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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이맛!

[음~ 이맛!]왕의 입맛 사로잡은 봄철 진미, 웅어회와 도다리쑥국

 



눈길 닿는 곳, 발길 머무는 곳마다 꽃 천지. 봄이 절정에 다다랐다. 잎새달인 4월 제철 별미로 봄기운 한가득 식탁에 퍼뜨리길 제안한다웅어와 도다리 입질 쑥~, 창녕의 봄이 맛있어지는 시간이다.

김미영   사진 김정민   동영상 이솔희



2대째 53년간 맛과 정성 이어

창녕대표향토음식점으로 지정된 물망초횟집에는 2대째 53년간 맛과 정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숙이 대표가 있다. 벽면 액자 속에는 가게를 배경 삼은 유년 시절 김 대표의 모습과 당시 유명 배우도 보였다.

부곡 하와이 인기가 대단했지요. 내로라하는 정치인, 배우들도 많이 찾아왔고요. 지금은 창녕을 찾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라며 진한 추억과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래도 50여 년 세월이 어디 가랴. 봄철 진미 웅어회와 도다리쑥국을 먹기 위해 찾는 단골들이 꽤 있다고 한다.

웅어는 백제 의자왕이 즐겨 먹었고, 조선시대에는 웅어를 잡아 진상하던 위어소(葦魚所)’라는 관청도 있었어요. 또 뭐니 뭐니 해도 봄철 도다리와 쑥은 환상궁합이지요.”재료 준비 중에도 웅어와 도다리쑥국 자랑은 계속된다.

 


봄철 임금님 수라상의 왕() ‘웅어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하구에만 사는 귀한 웅어는 낙동강과 강화도가 대표 산지다. 김 대표가 웅어 머리에 임금 왕() 자를 찾아보라는데 보일 듯 말 듯. 아무튼 임금님 수라상에 올리기 위해 일반인의 섭취를 금할 정도로 귀하게 여긴 물고기라는 얘기다. 은빛 비늘을 벗기자 이내 금빛으로 탈바꿈하는 웅어. 그래서인지 복을 먹는다며 중국에서도 인기 만점이란다. 50년 내공 김 대표의 칼질에 크으~’하고 감탄사가 절로 난다.

엄마 하는 거 보고 저절로 배웠지. 이제는 칼 넣으면 딱 회가 떠지고 자동으로 썰린다니까요.”

잔뼈가 있는 웅어는 모양내서 썰기보다 막 썰어 담아낸다. 속살은 부위에 따라 흰색과 연분홍색이 교차한다. 기름기가 많지만 담백하고 칼슘, , 철분 등의 무기질이 풍부하다. 비타민 A의 함량도 높아 무기질과 비타민의 좋은 공급원으로 꼽힌다. 3~4월 두 달간 최고의 맛을 자랑하는 웅어! 그 맛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커진다.

 


싱싱한 도다리와 봄 쑥의 환상 조합

김 대표의 도다리쑥국을 배워보기로 했다. 맛국물을 내지 않고 맹물에 무와 파를 넣어준다. 물이 끓는 동안 도다리를 손질해 큼직하게 토막 내고, 거문도 쑥을 숭덩숭덩 썰어둔다.

의외로 재료 준비가 단출하다. 물이 끓으면 도다리를 넣어 깊은 육수 맛이 우러나게 한소끔 끓여준다. 또 한소끔 끓으면 막판에 쑥을 넣고 소금으로 마무리 한다.

어떤 화학조미료도 넣지 않고 된장도 안 풀어요. 5년 이상 간수된 소금으로만 간을 맞춰요.” 김 대표는 싱싱한 도다리와 봄 쑥이 알아서 맛을 내니까 그 맛을 해치지 말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다진 고추와 마늘은 개인 취향에 따라 곁들이면 된다.

맛집 최고 비법은 항상 재료 본연의 맛이었다. 어느새 쑥 향이 코끝을 스치며 침샘을 자극한다.

 

 

입질 쑥~, 창녕의 봄이 맛있어지는 시간

웅어회와 도다리쑥국 한 상 차림이 완성됐다. 원래는 웅어회를 다 먹고 도다리쑥국이 따로 나오는데 사진 촬영을 위해 함께 준비해주셨다도다리쑥국을 한술 뜨자 따뜻한 어탕 국물과 진한 쑥 향이 함께 밀려온다. 도다리 살은 어쩜 그렇게 부드러운지. 살점이 녹아들면서 포슬포슬한 식감도 놓치지 않았다. 도다리와 쑥의 대결은 55 박빙의 승부다. 고단백 저칼로리 생선 도다리, 혈액순환과 부인병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쑥의 조합이 우리 몸에 봄을 가득 채워줄 것만 같다.

웅어의 입질에 젓가락이 절로 춤춘다. 잔가시 걱정을 했는데 뼈가 부드럽고 씹을수록 고소하다. 무엇보다 초고추장의 맛이 새콤달콤 감칠맛 난다. 콩가루가 들어간다는 것 외에는 비법을 알려주시지 않아 못내 아쉽다. 먹는 방법 따위가 무슨 소용. 초고추장에 찍어 먹고, 비벼 먹고, 쌈 싸서 먹는 등 개인 취향에 따라 다양하게 먹으면 그만이지.

임금님 수라상 부럽지 않은 지금, 바로 창녕의 봄이 맛있어지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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