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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100년 인생쯤이야 거뜬하지~!

 

전체 인구 중 노인인구가 39%를 차지하는 의령군은 산지가 많아 공기 좋기로 소문난 지역이다.

의령군에는 유독 장수 어르신이 많다. 의령군이 70세 이상 노인에게 이·미용·목욕비를 지원하고80세 이상 노인과 3대가 함께 생활하는 가정에는 효도장려금을 지원하는 등 차별화된 노인복지정책도 한몫했겠다.

최근 대통령으로부터 장수의 상징, 청려장(靑藜杖)을 받은 3명의 100세 어르신을 직접 만나 뵈었다.

백지혜  사진 유근종



한평생 곁에서 말벗 되어준 아내 덕분이지 싶어

정대호 어르신

11월 중순, 취재진이 처음 찾아간 곳은 의령군 부림면의 정대호 어르신 댁이었다. 마당에 있는 땔감조차 흐트러짐 없는 모습을 보아하니 자기관리가 투철한 분임이 틀림없었다. 아니나 다를까. 단 하루도 세끼를 거른 적이 없다며 건강관리에도 자신 있어 하는 어르신이다.

6·25 전쟁에 참전한 경험부터 차근차근 인생사를 풀어내는 긴 대화가 이어졌다. 어르신 옆을 꼭 지키고 계셨던 분은 아내 김 달이(98) 어르신. 어르신은 함께 보낸 세월을 되짚어 보는 듯 남편이 미처 다 설명 못하고 빠뜨렸다싶은 사연은 옆구리를 찌르며 알려주시곤 했다. 주고받는 대화가 어찌나 정겨운지 보기만 해도 흐뭇해졌다.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아내의 손을 덥석 잡아끄신다. 두 분의 금슬을 한껏 자랑하시는 정대호 어르신이다. 상남자가 따로 없다. 한평생 22녀를 키워내며 서로 의지하고 살았던 세월이 한 낮 꿈같을 터. 어르신의 장수 비결은 아마도 곁에 있는 아내와의 살가운 애정 덕분이 아닐까.

 

 

자기 복과 명은 다 타고나는 기라

변말선 어르신

이어서 10여 분 떨어진 부림면 손오리 변말선 어르신 댁을 찾았다.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눈에 띈 건, 거실 한쪽 벽에 커다랗게 걸린 100세 생신 기념사진. 어르신은 어여쁜 족두리에 조선시대 예복인 녹당의를 곱게 차려입고 아들딸과 손자들 사이에서 환하게 웃고 계셨다.

변말선 어르신은 경남도 지역사회 통합 돌봄 사업 대상자로 지역 주민들과 가까이 사는 자녀의 살뜰한 돌봄을 받고 계셨다. 지금껏 자신의 무병장수는 주위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 덕분이라며, 매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고 하셨다. 실제로 3년 전 교통사고로 병원에 갔던 것 외에는 드시는 약이 하나도 없을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계신다고. 오래 살 수 있는 비결이 뭐냐고 여쭸다. 고민 하나 없이 툭 내뱉은 한 마디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그런 게 어딨노. 다 자기 복, 자기 명은 타고나는 기지!”

 

 

적게 먹고, 부지런히 움직여야 해

여태엽 어르신

 

마지막으로 도착한 곳은 칠곡면 죽공마을 여태엽 어르신 댁. 취재진이 사진 좀 찍자고 하니까 방안에서 멋스러운 모자를 쓰고 나오셨다. 아직도 농사일이 거뜬하시다는 어르신은 뇌출혈로 쓰러졌던 80세 이후로는 단 한 번도 병원에 간 적이 없다고 하셨다. , 담배를 멀리한 것도 그때부터였다고. 지금은 매일 규칙적인 생활로 콩, , , 배추 할 것 없이 600평 밭일도 도맡아 해내신단다. 어떻게 그게 가능하냐고 여쭸더니, 근력 유지를 위해 고기는 꼭 챙겨 드신다며 일반적인 상식과는 다른 대답으로 한바탕 웃음꽃을 피우기도 했다.

어르신은 가리지 않고 먹고, 적게 먹고, 계속 움직여야 한다며 인터뷰 도중에도 수확한 농작물을 정리하셨다. 생활에서 묻어나는 내공을 눈으로 확인한 순간, 여태엽 어르신의 장수 비결은 바로 부지런함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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