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사건·사고 소식을 접할 때마다 거론되는 으슥한 골목길, 인적이 드문 공원 등은 지나다니기조차 꺼려진다.

경남도민의 안전은 어떻게 지켜지고 있을까? 경남도는 여성, 어린이 등 치안 약자 보호와 범죄 취약지역 안전 확보를 위해 셉테드 기법도입으로 범죄 예방환경 도시조성 사업과 안심골목길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글 백지혜  사진 김정민·경남신문

지능형 CCTV와 비상벨 설치로 위급상황 철저히 대비

지난달 초 취재진은 담당자 안내를 받아 김해시청 민원청사 1층에 있는 김해 365안전센터를 찾았다. 보안 문을 지나 센터에 들어서자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전광판이 먼저 보인다. 크고 작은 모니터 화면이 쉴 새 없이 바뀌며 분주히 돌아간다. 10여 명의 관제요원은 날렵한 눈초리로 자신이 맡은 관할 모니터를 보며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200만 화소의 지능형 CCTV는 70m 이내의 모든 사물·사람의 움직임을 포착할 수 있다. 수상한 움직임이 포착된 한 지능형 CCTV의 화면이 전광판에 띄워지면, 센터 내 실시간 대응팀으로 있는 경찰관이 순찰대로 연락한다. 

순찰차가 출동하면 전광판에 실시간 이동 경로가 표시되고, 관제 팀은 현장 근거리에 있는 여러 대의 지능형 CCTV를 화면으로 띄워 상황이 종료될 때까지 공조, 관할 소방서와도 화면을 함께 공유한다.

범죄 발생 우려 지역에는 ‘공중화장실 비상벨’도 설치돼 있다. 위급상황 발생 시 공중화장실에 설치된 비상벨을 누르면 112상황실로 연결됨과 동시에 건물 외벽의 경광등이 점멸, 음성 경고 방송이 나온다. 게다가 블랙박스 녹화를 사전에 알려 위급상황에 미리 대응하고 범죄 의지를 사전에 차단한다.

실시간 대응으로 문제해결 건수 증가… 효과 톡톡

528㎡ 규모의 이곳을 지키는 관제요원은 모두 32명. 4조 3교대로 24시간 연중 김해시에 설치된 총 3376대의 CCTV를 매의 눈으로 살핀다. 지능형 CCTV의 증가에 따라 시군 CCTV 통합관제센터의 실시간 대응 건수는 2019년 2만 319건에서 2021년 2만 5590건으로 연평균 13%의 증가율을 보였다. 아울러 실시간 관제를 통해 ▲쓰러진 사람을 발견하고 구급차가 출동해 구급 조치 및 병원 이송 ▲공원에서 음주 흡연하는 학생을 발견해 경찰 출동으로 계도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해 소방차 출동, 진화 등의 사례를 통해 사업효과가 큰 것으로 확인됐다. CCTV 설치를 반기는 건 주민들도 마찬가지다. 빌라가 촘촘히 들어선 김해시 삼정동 복음공원 주변에서 만난 정연철(61) 씨는 “여기는 밤에도 운동하러 나오는 주민들이 많거든요. 있으나 마나 한 카메라보다 아무래도 든든하죠. 주차 관련 마찰이 생겼을 때 해결에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라고 말했다.

경남도는 올해 범죄 취약지역에 ‘지능형 CCTV’ 152개소와 ‘공중화장실 비상벨’ 176개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는 지역 주민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시·군별로 주민자치회, 이·통장 경찰 등이 참여하는 지역협의회 심의를 통해 선정한다.

셉테드 기법 활용한 ‘안심 골목길’ 만족도 최고

경남도는 안심 골목길 조성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여성, 아동 등 취약계층 도민이 안심하고 귀가할 수 있도록 좁고 긴 골목길에 보안등, 안전 비상벨, 안심 빛 길 등을 설치하는 이 사업은 2015년부터 매년 3~4개 대상지를 선정해 현재까지 11개 시군, 29개 사업(총사업비 26억 4900만 원)을 추진했다. 이를 통해 범죄예방 효과뿐만 아니라 미관개선·지역 관광지 확보 등 각종 홍보효과도 톡톡히 봐 주민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사업이 선정된 김해시 고모마을, 의령군 중동마을, 고성군 고성시장 등 3개 지역은 현재 디자인 설계가 완료돼 추진 중이다. 특히, 밀양시는 밀양여고 주변 ‘밀양관아 공공디자인 개선사업’과 ‘안심 골목길 조성사업’을 연계해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그 결과, ‘2021년 대한민국범죄예방대상’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는 등 지역 고유사업과 연계해 주민관심도를 크게 높인 사례로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