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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정선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정선

문암관 일출,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3분 20초, 경남도립미술관 제작

백천교,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4분 10초, 경남도립미술관 제작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2023, 단채널 비디오, 컬러, 3분 20초, 경남도립미술관 제작

 

정선, 문암관 일출, 《신묘년 풍악도첩》, 조선 1711, 비단에 색, 35.9×37.6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1875호

정선, 백천교, 《신묘년 풍악도첩》, 조선 1711, 비단에 색, 36.1×37.6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1875호

정선,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신묘년 풍악도첩》, 조선 1711, 비단에 색, 34.3×39.0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보물 제1875호

 

 

정선(한성1), 1676-1759)은 조선 실경의 전형을 창출해 낸 조선사실화풍의 비조입니다. 몰락한 양반가에서 태어나 학문을 익히는 가운데 <<주역>>에 일가를 이룩하였습니다. 정선의 조선실경은 18세기 이후 산수화분야의 사실화풍을 이끌어나갔으며 그와 같은 업적으로 말미암아 20세기 연구자들에 의해 정선은 ‘진경문화’의 미술분야를 대표하는 거장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정선은 우리나라에 실재하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소재로 많은 산수화를 남겼습니다. 그의 작품은 생동감이 느껴지는 빠르고 힘찬 필선, 짙고 물기가 많은 묵법2)으로 강렬하고 기세가 넘치는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또한 시원하게 내려 긋는 예리한 선, 부드럽게 찍어 그리는 선 등 다양한 준법3)을 사용한 빽빽한 화면 구성이 특징입니다. 정선은 중국풍의 그림을 그대로 답습하던 관념산수에서 나아가 전통적인 화풍에 자신만의 독특한 필법4)을 더해 새로운 화풍을 만들었고 ‘진경산수화’라는 새로운 양식을 개척하고 발전시켰습니다.

 

《신묘년 풍악도첩》은 모두 13첩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금강산의 주요 명승지를 담고 있습니다. 정선의 작품 중 최초의 기년작5)으로 1711년 가을, 백석(白石)이란 인물과 함께 금강산 유람에 동행하여 사생한 것입니다. <문암관 일출>은 네 명의 인물이 문암에 올라가 동해안의 일출을 바라보는 장면입니다. <백천교>는 이 화첩에서 등장인물이 가장 많은 작품으로 계곡의 물줄기를 중심으로 유람객들과 유람길에 함께한 가마꾼 승려들을 그린 것입니다.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은 제목과 같이,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을 그린 그림입니다. 화폭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마에서 내려 구름 너머의 금강산 일만이천봉을 바라보는 선비들과 일꾼 등 열 명이 넘는 일행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6) 금강산 유람록이기도 한 정선의 《신묘년 풍악도첩》을 통해 18세기 조선의 유람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1)한성(漢城): 현 서울특별시 지역의 옛 이름(1395-1910)

2)묵법(墨法): 동양화에서 먹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법

3)준법(皴法): 동양화에서 산과 바위 표면의 질감과 입체감을 나타내기 위하여 사용하는 기법

4)필법(筆法): 동양화에서 붓을 사용하는 방법

5)기년작(紀年作): 제작 연도가 기록된 작품

6)한국미술사학자 최열의 <금강산 도판 해설>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