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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기획

[특집·기획]세계와 경남을 설계하는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청년 머물게 하는 차별화되고 글로벌한 교육에 자부심”

 

한적함이 교정에 밀려오던 지난달 7일 오후 5진주 경상대학교 건축학과의 강의실에서는 아직 자리를 뜬 학생이 한 명도 없다.

열띤 토론과 발표, 간간이 터지는 웃음소리가 문밖으로 흘러나왔다무엇이 이 청년들을 이토록 활기차게 하는 것일까?

 

 

국제 건축 스튜디오 참여하려고 경상대학교 입학

열기로 가득한 강의실은 학생들이 만든 건축 모형들로 빼곡했다. 테이블 중앙에는 올해 설계 과제인 프랑스 중세도시 카르카손느(Carcassonne)’의 옛 대학 부지(敷地) 모형이 자리 잡고 있다. 건축학과 5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그 부지를 어떻게 재생할 것인지 본인들의 작품을 설명하고 각자의 아이디어를 나누고 있었다. 

문지영(25·) 학생은 누구보다 이 프로젝트에 열의를 보였다. “이 학교를 지원하게 된 동기가 바로 국제 건축 스튜디오프로그램 때문이었다. 코로나19 때문에 상반기 워크숍을 온라인으로 해서 아쉽다라며 하반기에는 꼭 지금 설계 중인 카르카손느를 방문할 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다. 박수영(27·) 학생은 정규 수업 과정에 이런 프로젝트가 있는 학교는 전국에서 우리 학교뿐이라며 같은 주제를 놓고 다른 나라 학생들은 어떤 시각으로 설계를 하는지 궁금하다. 9월이 기다려진다고 했다.

 

 

세계 유수 대학교와 함께하는 국제 건축 스튜디오

국제 건축 스튜디오(AIAC·Atelier International de l’Architecture Construite)’는 경상대학교 건축학과가 세계 유수의 대학들과 공동으로 진행하고 있는 글로벌 특성화 프로그램이다. 경상대학교가 주축이 되어 지난 20084개국 5개 대학으로 시작해 올해는 10개국 11개 대학이 참여했다.

매년 상반기와 하반기 총 두 번에 걸쳐 각 나라의 유명 건축학과 교수진과 학생들이 대륙을 돌아가며 워크숍을 가진다. 첫 번째 워크숍은 설계 대상 부지가 있는 나라에서 세미나를 진행한다. 주로 구도심이나 폐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건축물 설계가 그해 프로젝트가 된다. 워크숍 후에 학생들은 각자의 나라로 돌아가 한 학기 동안 주제가 된 대지에 상상력과 창의력을 불어넣어 건축설계를 한다. 두 번째 워크숍은 다른 대륙의 국가에서 완성된 작품을 모아 평가 받고, 전시와 시상식을 진행한다. 모든 과정은 공모전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그동안 경상대학교 건축학과는 대상 4, 우수상 6, 장려상 3회 수상 등 괄목할 성과를 냈다.

 


 

 

 

유방근 교수 기획 2008년부터 시작… 세계적인 건축가 양성이 목표

경상대 건축학과가 이 프로젝트를 기획하게 된 건 유방근 교수 덕분이다. 유 교수는 2008년 부임하자마자 이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그는 지방 대학이 가지고 있는 한계를 극복하고 싶었다. 시야를 넓혀 학생들의 눈높이를 높이는 것이 최우선 과제였다라고 했다. 실제로 외국 여행이 흔하지 않던 프로젝트 초창기에는 여권이 있는 대학생이 드물 만큼 다른 나라의 문화를 접하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2009년 봄, 진주 남강을 바라보던 지방 대학생이 프랑스의 센강과 유럽 건축물을 보며 감동했고, 그해 가을 진주 시상식에서는 외국 학생들이 남강과 촉석루를 보고 감탄했다. 참가자들과 함께한 송광사(松廣寺)에서의 템플스테이와 제주도 방문은 한국의 문화를 세계의 젊은이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지방 대학의 한계 극복해 청년이 머무는 경남이 되기를

상상이나 사진이 아닌 실제로 가서 외국 건축물을 보고 왔던 학생들이 가지게 되는 자신감은 엄청나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은 세계적으로 명성 있는 건축학과 학생들과 문화 교류를 하고 그 과정을 통해 국제적 감각과 이해력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고 있다.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되고 높아진 자신감은 실력으로 나타난다. 높아진 실력은 분명히 다시 경남의 자산이 될 것으로 믿는 유 교수의 말에 경남 청년 정책의 핵심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경남도가 청년이 머무는 경남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 인재 양성에 몸담은 한 사람으로서 매우 고맙다. 경남 청년부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실력을 쌓고 발휘할 수 있는 토대가 형성돼야 한다. 경남 청년이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하고, 나아가 다른 지역 청년들도 찾아오는 곳이 되게 하려면 차별화된 콘텐츠가 절실하다. 국제 건축 스튜디오가 한 사례가 될 것이다. 앞으로 대학 선택의 기준이 수도권 등 학교의 위치가 아닌 그 학교의 차별화된 전문 프로그램이 될 수 있도록 각 대학이 수준 높은 특성화 프로그램을 많이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

 

 

  

국제 건축 스튜디오(AIAC)


참여국가 및 대학

대한민국(경상국립대학교)

프랑스(파리 라 빌레트 건축학교)

이탈리아(로마 라 사피엔자·베네치아 국립건축대학)

중국(칭화대학교·심양대학교·심천대학교)

일본(게이오대학교), 스페인(마드리드 폴리테크닉)

태국(프라나 콘라자바트 대학)

베트남(NUCE 국립토목기술대학)

푸에르토리코(푸에르토리코 폴리텍)

캐나다(퀘벡 라발대학교)

뉴질랜드(빅토리아대학교)

독일, 아랍에미리트(UAE)

콜롬비아, 페루 등.

 

워크숍 일정

1(3) : 주제 선정 및 대지 답사각국 학생 연합팀으로 구성하여 발표

2(9월 또는 10) : 성과물 발표 및 전시토론 및 세미나, 시상식, 도시 투어

 


 

 

 

 


이지언 사진 김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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