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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여행

[행복한 여행]걷기 좋은 길 3선 … ① 창원 저도 비치로드

산과 바다가 안겨주는 행복한 어울림

 


 

무더운 여름을 보낸 계절은 가을로 가는 길이다. 산과 바다가 안겨주는 행복한 어울림을 따라 창원시 구산면 저도비치로드로 향했다. 왕복 4차로 도로가 개통되어 접근성이 수월해졌다. 저도에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태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 나오는 교량과 닮았다 해서 명성을 얻고 있는 옛 연륙교가 스카이워크로 이름을 바꾸어 더 유명해졌다. 섬의 지형이 마치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을 닮아 저도라 한다. 저도비치로드는 창원의 8개 둘레길 중에서 산과 바다와 평평한 길을 따라가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곳이다.

저도에는 육지와 연결하는 연륙교가 2개 있다. 1987년 건설된 저도연륙교는 길이 170m, 3m이다. 옛 연륙교에는 섬사람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녹아 있고, 다리에는 연인들이 사랑의 맹세를 약속했던 자물쇠가 세월에 녹슬어 가고 있다. 지금은 사람만 다닐 수 있는 추억의 다리가 되었다. 옛 연륙교에는 바닥을 투명하게 만들어 바람에 파도가 일렁이는 바다가 훤히 보이는 스카이워크가 만들어졌다. 스카이워크를 연인과 손잡고 정답게 걸어가면 사랑이 단단해지고, 장미 100송이를 갖다 놓고 사랑을 고백하면 이루어진다는 말도 전해진다. 신 저도연륙교는 2004년 길이 182m, 13m의 괭이갈매기를 형상화해서 만들어졌다.

 

 

편안하고 안전한 평탄한 창원의 둘레길 

저도는 걷기 열풍으로 저도에 비치로드가 만들어지면서 남다른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 저도비치로드는 3개 구간이다. 평탄한 길이라 가족, 연인, 어린이를 동반해도 편안하고 안전하게 걸을 수 있다. 1구간 3.7km, 2구간 4.65km, 3구간 6.35km로 안내판에 표시되어 있지만 모두 시작점과 하산점이 같은 하포마을이다. 가장 짧은 제1구간은 1시간 30, 가장 긴 제3구간은 약 3시간 정도면 된다. 둘레길 시작은 하포마을 해변 안내판 앞 나무계단에서 시작한다. 누죽걸산(누우면 죽고 걸으면 산다)의 마음으로 나무계단을 오르면 숲 사이로 부드럽고 평평한 자연의 흙길이 이어진다. 바다가 보이는 해안선을 따라 저도비치로드를 걷는 것 자체로도 즐겁다. 1전망대까지 1.5km 길은 낙엽 바스락거리는 소리와 산새들의 재잘거림, 나무숲 사이로 불어오는 바닷바람과 작은 섬들의 수줍은 풍경이 비켜서며 다가온다.

 

 

구간마다 전망대탁 트인 전망 시름 씻어주는 듯 

1 전망대에 도착하니 원전, 고성, 거제가 안겨 줄 것처럼 다가왔다. 2 전망대로 향했다. 산비탈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걷고 있으면 작은 해변으로 밀려오는 파도 소리가 정겹다. 둘레길 옆에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만났다. 집은 폐가로 변했고 샘물은 세월을 잊고 흐르고 있었다. 축대를 쌓아 만들었던 좁은 농경지가 궁색했던 삶의 흔적으로 남아 있었다. 나뭇잎 떨어지는 길을 재촉하면 기암괴석과 바다, 숲이 조화를 이루는 제2 전망대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니 푸른 바닷물이 손에 잡힐 듯했다. 2 전망대와 작별하고 0.95km의 해안데크로드를 따라 걸었다. 해 지는 푸른 바다와 노을에 물드는 해안의 절벽이 너무도 아름답다. 마음에 간직하고 싶은 숨 막히는 풍광에 한동안 걸음을 옮기지 못했다. 그리고 제3 전망대, 4 전망대를 지나면 코스 분기점이다. 코스 분기점에서 제1 바다구경길을 택하면 하포길로 이어진다. 길을 바꾸어 제2 바다구경길을 지나면 400m 지점에 제3 바다구경길이 이어진다. 용두산 정상 가는 길로 접어들어 1.25km를 가면 코스합류점이다. 능선을 돌아 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해가 기울고 있었다. 저도비치로드는 빠름과 느림이 아니라 나를 돌아보는 성찰의 시간이 되었다.

 

 

이승미(명예기자)  사진 이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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