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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경남유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함양 남계서원'

성리학을 공부하고 성현들의 위패를 모시는 남계서원(灆溪書院·사적 제499). 지역 유림들의 자발적 노력으로 완성되어 지난 2019년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도 지정된 남계서원을 찾았다.

배해귀  사진 김정민

 

 

 

일두 정여창 선생의 학문과 덕행 기리기 위해 설립

선비의 고장 함양은 예로부터 좌안동, 우함양이라고 일컬어졌다. 서울에서 봤을 때 왼쪽은 안동, 오른쪽에는 함양이라는 뜻으로 즉, 조선시대 경북 안동과 경남 함양에는 빼어난 유학자가 많았다는 말을 이렇게 여섯 글자로 함축했. 특히 우함양이라는 호칭의 기틀을 잡았던 이가 바로 일두 정여창(一蠹 鄭汝昌·1450~1504)선생이다.

함양이 고향인 일두 정여창 선생은 조선시대 성리학을 이끈 유학자를 일컫는 동방5중 한 사람이었어요. 남계서원은 정여창 선생이 타계한 후 그의 학문과 사상을 계승하는 데 뜻을 둔 유림들이 주도하여 1552년도에 건립되었습니다.”

탁 트인 전망을 앞에 두고 뒤로는 병풍처럼 서있는 소나무 숲에 둘러싸인 약 6000평 남짓한 남계서원 앞에서 노유연 문화관광해설사가 말했다

그의 설명처럼 남계서원은 지역 내 유림이 쌀과 곡식 등 필요한 재원을 충당하고, 당시 함양 군수였던 서구연의 지원을 받아 짓기 시작했다. 그러나 흉년과 군수의 부재, 후임 군수들의 무관심 등으로 완공되기까지 12년이 걸렸다. 이후 조선 명종 21(1566)에서야 서원 앞에 흐르는 시내 이름을 딴 남계라는 사액(賜額·임금이 사당·서원·누문 등 이름을 지어줌)을 받았다.

 

 

전학후묘의 독창적인 배치 양식이 큰 특징

남계서원에 들어가려면 서원 입구의 하마비(下馬碑)와 홍살문(紅箭門)을 거쳐야 한다. 신성한 영역임을 알려 옷매무새와 마음가짐을 단정히 하라고 알리는 역할이란다.

하마비는 이곳은 성현이 계시는 곳이니 신분의 상하를 막론하고 말에서 내리라는 뜻입니다. 또 붉은색으로 칠해져 있는 홍살문은 주술적 의미가 있어요. 바로 귀신 잡귀는 접근하지 말라는 뜻이죠.”

옛 선조들이 남계서원을 얼마나 신성하게 생각했는지 다시금 깨달으며 서원 입구로 몇 발짝 더 들어섰다. 서원은 정문이 따로 설치되어 있지 않고 풍영루(風詠樓)가 누문으로서 정문의 역할을 겸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유생들이 손님을 맞이하고, 때론 공부하다가 지치면 쉬는 공간(유식 공간)이 되기도 했어요.”

이어 도착한 명성당 앞에서 노 해설사는 남계서원의 가장 큰 특징이 있다고 강조했다. 바로 전학후묘(前學後廟)’ 배치 양식으로 개암 강익(1523~1567) 선생의 주도로 건립됐다. 학문을 닦고 연구하는 공간인 강학공간은 앞에, 제사를 지내는 사당은 뒤에 배치되어 있는 것이다. 남계서원은 한국 서원 건축의 전형적인 배치 양식을 처음으로 도입해 이후 건립되는 서원들의 기준이 되기도 했다. 이어 유생들이 거처하며 생활하던 양정재와 보인재, 그리고 경과 논을 연구하며 학습하는 명성당 옆을 지나 계단을 오르니 어느새 제향공간인 사당이 나타났다. 그곳에는 일두 정여창 선생을 비롯하여 강익과 정온의 위패가 모셔져 있으며, 매년 음력 2월과 8월 중정일(中丁日)에는 춘추 향사를 지낸다.

 

 

민간주도 가치 인정2019년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지난 201976일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The World Heritage Committee)는 함양 남계서원을 유네스코 세계유산 목록에 최종 등재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670여 개 서원 가운데 대표적인 9개 서원(소수서원·남계서원·옥산서원·도산서원·필암서원·도동서원·병산서원·무성서원·돈암서원)만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9개 서원은 한국의 성리학과 관련된 문화적 전통의 증거이자, 성리학 개념이 한국의 여건에 맞게 변화하는 역사적 과정을 잘 보여준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더불어 9개 서원 모두 제향 의례가 서원 창립부터 현재까지 완전하게 전승되어 왔다.

남계서원은 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형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큰 가치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존상태도 뛰어나며 관리도 잘 되어 있었던 덕분도 크고요. 무엇보다 경남에서는 유일하게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서원이란 점이 자부심이 큽니다.”

 

 

함양 남계서원

위치  함양군 수동면 남계서원길 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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