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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특집·기획]청년이 살아야 경남이 산다

‘청년인구 사수’ 5개년 정책 등 추진


 

청년 A씨는 수도권에서 대학을 다녔다. 대학 진학 당시만 해도 A씨는 졸업하면 고향(경남)으로 내려와 부모님과 함께 살리라고 다짐했다. 부모님도 그러기를 원했지만 A씨는 그 꿈을 접고 수도권에 남았다. 높은 물가에, 원하는 전세방 하나 구하는 것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힘든 수도권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적어도 수도권에는 인문학 전공자인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군이 다양해서였다. 경남에서 직업을 구할 수 있다면 언제라도 부모님 곁으로 돌아오고 싶다. 하지만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경남에서 학업을 마친 고교시절 친구 B, C까지도 경남을 떠난다고 했기 때문이다.

 

 

경남 청년 200185만 명, 202058만 명

청년(19~34)들이 떠나고 있다. 자신이 살고 있던 지역을 떠나 수도권 등으로 향하는 건 비단 경남만의 상황은 아니다. 통계청(전 시도별 기간별 청년인구 증감량 조사·2020)에 따르면 세종과 경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청년이 떠나고 있었다. “자식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공공연할 정도로 수십 년 전부터 계속된 현상이다. 더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더 나은 직장을 구하기 위해 지역을 떠나는 현상을 당연시한 적도 있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들어 상황은 매우 악화됐다. 수도권은 갈수록 비대해지고 지역은 사람이 줄어 소멸 현상까지 걱정해야 하는 지경이 됐다. 때문에 경남도는 더 이상 이를 좌시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청년이 머무르고, 청년이 찾아오는 지역을 만들어나가기로 했다. ‘부울경 메가시티추진을 하는 것도 그래서다. 큰 틀에서 메가시티를 추진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왜 청년들이 빠져나가는지 원인을 짚고, 전문가와 청년의 목소리를 들으며 대책을 세우고 있다. 민선 7기 도정핵심 키워드는 청년이 됐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올해 1월 출범한 경남도정자문위원회 청년분과 소속 전문가 의견을 수시로 경청하고 청년 관련 정책을 챙기고 있다. 지난 4월 말부터는 청년인구 유출 제로를 목표로 한 5개년 계획이 수립·추진되고 있다.

 


 

일자리, 교육 등 이유로 떠나청년인구 사수절체절명의 과제

경남연구원이 지난 4월 낸 경남 청년인구 유출과 청년 일자리 문제 진단자료에 의하면 경남 청년인구는 200185만여 명에 육박했으나 202058만 명 수준으로 급락했다. 경남 경제상황이 좋았던 2008~20092년 정도를 제외하면 언제나 전입인구보다는 전출인구가 조금씩 더 많았던 편이지만 2016년부터 전출이 더 가속화했다.

2015년의 경우 전입인구보다 전출인구가 3655명 많았는데, 20167052명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그러더니 2018년엔 11763명으로 늘었고, 2020년엔 18919명이 됐다. 5년 사이 6배 이상 많은 청년들이 경남을 빠져나간 것이다. <1 참조>



 

청년들이 빠져나가는 이유로는 일자리, 교육 순이었다(2020 청년 실태조사, 경남연구원). 순이동 내용을 보면 2015년엔 교육적인 이유가 다소 높았으나(직업 3793, 교육 4511), 2020년에는 직업(-15357)이 교육(-7563)을 크게 앞질렀다.

일자리도 단순히 직업 자체를 구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경남의 직장이 경제적 보상 측면에서 약하고, 적성·흥미 부분에서도 오늘날 청년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분석이다.

고용의 안정성,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도 중요한 이유로 꼽혔다. 직업, 교육, 주택, 주거환경, 기타 등 다양한 사유로 경남으로 들어오는 인구보다 떠나는 인구가 많은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가족적인 이유와 자연환경 때문에 전출보다 전입인구가 다소 많은 점이다. 향후 청년인구 늘리기 정책 수립에 세밀하게 참고할 만하다. <2 참조>

 


 

 

 

인재교육, 양질 일자리 조성청년이 머물고 행복한 경남 만들겠다

경남도는 경남 청년이 지역에 머물고, 또 지역으로 청년들이 찾아오는 경남을 만들어나가기 위해 일자리, 교육, 주거, 복지, 문화 등 분야별 대응방안을 수립해 다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된 분야도 있다.

우선, 인재 양성과 유출 방지에 심혈을 기울인다. 인재가 역외로 빠져나가 지역 위기가 가중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 지자체와 대학·기업·혁신기관이 뭉친 경남형 공유대학을 만들어 스마트인재를 양성해나갈 계획이다. 경남형 청년주택(거북이집)도 벌써 2호점을 선보이는 등 청년들이 힘들어하는 주거문제도 해결해나가고 있다

 

일자리 구조 개선에도 힘쓰는 중이다.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기존 제조업 일자리는 스마트화를 진행하고 청년들이 참여할 창업로컬크리에이터나 창업지원 생태계 구축에도 집중한다. 사회서비스 일자리도 늘려갈 계획이다. 얼마 전 도내 웹툰산업 발전을 위해 웹툰 기업인 피플앤스토리와 업무협약을 맺은 것도 이런 맥락이다. 이외도 청년문화예술인을 지원하는 등 문화콘텐츠 발굴에도 힘쓰며, 청년들이 찾아오고 머무르는 관광상품(경남형 한 달 살이) 개발도 탄력을 받고 있다.

김경수 도지사는 일관되게 청년인구의 중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최근 청년 관련 회의에서도 청년인구가 유출되면 지역인구가 줄고 고령화가 가속화한다. 이는 지역 활력이 줄어 또 청년인구 유출이 확대되는 악순환으로 이어져 경남 미래를 위협한다청년 부모세대의 문제까지 포함해 다양한 각도에서 넓은 의미의 청년정책을 촘촘하게 만들어 청년인구 유출을 제로로 만들고 나아가 청년이 찾아오고 머물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경남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글 박정희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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