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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백락종
2023-10-18
《보통 사람들의 찬란한 역사》백락종

백락종, 나룻배, 1957, 캔버스에 유채, 97×162cm, 개인소장

 

 

백락종(대구, 1920-2003)는 서민의 삶을 그려낸 화가로, 본명은 백종호입니다. 작가는 1941년 시나가와 사진전문학교 본과를 수료한 뒤, 1949년 서울 대원화랑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작업 활동을 전개하였습니다.

 

백락종은 소박한 일상을 담은 회화를 주로 제작한 작가입니다. 그는 빨랫터의 여인들과 마을의 정경 등 향토색이 짙은 소재에 주목하였으며, 향토에 대한 애정을 바탕으로 1959년 동생 백태호, 민영식, 라재수와 함께 황토회1)를 결성하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직접 한지 캔버스를 개발하여 사용하는 등 회화에 있어 매체와 질감의 중요성을 강조하였습니다. 독특한 질감의 화면과 단순한 색채, 간결한 묘사는 백락종의 작품 전반에서 드러나는 특징입니다.

 

<나룻배>(1957)는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사람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대구에는 낙동강 곳곳에 달성, 고령 등 마을과 마을을 이어주는 나루터가 존재했습니다. 1940년대 초반 달성군청에서 근무했던 백락종이 나루터에 오가는 배를 보고 그린 것으로 추정됩니다. 노를 젓는 사공 뒤로 아이를 업고 머리에 과일을 이고 있는 여인, 물동이를 지고 있는 아이, 물건을 파는 장사꾼 등 다양한 인물 군상이 등장합니다. 사실적이고 생생한 인물의 행위 묘사에서 작가의 예리한 관찰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작가는 표정 등 인물의 세부 묘사를 생략한 채 최소한의 색만을 사용하여 단순하게 묘사함으로써 화면 속 인물들의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전달하였습니다.

 
 

1)황토회: 1959년 백락종, 백태호, 민영식, 라재수가 대구에서 결정한 미술 단체로, 흙의 색인 황토빛이 향토를 상징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여기서 향토란 고향을 의미하는 말로, 한국적이고 서정적인 정서를 내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