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연정(居然亭)은 경남 함양군 서하면 봉전리, 황석산 아래 화림동 계곡에 자리한 멋진 정자이다. 1872년 진사 전재학과 전민진 등이 선조를 추모하기 위해 지었다. 그리 연륜이 깊은 정자는 아니지만, 화림동계곡과 잘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같은 정자이다.
거연정의 특징은 계곡 가에 자리하지 않고 계곡 안으로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화림동 계곡이 이 거연정에 이르러 계곡 중앙에 큰 바위에 막혀 물줄기가 둘로 갈라지는데, 그 계곡 중앙의 바위 위에 자리한 정자가 거연정이다. 이런 까닭으로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말했던 것처럼 거연정은 계곡의 풍경을 바라보는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니라 풍경 안으로 과감하게 들어가 있어 정자 자체가 한 폭의 그림이 되는 것이다. 그래서 누각에 올라 주변 계곡의 풍치를 바라보는 것보다 멀찌감치 떨어져서 거연정의 풍치를 바라보는 것이 오히려 더 운치 있다.
거연정으로 가려면 다리를 건너 들어가야 한다. 거연정으로 들어가는 다리인 화림교(花林橋)는 아치형의 운치있는 형태를 하고 있지만 철다리인 것이 좀 아쉽다.
거연정 100m 아래 계곡에는 조선 성종 때 대학자 정여창을 추모하기 위해 1802년에 세운 군자정(君子亭)이란 정자가 있다. 선비들이 계곡을 끼고 앉아 시문을 주고 받았음직한 군자정은 물가 너럭바위 위에 사뿐히 올라앉아 있는 정면 3칸, 측면 2칸짜리의 조촐한 누각으로, 거연정의 풍류를 관조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기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다.
거연정 저작물은 자유이용을 불가합니다.
최종수정일 : 2018-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