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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박상옥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박상옥

박상옥, 후방의 아해들, 1958, 캔버스에 유채, 65×90cm, 국립현대미술관 소장

 

 

화가이자 교사로 활동한 박상옥(서울, 1915-1968)은 고교 재학 중 제14회 조선미술전람회에 <풍경>(1935)을 출품하여 입선하는 등 일찍이 그림에 소질을 보였습니다. 1939년 작가는 일본제국미술학교 사범과에 입학하였으며, 이후 조선미술전람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를 중심으로 활동하였습니다.

 

박상옥의 작업은 크게 해방 전과 해방 후 두 시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해방 전 작가는 일본 서양화의 영향을 받은 아카데믹한 화풍의 풍경화와 정물화를 주로 제작하였습니다. 이 시기 대표적인 작품으로 <정물>(1934)과 <소녀입상>(1936)을 볼 수 있습니다. 그의 초기작이 자연에 대한 관조적인 태도를 보여준다면, 해방 이후의 작업은 생동감 있는 일상 속 한 장면을 포착합니다.

 

<후방의 아해들>(1958)은 박상옥의 대표적인 후기작 중 하나로 어느 한옥집 대문을 배경으로 씨름을 하는 두 소년과 이를 둘러싼 다섯 명의 아이가 등장합니다. 작가는 한복, 한옥, 씨름의 모티브를 통해 아이들이 놀고 있는 한가로운 일상의 정경을 한국적인 분위기로 묘사하였습니다. 대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북진통일(北進統一)’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는데, 이는 전후 1950년대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화면 전반에 사용된 황토빛의 색채에서 한국적 서정성이 드러나며 일상의 단면을 토속적이고 목가적인 분위기로 담아내고자 했던 작가의 향토주의적1) 태도를 엿볼 수 있습니다.

 

1) 향토색/향토주의: 향토색이란 고향의 정취나 특색을 의미하는 말로 고향에 대한 애착 등 서정적인 정서를 담고 있습니다. 흔히 미술에서 한국적이고 풍속적인 분위기를 묘사할 때 사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