 희망찬 2022년을 기대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4년 차 간호사입니다. 마산의료원 중환자실 수간호사 업무를 맡고 있다가 코로나19 이후 31병동 수간호사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우리와 공존하고 있는 코로나19는 평범했던 삶뿐만 아니라 마산의료원에도 영향을 주었습니다. 경남에서 발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중 경증 환자들이 입원하는 마산의료원은 지난해 2월부터 코로나19 확진자들이 입원했습니다. 처음 확진자가 입원하던 날, 참 많이 두려웠습니다. 방호복을 입고 있지만 혹시나 감염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고, 가족들과 직장동료들이 감염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도 컸습니다. 두려움이 차차 잦아들고 업무에 적응할 때쯤 보람이 컸던 기억도 있습니다. 코로나19 확진자 중 와상환자들이 계셨습니다. 욕창 간호를 하고, 식사를 떠먹이고, 화장실을 모시고 가고, 움직이지 못하는 분들은 기저귀도 갈아 채웠습니다. 방호복을 입고 있어 흘리는 땀도 무척 많았습니다. 흘리는 땀만큼 환자가 나아서 퇴원하면 그만큼 보람도 컸습니다. 또 지난 추석 때는 정신병원에서 코로나19가 발생했습니다. 정신과 환자들이 입원 후 어떤 상황에서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르기에 병실 앞에서 간호사들이 교대로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그분들이 잘 나아서 퇴원하는 모습에 어떤 환자가 와도 ‘잘 돌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코로나19가 길어질수록 일상으로 돌아가고 싶은 갈망도 커지는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저의 일상인 중환자실 수간호사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그때는 익숙했던 중환자실 의료기계들이 지금은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여전히 코로나19와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아마 내년에도 마스크를 계속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코로나19가 끝날 것이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는 의료진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모두 끝까지 건강관리를 잘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또한 저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15년 차 배달 라이더입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오토바이를 타고 쉴 새 없이 배달을 합니다. 지난해부터 쓰리고마켓 배송업무도 하고 있습니다. 쓰리고마켓은 창원시 성산구 반림동에 위치한 반송시장 온라인 장보기 배송 서비스를 말합니다. 반송동 주민 분들께 전통시장의 분식·반찬 등을 온라인 장보기 서비스(앱이름:모달)를 통해 배송해드리는 서비스로, 앱을 통해 주문하면 약 15분 안에 배달이 완료됩니다. 쓰리고마켓 배송을 포함하여 하루 평균 배달 건수는 60~70건으로 코로나19 이전보다 두 배 정도 늘었습니다. 배달이 늘어난 만큼 다양한 물품을 제시간에 배달해 주기 위해 노력하지만 악천후라든지, 러시아워 시간대는 소요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고객들로부터 언어폭력에 가까운 말을 들을 때면 힘이 들기도 하지만, 언론매체를 통해 알게 됐다면서 정말 고생하신다고, 늦어도 좋으니 조심히 와달라는 문구를 보면 보람도 느낍니다.

 


 

 

그동안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가장 최일선에서 배달 업무를 묵묵히 수행했던 수많은 기사님들이 계십니다. 불특정 다수를 만나는 업무상, 혹시나 코로나19 확진자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한 마음을 마스크에 숨기며 성실히 배달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경남에서는 배달 라이더 중 확진된 사례가 아직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분들이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무단한 노력을 한 덕분이라고 봅니다.

 

코로나19로 늘었던 배달만큼 각종 언론매체에서의 보도는 극과 극이었습니다. 배달 라이더도 성실히 시민의 손과 발을 대신하고 있는 노동자 중 한 사람으로 바라봐 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창녕의 한 노인종합센터에서 조리사로 일하며, 자원봉사를 오랫동안 해왔습니다. 30년 전 남편 사업이 망해 빚을 갚느라 안 해본 일이 없었습니다. 빚을 갚아도 갚아도 끝이 보이지 않고 늘어만 갔지만, 아이 둘을 키우면서 어떻게든 견뎌내야 했습니다. 힘든 마음에 주저앉고 싶은 생각도 들었고 무언가 나를 잡아 줄 끈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자원봉사를 접했습니다.

 

조리사로서 재능을 필요한 사람들에게 나누고 싶어,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밑반찬과 김장을 해서 나눠드리고 장애인을 위한 반찬 봉사 등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인데 누군가에게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면 뿌듯하고 자부심이 듭니다. 잊히지 않는 일도 있습니다. 몇 년 전, 사랑의 열매 나눔 캠페인 행사 때 백발의 노인이 제게 오더니 꼬깃꼬깃 접힌 지폐 2000원을 내미는 겁니다. 기부해 달라면서요. 낯이 익어 자세히 보니 밑반찬을 해주고 청소 봉사로 찾아뵙던 혼자 사시는 할아버지셨습니다. 적은 돈이라도 같이 돕고 싶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가슴이 참 많이 따뜻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가진 게 많아야 나눈다는 생각이 틀렸다는 걸 깨달았고, 그분들께 드렸던 봉사보다 더 큰 위안을 받고 있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 어르신들이 외출을 잘 하지 못합니다. 반찬을 가져가면 사람이 반가워 이야기를 많이 하십니다. 그 이야기를 듣다가 같이 붙잡고 울기도 합니다. 어서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어 어르신들을 모시고 단풍 구경도 시켜드리고 싶고, 산책도 많이 시켜드리고 싶습니다. 더욱 열심히 어르신들을 만나, 빨래도 해주고 봉사할 수 있는 날이 하루 빨리 오길 희망해 봅니다.

 

 

창원 상남시장에서 부식 식자재 가게를 12년째 운영하고 있는 소상공인입니다. 부업으로 양봉업도 겸하고 있으며, 창원시 소상공인연합회장도 했었습니다. 운영하고 있는 부식가게 식자재들은 음식점, 기업체, 주점 등에 납품을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주점은 영업제한으로 묶이고, 식당은 영업시간을 오후 10시로 제한하니 매출이 많이 줄었습니다. 기존의 40% 정도 됩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부부가 함께 부식가게를 운영하고 종업원도 3명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둘이서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시간이 남아 양봉업을 겸합니다.

 

소상공인들이 어려워하던 시기에 소상공인연합회장직을 맡으면서 지역을 위해, 자영업자들의 힘든 점을 대변하면서 그 시간들을 견뎌낼 수 있었고, 한편으로 참 행복했습니다. 11월부터는 위드 코로나로 상남시장에도 조금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코로나19로 생활패턴이 많이 바뀌었는데, 일상 복귀가 100% 다 될까 의문도 있지만 또 희망도 품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경기가 살아나서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호주머니가 넉넉해지는 세상을 기대해봅니다. 또 경남도에서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들이 힘이 날 수 있는 방향책을 제시해 주면 좋겠습니다.

(경남공감 2021년 12월호)배해귀  사진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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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행복한 경남! 저작물은 공공누리 출처표시+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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