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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움직이는 도청 어업지도선 '경남바다호'를 아시나요?

 

          왼쪽부터 신현규(주무관), 김윤관(주무관), 염용민(주무관), 설희영(주무관), 제행호(선장), 박영선(통신장), 박광훈(기관장), 이상주(주무관)

 


마산항에 가면 푸른 바다 위 새하얀 선박 경남바다호가 눈에 띈다. 바로 경남 바다의 어업 질서 확립 및 안전한 조업을 책임지는 어업지도선이다. ‘경남바다호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인 움직이는 공무원을 만났다. 청정해역 경남은 파란불, 이제 걱정하지 마세요!

김미영  사진 유근종

 

 

경남바다호는 움직이는 도청

경남도 해양수산국 수산자원과는 어업 질서 확립 및 안전한 조업 지도를 위해 경남바다호를 운항 중이다. 선령 26년의 노후화된 어업지도선(경남230·40t)을 대체하기 위해 2019년 만들어 2020년 본격적인 취항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취항식은 갖지 못했지만 도민 공모를 거쳐 탄생한 경남바다호를 선명으로 순항 중이다. 기존 어업지도선의 2배에 달하는 99t급의 선체는 강선과 알루미늄으로 제작하여 내구성·복원성·경량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35명이 승선할 수 있는 규모와 워터제트 추진장치의 적용으로 20노트의 속력을 자랑한다. 그 밖에 단속정(1.3t)을 탑재해 양식 어장까지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 지난해 총 146일간(해상 114, 육상 32)의 안전 지도를 통해 어업인 236명 계도, 단속·검거 5, 고수온·적조·패독 등 양식 어장 예찰 활동을 수행했다. 그야말로 바다 위를 누비는 움직이는 도청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경남바다호의 홍보와 깜짝 이벤트

마산항 제2부두에서 경남바다호 팀을 만났다. 제행호(54) 선장을 비롯해 막내 염용민(25) 기관사까지 총 8명이 항해·기관·통신 분야에서 공무 수행 중이다. 이번 취재는 박광훈(48) 기관장의 요청 덕분에 성사됐다. 평소 <경남공감> 애독자로 지면을 통해 경남바다호를 알리고, 퇴직을 앞둔 선배에게 깜짝 이벤트를 하고 싶었단다. “사실 어업지도선은 어업지도, 낚시어선 점검, 순찰 등 지도·단속 업무가 많다. 그래서 어민들에게는 바다 위의 불청객처럼 여겨져 안타깝다. 현장 지원, 어선 사고 수색 등의 대민 업무도 맡고 있으니 반겨주시면 좋겠다라며 한목소리로 말 한다.

 

도둑이 제발 저려 움찔하면 출동해

진해 해역으로 어업지도·단속을 나가는 단속정에 동승해보기로 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단속정에 오르니 흔들림이 크고 속도도 빠르다. 얼굴을 때리는 바람과 물살, 좀 더 진해진 바다 내음까지 확실히 현장감이 있다. 처음 만난 어선은 대양호’. 우선 어업지도를 알리고 안전하게 단속정을 어선에 붙인다. 봄 도다리가 철이라 무분별한 포획을 단속한다. 17cm 이하는 바다의 품으로 돌려보내고, 35mm 그물코 규격도 철저하게 확인한다.

마지막으로 어업인에게 마스크와 물티슈 등 작은 선물도 전한다. 다음 어선 번창호에서는 어업인의 넋두리에 귀 기울이며 따뜻한 위로의 말도 잊지 않는다. ‘뉴 페이스호승선자에게는 바다 위의 안전벨트인 구명조끼 착용을 지도했다.

단속정이 지나갈 때 움찔하면서 손발이 빨라진다면 여지없이 출동한다. 그러니 부디 안전한 조업으로 평정심을 유지하시길.

 

· · · - - - · · · (SOS!)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공존

올해를 마지막으로 경남바다호에는 통신장이 사라진다. 디지털 장비가 통신 업무를 대신하고, 그 자리는 항해 인력이 충원된다. 디지털 장비는 편리하고 오차가 거의 없다. 그러나 해양 사고의 결정적 순간, 기계보다 사람의 역할이 빛을 발한다며 제 선장도 아쉬움이 가득하다. “~ 230호다!”라는 외침과 함께 쌍안경을 돌려보며 반긴다. 26년간 어업지도선의 역할을 끝낸 후, 폐선되지 않고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경남바다호의 전신이다. 렌즈 속에는 코발트 빛의 아담한 배가 그림처럼 정박해 있다. 모두 낡음이 간직한 아름다움에 한동안 눈길이 머문다. AI봇과 모르스로 교신하는 디지로그(디지털+아날로그) 세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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