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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함경아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함경아

함경아, 불편한 속삭임, 바늘 나라 / SMS시리즈 , 위장무늬 / 밝게 웃자 C 01-01-03, 2014-2015, 북한 손자수, 면 천 위에 실크사, 중간자, 밀수, 암호, 뇌물, 긴장감, 근심, 검열, 이데올로기, 나무 프레임, 146×147cm, 국제갤러리 소장

 

 

함경아(서울, 1966-)는 1989년 서울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한 후 미국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 대학원에서 순수예술을 전공하였습니다. 귀국 후 1999년 대안공간 루프에서 열린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 MKG(독일, 함부르크), inIVA(영국, 런던) 등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함경아는 현재 우리가 살아가는 동시대를 관찰하고,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추적하는 작가입니다. 그는 설치, 조각, 사진 등 다양한 매체의 작업을 통해 사회에서 금기시되는 것들에 도전하며, 감춰진 모순과 균열을 은유적으로 드러냅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군부독재정권의 전직 대통령 사저에서 나온 가구와 집기류 등의 폐기물을 모아 거대한 설치로 제작한 <오데사의 계단>(2008)과 해외 약탈 문화재와 대형 박물관을 비판하는 <뮤지엄 디스플레이>(2000-2010) 등이 있습니다.

 

2008년부터 진행되어 온 함경아의 ‘자수 회화’ 시리즈는 북한 자수가들의 협업으로 진행됩니다. 작가는 직접 그리거나 수집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밑그림을 제작한 디지털 프린트를 제3국을 통해 북한으로 전달합니다. 이후 북한 자수가들의 손자수를 새긴 작품은 약 1여 년이 지나 다시 한국의 작가에게 돌아오거나 돌아오지 않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전달자들과 북한 자수가들은 밑그림 혹은 완성된 자수 회화를 볼 수밖에 없습니다. 특히 북한 자수가들은 수를 놓는 과정에서 작가가 밑그림에 숨겨놓은 이데올로기적 메시지와 이미지를 자수가 완성될 때까지 한동안 마주하게 됩니다. 작가는 이 같은 자수 회화 작업에 대해 “이데올로기적 장벽을 뛰어넘는 소통의 시도“라고 말합니다. 함께할 수 없는 두 집단이 하나 되어 제작한 작품은 남북 분단의 현실과 그 경계에 놓인 수많은 사람들의 초상을 추상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