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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

[행복한 여행]꽃놀이 뱃놀이 신선놀음해볼까

함안 입곡군립공원

 

꽃피는 계절, 대문턱이 닳도록 문밖 출입이 잦아질 시기다. 미세먼지와 황사 탓에 망설여지긴 하지만, 그래도 봄철 꽃구경을 안 할 수는 없다. 도심을 벗어나 꽃놀이, 뱃놀이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함안 입곡군립공원. 북적거리지 않는 조용한 꽃 축제가 그립다면 여기가 딱이다.

 

벚꽃길 따라 공원으로 드라이브

입곡군립공원은 산인면 입곡저수지가 중심이다. 입곡저수지는 가느다랗게 흐르는 함안천을 막아 조성했다. 둘레는 4km, 저수량이 710t에 이른다. 저수량만 보면 부산 성지곡수원지보다 12배에 이른다. 무엇보다 1918년에 만들었으니 100년이 넘는 세월을 담고 있다.

자연하천에 제방을 친 저수지여서 심산유곡의 강으로 착각할 만큼 독특한 풍경을 보여준다. 아래위로 구불구불 기다랗게 흐르는데다 기암절벽과 드라이브가 제격인 벚꽃길이 양옆으로 펼쳐진다. 벚꽃길은 입곡공원길로 들어서면서부터 시작된다. 공원주차장을 거쳐 저수지 끝까지 1km 정도 이어진다.

지난 1985년 입곡군립공원이 들어선 시기를 계산하면 공원길 벚나무는 적어도 34년이 넘었다. 서른 해를 훌쩍 넘긴 벚나무는 짙은 꽃그늘을 만들 정도로 자랐다. 진해군항제의 주인공인 80년 이상 수령의 벚나무에는 못 미치지만 춘심(春心)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하다. 짧아서 아쉬웠던 꽃길은 저수지 둘레길을 걷다보면 입곡출렁다리를 건너 다시 만나게 된다.

 

은빛 물결 눈부신 색소폰 산책로

공원으로 들어가려면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무지개색 다리를 건너야 된다. 알록달록한 무지개색 다리는 그 생뚱한 화사함 때문에 공원 입장객에게 함박웃음을 선사한다. 마성의 무지개색 다리를 건너면 무료주차장이다. 다리 끝 홍매화의 환영을 받으며 공원 투어를 시작한다.

출발 전 공원안내도 앞에 섰다. 누군가 입곡저수지를 가리켜 트럼펫을 닮았다고 하길래 확인차 유심히 보았다. 과연 저수지는 파란색 트럼펫이다. 아니 색소폰을 더 닮았다. 마치 색소폰의 키워크처럼 팔각정, 휴게데크, 음수대 등이 저수지를 본체 삼아 졸졸 붙어 있다. 운치를 더하는 색소폰 한 곡이 흐르면 좋겠다는 생각을 잠깐 한다.

저수지를 왼쪽에 두고 이어지는 둘레길은 가을 단풍철에도 인기 포토존이다. 그만큼 단풍나무가 많다. 새잎이 돋고 있는 봄날 단풍나무 아래는 노란 수선화밭이다. 단풍나무 아래 야생화원으로 꾸며진 산책로 화단은 봄여름 때맞춰 피는 다양한 야생화로 더욱 풍성해진다.

둘레길 오른편에는 둔덕을 따라 올라가는 산책로가 있다. 1·2코스로 나눠진 산책로는 1시간 정도면 되돌아올 수 있다. 여유를 즐기는 봄나들이 산책으로 안성맞춤이다.

둘레길에는 중간중간 저수지로 내려가는 계단이 나 있다. 계단은 길에서 벗어나 휴식할 수 있는 휴게데크로 연결된다. 모두 5. 돗자리 깔고 앉아 간식거리 펼쳐놓고 소풍을 즐길 만한 장소다. 반짝이는 은빛 물결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출렁다리 건너는 즐거움도 누리고

휴게데크를 그냥 지나쳤다면 공원화장실 맞은편 목교를 통해 저수지 가장자리로 내려갈 수 있다. 나무다리는 수생식물과 물고기들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자연관찰용이다. 음수대에서 목도 축이고 잠시 쉬어갈 수 있다.

여기서 팔각정까지는 오르막이다. 팔각정은 절벽 위에 서 있다. 야트막한 산등성이에 어떻게 이런 기암절벽이 있을까 싶다. 저수지 전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곳이다. 바로 아래 입곡출렁다리와 멀리 무빙보트장까지 훤히 보인다. 둥둥 떠다니는 원색의 무빙보트는 벚꽃과 함께 공원분위기를 한껏 들뜨게 만든다.

무빙보트를 타려면 일단 저수지를 건너가야 된다. 팔각정에서 계단을 통하면 저수지를 가로지르는 출렁다리로 연결된다. 출렁다리는 무빙보트가 생기기 전까지 입곡군립공원의 간판 명물이었다. 요사이 무빙보트가 인기를 끌면서 너무 당연히 누리는 공원의 시설물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출렁다리는 빼어난 풍경화의 주인공으로 그 존재감을 여전히 뽐내고 있다.

몸무게 무시하고 50명이 한꺼번에 건너도 될 만큼 튼튼하다는 출렁다리는 길이 96m, 너비 1.5m로 양쪽 끝 두 군데 기둥 외에는 중간 지지대가 없는 현수교다. 그런데도 의외의 안정감이 있다. 비명 나오는 출렁거림은 없다. 봄바람 맞으며 흔들흔들 기분 좋게 저수지 위를 걸어 지나간다.

 

신개념 뱃놀이, 무빙보트 타고 힐링

입곡저수지 무빙보트 아라힐링카페는 지난해 10월 개장 후 50일 만에 1만 명의 탑승 기록을 세울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겨울철 한 달간 휴장 후 지난 27일 영업을 재개했다. 그사이 속도를 높이는 등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곧 음악 감상이 가능한 블루투스 스피커도 설치 한다.

무빙보트는 입곡군립공원을 유원지화해서 함안 관광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함안군의 야심작이다. ‘아라힐링카페라는 이름부터 심상찮다. ‘보트가 아니고 카페란다. 눈을 씻고 봐도 우리가 아는 그런 카페는 없다. 매표소 직원에게 물으니, 군에서 애정을 듬뿍 담아 지은 이름이란다. “보트를 타보시면 왜 카페인지 알게 된다는 말을 듣고 일단 타보기로 했다.

구명조끼를 착용하고, 간단한 운전법을 듣고서 안전요원의 도움을 받아 보트에 오른다. 8명 정원의 원형보트는 내부가 널찍하다. ‘카페라는 이름의 이유는 가운데 고정식으로 자리 잡은 테이블 때문인 듯하다. 보트는 무동력으로 움직이는지라 속도는 거의 없다. 덕분에 음료를 올려도 쓰러지거나 쏟아질 염려가 없다.

보트에 부딪혀 찰랑찰랑 대는 물소리는 웬만한 음악소리보다 더 아름답게 들린다. 일상의 피로를 확 풀어주는 청량제다. 힐링보트인지 깨닫는 순간이다. 둘레길 돌고, 무빙보트에서 간식 먹고 차 한 잔 하는 동선이면 꽃놀이에 뱃놀이까지 한나절 신선놀음으로 충분하다.

 

입곡군립공원 아라힐링카페(무빙보트) 055)580-4592~3

이용요금 : 4인 기준 302만 원, 1시간 3만 원

운영시간 : 오전 10~오후 6

 

글 황숙경 기자 /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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