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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박수근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박수근

박수근, 노상, 1960년대, 메소나이트에 유채, 27.9×12.4cm, 가나문화재단 소장

박수근, 소금장수, 1956, 하드보드에 유채, 34.5×25cm, 가나문화재단 소장

 

 

박수근(강원도 양구, 1914-1965)은 3남 3녀 중 맏아들로 태어나, 집안 환경이 어려워 보통학교(현 초등학교)밖에 졸업하지 못하였습니다. 비록 전문적인 교육을 받지 못하였지만 독학으로 자신만의 화법을 연구하였고, 1932년 제11회 조선미술전람회에 수채화 <봄이 오다>로 첫 입선하며 화단에 데뷔하였습니다.

 

그는 서민들의 소박한 생활상을 진솔하게 담아낸 한국의 대표적인 서민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그는 서민들의 일상을 거친 화강암이 연상되는 독특한 마티에르 및 황갈색과 회갈색 그리고 검은 선을 주로 사용하여 독창적이면서도 한국적인 화풍을 구축하였습니다. 나아가 대상에 대한 단순한 묘사는 화면을 이루는 독특한 질감과 어우러져 소박하면서도 온화한 정취를 전달합니다. 대표작으로는 <빨래터>(1950년대), <나무와 두 여인>(1962년), <아기 업은 소녀>(1962년) 등이 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많은 젊은이들이 희생되었고 여성들은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습니다. <소금장수>(1956)와 <노상>(1960년대)은 장사를 하는 여인의 모습을 주인공으로 표현한 작품입니다. <소금장수> 작품 속 턱을 괴고 앉아 고뇌에 빠진 듯 무표정한 여인의 얼굴에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무거움이 느껴집니다. 이 작품은 한국인들이 겪어야 했던 어려운 시기의 각박한 현실과 동시에 그것을 감내해야 했던 그 시대 서민들의 고된 삶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노상>은 1960년대부터 제작된 연작으로 작품 속 한 여인은 물건을 팔러 나와 앉아 있고, 맞은편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어깨동무를 하며 걸어가고 있는 모습을 그렸습니다. 작가는 이러한 상반된 상황을 통해 노상에서 물건을 파는 어느 여인의 고된 하루를 극명히 보여줍니다. 이렇듯 1950년대 이후 박수근의 주요 소재는 서민들의 일상 모습으로 서민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느낄 수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