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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채용신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채용신

채용신, 여인상, 연도미상, 비단에 채색, 100.5×60.5cm, 미술관 솔 소장

 

 

채용신(서울, 1850-1941)은 조선시대 말에는 어진화가로, 일제강점기에는 직업화가로 활동한 우리나라 근대 초상화의 선구자입니다.

 

그는 한국 미술사상 가장 많은 초상화를 남긴 화가로 조선시대 초상화의 전통 기법을 계승하면서도 서양화법과 사진술 등 신문물을 수용하여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형성하였습니다. 채용신의 작품은 극세필법과 명암법을 효과적으로 활용하여 입체감을 높이고, 실제 인물의 비율과 가까운 사실적 비례로 인물의 실재감을 느낄 수 있도록 표현하는 특성이 있습니다.

 

<여인상>(연도미상)은 남편상과 함께 부부 초상화로 전해지고 있는 작품으로 문관의 부인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의자에 정면으로 앉아있는 여인은 둥근 문양의 흰색 저고리와 흰색 치마, 은장도 노리개, 쌍가락지를 착용하고 손수건을 들고 있는 모습입니다. 저고리에 장수를 의미하는 ‘수(壽)’를 문양으로 나타낸 것으로 보아 부인의 회갑을 기념하여 그린 것으로 보입니다. 채용신은 낙향 후 전라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며 1923년 정읍에 ‘채석강도화소’라는 공방을 열었습니다. 본격적으로 초상화 주문 제작을 받으며 사대부 및 유학자, 부부, 여인까지 신분과 성별의 제한을 두지 않고 다양하고 폭넓은 대상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여인상>은 남녀유별이 엄격하던 조선시대에 여성을 초상화의 독립적인 주인공으로 등장시킨 사례로 미술사적 의미가 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