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이 체감하는 2020년 최고의 도정 혁신은 무엇일까?
2020년 ‘혁신 및 적극행정 우수사례 도 통합 경진대회’ <혁신부문>에서 경남도와 시군 최우수상의 영예를 안은 두 사례를 소개한다.
“청년 눈높이에 딱 이에요, 오래오래 살고 싶어요.”
경남형 청년주택 ‘거북이집’ (건축주택과)
벌써 1년, 청년 공유주택인 창원 ‘거북이집 1호’에 사람 냄새가 나기 시작한 시간이다. 새집 냄새는 이제 청년들의 풋풋한 냄새로 바뀌었다. 지난달에는 김해에 ‘거북이집 2호’도 문을 열었다. 거북이집에서 1년 살아본 청년들은 소감은 어떨까? 솔직담백한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월세 7~13만 원 경제적으로 큰 도움…안전하고 사생활 보장
퇴근 시간이 되자 거북이집 창문에 하나씩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거실에 널어놓은 빨래가 어쩐지 정겹다. 바쁘게 살아가는구나 느껴진다.
막 퇴근한 박현용(26) 씨가 취재진을 반가이 맞아주었다. 지난해 6월 거북이집에 둥지를 튼 뒤 지금껏 101호를 지키고 있다. “전에는 월세 40만 원짜리 원룸에 살았어요. 집세 내면 한 달이 빠듯했죠”라며 거실이 있는 집으로 오니 마음까지 넉넉해졌단다. “지금은 월 7만 원만 내면 되니까, 저축도 꽤 많이 했어요”라며 웃었다.
이지현(28) 씨는 2층에 살고 있다. “무엇보다 깔끔해서 좋아요. 부모님이 더 좋아 하세요”라며 “아무래도 여자라 혼자 살았다면 걱정하셨을 것”이라고 했다. “공동생활이지만 방마다 도어락이 설치돼 개인생활은 지켜주니 너무 만족한다”고 했다.
“주거비 걱정 없는 거북이집 감사…더 지어주세요”
거북이집 1호에는 7명의 청년이 있다. 1층에 남자 3명, 2층 2실에 여자 4명이 산다.
그들이 1년간 살아보고 전하는 목소리는 공통적이다. 살다보면 불편해 떠나는 경우가 있게 마련이지만 거북이집 청년들은 떠날 마음이 없다는 것. 초기 입주자 전원이 지금까지 살고 있다. 현용 씨와 지현 씨도 임대기간 6년을 다 채울 거라고 했다. 앞으로 더 많은 거북이집이 생겨서 주거비 걱정 없는 경남 청년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월 7만~13만 원으로 시세 대비 반 이상 저렴하면서도 편의시설을 다 갖춘 곳은 찾기 어렵다. 입주 1년, 입주자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86% 이상이 ‘만족 한다’로 답했으며, 주거비 절약을 1순위로 꼽았다.
청년과 함께 만들고,
청년이 돌아오는 맞춤형 청년주택
‘거북이집’이란 크고 호화로운 집은 아니지만, 거북이처럼 1인 1주택을 가질 수 있도록 경남도에서 추진하고 있는 청년주택을 말한다. 아직은 느린 걸음으로 가고 있지만, 언젠가는 토끼를 넘어설 수 있다는 희망으로 청년 주거지원 정책을 꾸준히 펼쳐 나가겠다는 경남도의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거북이집 1호’를 건립할 당시 이곳에서 살아갈 청년들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공간배치·필요공유시설·집기 구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조언했고, 경남도는 이를 적극 반영했다. 김해 거북이집 2호도 설계부터 공사까지 지역의 청년들이 함께 참여했다. 연내에 입주 예정인 고성 3호(4가구), 사천 4호(12가구)도 청년들과 청년건축가가 공간 기획 단계부터 함께 참여하고 있다.
‘거북이집’은 만 19세에서 39세까지 취업준비생과 청년, 사회초년생이면 입주할 수 있다. 창원 ‘거북이집’ 운영을 맡고 있는 경남개발공사는 분기별로 화재시설과 하자점검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
입주문의 055)269-8362
글 이지언 사진 김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