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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최근배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최근배

최근배, 만세, 1945, 종이에 색; 2폭 병풍, 166×84.7(×2)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한국 근대미술의 대가로 알려진 최근배(함경북도 명천, 1910-1978)는 1931년 일본 동경미술학교 회화과에 입학하였습니다. 그는 입학 후 서양화를 공부하였으나, 3학년 재학 중 일본화로 전공을 바꾸어 수묵채색화를 집중적으로 배우기 시작하였습니다. 졸업 후 1936년 귀국하여 조선미술전람회를 중심으로 활동하였으며 해방 후 조선미술전람회가 중단되자 교직생활에 전념하였습니다.

 

최근배의 작업은 화풍에 따라 크게 세 시기로 구분됩니다. 작가는 작업 초기 조선미술전람회에 참여하며 채색인물화를 주로 제작하였습니다. 1940년대 중후반 잠시 작업 활동을 중단했던 그는 한국전쟁 후 스케치 여행을 다니며 한국의 아름다운 경치를 담은 풍경화를 제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는 해방 후의 사회적 분위기를 인식한 결과이자 일본색이 짙은 이전의 화풍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작가의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1960년대 후반부터는 전통 수묵화를 기반으로 색점을 사용하여 자연을 묘사하는 새로운 기법의 작업을 진행하였습니다.

 

채색인물화 <만세>(1945)는 섬세하고 부드러운 최근배의 초기 화풍이 잘 드러납니다. 화려한 색채와 인물의 사실적인 묘사, 텅 빈 배경 등 일본 화풍을 기반으로 그려졌으나, 광복을 주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입니다. 해방되던 해의 가족의 모습을 담은 본 작품은 해방을 기념하며 남긴 작가의 가족사진을 바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화면 중앙에 한복을 입은 작가의 일본인 아내와 그 좌우로 태극기를 든 두 아들이 등장합니다. 만세 자세로 태극기를 높이 든 둘째 아들의 모습을 통해 해방의 기쁨과 당시 사회적 분위기를 엿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