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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경남도립미술관, 《도큐멘타 경남 II – 형평의 저울》개최
2022-08-26

경남도립미술관,

도큐멘타 경남 II 형평의 저울개최

 

- 715일부터 102일까지, 미술관 2층 전시실

- 1923년 경남 진주에서 시작된 백정해방운동인 형평운동 조명

- 형평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그 정신을 계승하고 있는 현재의 활동을 소개

- 2022년 현재 형평의 정신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세 명의 작가를 통해 들여다 봄

 

경남도립미술관(관장 김종원)은 오는 7월 15일부터 10월 2일까지 미술관 2층 전시실에서《도큐멘타 경남 II – 형평의 저울》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도큐멘타 경남 II – 형평의 저울》은 100년 전 경남 진주에서 시작된 형평운동을 조명하고 그 정신을 예술로 공유하는 아카이브형 전시이면서 동시대미술기획전이다.

 

1923년 4월 25일 진주 대안동 진주청년회관에서 80여 명의 백정들과 지역 활동가들이 모여 ‘형평사(衡平社)’를 창립한다. 형평사는 저울(衡)처럼 평등한(平) 사회를 만들자는 단체(社)를 뜻한다. 1894년 갑오개혁을 통해 제도적으로는 모든 사람이 평등한 세상이 열렸지만 실질적으로는 여전히 불평등한 세상이었다.

 

그 중에서도 백정은 가장 천하디 천한 신분이라 노동자와 농민들에게도 차별과 혐오를 받는 대상이었다. 그래서 형평사는 주지(主旨)를 통해 백정에 대한 차별과 억압을 없애고 공평(公平)과 애정을 사회와 사람의 바탕이라 선언한다.

 

전시는 ‘형평운동의 역사’와 그 정신을 이어 활동하고 있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 그리고 백정의 아픈 삶을 ‘예술’로 담아낸 문학, 삽화, 영화 등을 소개하는 아카이브형 전시로 시작된다.

 

첫 번째 섹션은 100년 전 형평운동의 시작을 다루고 있다. 1923년 4월 25일 진주청년회관에서 형평사가 창립하면서 선포된 ‘형평사주지문’과 ‘조선형평사 선언 강령 규약’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형평사 전국대회 포스터(6회, 7회, 8회) 이미지를 볼 수 있다. 형평사에서는 자체적으로 잡지를 만들기도 했는데 1929년 창간된 『정진(正進)』의 내용도 디지털 파일로 확인 가능하다.

 

두 번째 섹션은 현재 진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형평운동기념사업회’의 활동 내역을 정리한 아카이브 방이다. 형평운동기념사업회는 일반적인 기념사업회와는 달리 형평의 정신을 지금 우리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있다. 2003년부터 장애인 인권운동을 시작해 진주지역 초등학교 편의시설 실태조사를 하고 장애인식 개선프로그램을 개발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백정을 주제로 한 문학 및 삽화, 그리고 영화 관련 자료를 소개한다. 백정을 다루는 가장 오래된 소설로는 1925년 《개벽》에 실린 홍사용의 <봉화가 켜질 때〉와 1927년에 《조선지광》에 발표된 조명희의 〈낙동강〉이 꼽힌다. 원본은 아니지만 두 소설의 첫 발행 잡지의 영인본을 만날 수 있다. 영화로도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성구 감독의 영화 〈일월〉(1967)은 1962년부터 《현대문학》에 연재된 황순원의 장편소설 <일월>을 원본으로 하고 있다.

 

두 번째 전시실에서는 ‘형평’을 주제로 한 기획전으로 권은비, 서평주, 최수환 작가의 신작을 만나볼 수 있다. 작가들은 형평운동의 발상지인 진주를 답사했다.

 

형평사 창립대회가 열린 진주청년회관 자리를 시작으로 형평사 창립 축하식이 열렸다는 진주좌(메가박스 진주점)와 진주교회 등을 둘러봤다. 마침 시간이 허락해 형평운동의 아버지라 불리는 강상호 선생의 묘소도 가볼 수 있었다.

 

현장을 둘러본 작가들은 왠지 과거 백정의 상황이 그랬던 것처럼 지금 형평운동에 대한 기억이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채 흘러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서일까. 권은비, 서평주, 최수환의 신작은 모두 과거 백정의 아픔을 현재의 어떤 아픔과 연결하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있다. 100년 전과 지금 우리는 엄청나게 다른 세상에 살고 있지만 소외, 차별, 혐오는 끈질기게 우리 주변을 맴돌고 있다.

형평운동을 들여다보면 2022년 지금 여기 우리 삶을 생각하게 되는데, 자연스레 소수자와 약자에 대한 차별이 연결된다. 특히 요즘은 장애인 이동권이 쟁점화 되면서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장애인에 대한 차별과 혐오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지난 100년간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차별과 혐오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이 보도자료와 관련하여 보다 자세한 내용이나 취재를 원하시면 도립미술관 운영과 김재환 학예연구사(055-254-4633)에게 연락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