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면서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김해시가 전국 최초로 민간 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끊고 다회용기 사용을 추진한다. 환경을 위한 첫걸음을 함께했다.

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전국 최초 일회용품 대신 다회용기 사용 추진

김해의 한 민간 장례식장, 조문객이 고인과 상주에게 절을 올린 후 식사를 하기 위해 테이블 앞에 앉았다. 장례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회용 접시에 담긴 음식이 아닌 스테인리스 용기에 음식이 담겨 나온다.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것은 처음 봅니다. 문상객으로서 대접받는다는 느낌도 들고, 음식도 남기지 않고 다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흔히 장례식장에서 조문객 1명에게 제공되는 일회용품은 밥그릇, 국그릇, 반찬 그릇, 수저, 컵, 그리고 테이블 비닐까지. 4인용 테이블 1개에서 나오는 일회용품 플라스틱 쓰레기가 20여 가지가 넘는다. 이렇게 사용한 일회용품을 소각하면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되어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이는 결국 기후 위기를 유발한다.

최근 이러한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김해시가 민간 장례식장의 다회용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김해시 청소행정과 박세규 재활용팀장은 “김해시에 위치한 14개의 민간 장례식장에서 연간 24t의 일회용품 플라스틱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소각 처리 시 20t 이상의 탄소가 발생하죠”라며 장례식장 다회용기 사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배경을 설명했다.

다 쓴 다회용기 전용시설에서 8단계 세척

장례식장에서 사용한 다회용기는 플라스틱 박스에 옮겨져 김해지역자활센터에서 주관하는 다회용기 세척시설인 온새미로로 옮겨진다. 용기는 총 8단계로 세척된다.

김해지역자활센터 정현석 과장은 “당일 사용한 그릇은 당일 수거하고자 합니다. 1차 불림 과정을 30분 거치고 2차 묵은 때를 씻겨내는 버블 세척 30분, 그리고 자동세척기에서 고압세척-헹굼-건조를 거칩니다. 남아있는 물기는 다시 한번 더 닦죠.” 이후 전기 소독고에서 3시간 동안 소독을 진행하고, 최종 확인 후 용기별로 20개씩 진공포장된다고 설명했다.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본적이고 필수적인 단계이다. 이렇게 진공포장된 용기는 박스에 담겨 장례식장에 공급된다.

현재 다회용기 사용료는 1인분 세트 기준으로 800원이다. 200인분이면 16만 원으로 일회용품을 사용했을 때 드는 비용 약 14만 원과 큰 차이가 없다.

박 팀장은 “기존 일회용품 가격과 별 차이가 없어야 호응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상주의 회사에서 무료로 지원해 주는 일회용품이 있죠. 환경을 생각해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한 번 더 생각해 주셨으면 해요. 지난 3월은 무료로 다회용기 사용을 지원했습니다. 장단점을 찾아 개선하고 가격도 더 낮춰보려고 노력 중입니다”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장례식장에서는 당연히 일회용품을 사용한다는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반기 14개소 전면 시행…“인식 개선 중요”

김해시는 상반기 한솔(4개 빈소)·하늘재(3개 빈소)·김해시민(2개 빈소) 3개 장례식장을 시작으로 하반기 14개 장례식장(51빈소)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전면 시행할 예정이다.

“3월부터 6월까지 시범 운영합니다. 시범 운영하면서 문제점을 찾아 개선하고 하반기부터 문제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또 현재 하루 동안 세척할 수 있는 양이 2000~3000인분 입니다. 추후 세척할 수 있는 양을 늘리기 위해 2023년까지 더 넓은 부지에 세척시설을 세울 계획입니다.”

김해시는 다회용기 사용으로 장례식장 일회용품 쓰레기 배출량이 90% 정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관내 장례식장에서 다회용기 사용을 적극 권장·홍보하고, 추후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수요처를 발굴·확대해 지속적으로 홍보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활동의 일환으로 지난 1월부터 공원묘원에서 플라스틱 조화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생화로 성묘하는 캠페인도 펼쳤다.

김해시의 이러한 노력들이 경남도와 전국으로 번져, 갈수록 심해지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발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문의 김해시 청소행정과 055)330-3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