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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

[행복한 여행]여기선 누구나 ‘맨발의 청춘’

통영 나폴리농원

 

 

통영 나폴리농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2020 웰니스 관광지. 경남도가 선정한 힐링관광 18선에도 들었다. 항구도시의 관광지이지만, 산속 편백나무 울창한 숲 체험 공간이다. 누구나 벗어야(?) 즐길 수 있다는 그곳으로 가보자.

 


내 발에게 자유를
! 무조건 벗어라

통영 미륵산(461m) 중턱 빽빽한 편백숲 농원으로 들어선다. 키 크고 둥치가 굵은 나무가 아니다. 손을 뻗으면 잎이 만져질 정도로 나지막하다. 편백나무는 13~25년 수령의 젊은 나무가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내뿜는다고 한다. 나폴리농원에는 농원 역사와 함께한 그 또래 편백나무가 빼곡하게 자란다. 그 덕에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만한 오솔길 위로 짙은 그늘이 진다.

방문객은 관리사무소 입구에서 체온측정을 거친다. 방역하듯 피톤치드 에어샤워도 한다. 벌써 나폴리농원의 체험프로그램이 시작됐다. 다음은 편백신선차다. 체험내용을 소개하는 영상을 보면서 차 대접을 받는다. 편백신선차는 나폴리농원이 2010년 대한민국 웰빙식품경연대회에 출품해 최우수상을 받은 건강차. 속을 편안하게 하면서 긴장을 풀어준다. 18개 코스로 세분화한 체험과정을 안내받고 나니, 얼른 숲속으로 나서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일단 신발과 양말을 벗는다. 햇빛에 드러난 맨발이 낯설다. 바다, 계곡, 수영장 아니면 햇빛에 내놓을 일이 별로 없다 보니 어색하기 짝이 없다. 그래도 시원하다. 나폴리농원 길덕한(59) 대표가 역시 맨발로 앞장선다.

 



피톤치드+효소톱밥 이런 길 처음이지?”

길 대표는 아토피를 앓았던 자신의 경험을 살려 치유농원을 구상했다. 1997년부터 편백나무를 심으면서 13200규모의 나폴리농원이 탄생했다. 2004년에는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을 받았다. 꾸준한 연구로 3건의 특허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스킨, 로션, 선크림, 베이비로션, 피톤치드 오일, 편백정유, 피톤치드 충전 에어캔 등 편백나무와 관련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해 판매한다.

 

평범해 보이는 이 길은 효소 길입니다. 편백나무 톱밥을 지모겐 효소와 섞어 발효시킨 후에 매일 아침에 뿌리는 작업을 합니다.”

구불구불한 황톳길 앞에서 길 대표가 설명을 이어간다.

발을 제2의 심장이라고 하잖아요? 맨발 걷기가 좋다는 건 다 아는데, 마음 놓고 걸을 만한 데가 드물죠. 맨발로 걸으면서 노폐물 배출도 하고 대사도 원활하게 하는 효과를 볼 수 있어요.”

황토색이라고 그냥 흙길이 아니라는 얘기다. 듬뿍 깔린 발효톱밥이 폭신폭신하다. 당장 건강 효과를 느끼지는 못하지만, 발바닥에 닿는 부드러운 촉감에 기분은 좋다. 상쾌한 공기와 효소 길을 밟는 맨발의 편안한 느낌, 나폴리농원에 재방문객이 많은 이유다.



풍욕하며 낮잠 자거나 멍 때리기

효소 덕에 농원에는 모기와 해충이 없다. 대신 토룡(?)이 간혹 눈에 띈다. 취재진이 방문한 날 오락가락하는 비 탓에 오솔길을 산책하는 지렁이가 목격됐다. 그만큼 농원의 환경이 깨끗하다는 얘기다.

효소 길을 돌고나면 어느덧 바나나 나무가 도열해 있는 잔디밭에 내려선다. 일명 잔디밭침대. 여러 개의 파라솔과 돗자리가 준비돼 있어 편안한 자세로 풍욕을 즐길 수 있다. 누웠다가 일행이 깨워야 할 만큼 깊이 주무시는 분들도 있단다. 망중한의 멍 때리기 장소로도 안성맞춤이다. 바람에 펄럭이는 바나나 나뭇잎을 바라보고 있으면 최면에 걸린 듯 멍한 휴식에 빠져든다.

누운 채로 쉴 수 있는 곳은 또 있다. ‘미세먼지 치유코너라고 이름 붙은 비닐 돔이다. 나폴리농원이 생산하는 피톤치드 에어를 주입해 놓은 2중 구조의 투명 돔이다. 3~4명이 들어가 누울 수 있는 크기다. 들어가는 순간 훅하고 밀려드는 차고 맑은 공기에 화들짝 놀란다. 바깥공기와 돔 내부 공기가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길 대표가 고안해 만든 세상 어디에도 없는 공기 치유 돔이다. 해먹 쉼터도 있다. 키위 넝쿨 아래 나란히 걸쳐진 해먹에 누워 흔들흔들 해먹그네 타는 재미가 쏠쏠 하다.

 

 

 

 

나폴리 힐링의 정점, 피톤치드 족욕

관광지답게 인기 포토존이 있다. () 체험 피라미드다. 피라미드 밖에서 안에 앉아 있는 동행을 찍고, 안에서는 바깥을 보며 방금 걸어온 길을 찍는다. 피라미드의 각진 입구가 예쁜 앵글을 잡아낸다. 루페 이끼 관찰, 청진기 수액 진찰, 스트레스 날리는 샌드백 등은 어린이들의 관심을 끈다. 맨발 걷기와 함께 좋은 학습장이 될 수 있는 요소도 많다.

그래도 나폴리 힐링의 정점은 족욕이다. 1남짓 맨발 걷기를 하고 나면 냉족욕 체험이 기다린다. 찬물에 발 담그기인데, 장소가 온실이다. 행잉플랜트, 다육이 등 공기정화식물로 가득 찬 온실은 물바다다. 눈도 시원하고 발도 시원한 곳이다. 종아리까지 찰랑거리는 물속에 앉아 주변 식물을 둘러보며 발가락을 움직여 본다. “시원하다는 탄성이 절로 난다.

냉족욕 후에는 온족욕이다. 벗어뒀던 신발을 찾으러 출발지였던 관리사무소 겸 카페로 돌아오면 나무 족욕통이 대기하고 있다. 따뜻한 물을 채우고 발을 담그려는데, 길 대표가 묘약을 처방한다. 편백정유다. 살짝 한 방울 정도 족욕물에 떨어뜨린다. 그 한 방울의 위력이 대단하다. 주변 공기 속에 편백 향이 물씬 풍긴다. 담근 발을 움직일 때마다 공기 중의 향이 일렁거린다.

10분 정도 온족욕이 끝나자 머리 밑에서부터 땀이 줄줄 흐른다. 에어컨 빵빵하게 돌아가는 실내에서 족욕을 했는데도, 몸속으로 퍼진 온기가 노폐물을 밀어내며 아우성이다. ‘이거, 자꾸 생각날 것 같은데.’

1시간 30분짜리 체험에서 즉효를 본 셈인지, 농원을 나서는 발걸음이 제법 가벼워졌다. 농원 입장시간은 10~18, 화요일은 쉰다. 입장료는 11000, 초등생 이하는 7700원이다

 

 

 

나폴리농원 통영시 산양읍 미륵산길 152 055)641-7005

 

 

 

황숙경 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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