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힘든 마음의 병을 도움 받을 수 있는 기관이 있다. 경상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내 속해 있는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마음단디’다. 이곳의 문을 두드리면 누구든 상담이 가능하다.
글 백지혜 사진 고병완
소리 없는 고통, 코로나 우울증
코로나19가 팬데믹으로 번지고 오미크론으로까지 확산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시 강화됐다. 하루 확진자가 수천 명대로 나오고,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 상황에 막막하고 불안하다.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와 그에 파생된 ‘코로나 레드’, ‘코로나 블랙’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다. 감염위험 염려도 모자라 우울증, 환멸,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2021정신건강실태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성인 4명 중 1명이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남 상황도 다르지 않다. 경상남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가 2020년 4월에 실시한 ‘경상남도정신건강조사’에서 경남도민의 79.7%가 정서적 불안감을 경험하고 38.8%가 우울감을 경험한 것으로 나왔다. 정신건강 심리지원 서비스가 절실히 필요한 대목이다.
2020년 2월~2021년 총 5만 6000여 건 상담
경남도는 도민의 심리 안정을 위해 20개 시·군·구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 및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만든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상담으로 정신건강의 위험 여부를 판단해 필요하면 전문기관에 연결하는 중간다리 역할을 한다. 그밖에도 심리방역을 위한 정보 제공과 단계적 치료를 위한 안내를 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 2월부터 2021년까지 모두 5만 6000여 건의 상담을 했다.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의 브랜드 네임으로 정한 ‘마음단디’는 마음을 단단히 디자인한다는 의미다. 코로나로 힘든 마음도 좀 단단히 디자인해 보자는 뜻에다 경상도 방언인 ‘단디하다’라는 중의적 표현이다.
직접 방문보다 비대면 우선, 위급 시 대면상담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미리 자가 검진(총 27문항, 5분 소요)을 해 볼 수 있다. 힘든 마음을 카테고리로 선택해 마음에 위안을 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는 힐링 포춘쿠키 코너와 긴장과 스트레스로부터 마음을 이완하고 안정화하는 방법을 담은 마음안정화요법 코너를 활용해도 좋다. 상담은 직접 방문보다는 비대면 방식(전화상담)을 추천한다. 코로나 상황이 심각하기도 하고 24시간 원할 때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정신건강 위기 상담의 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상담번호 1577-0199는 1세부터 99세까지 누구나 도움을 청할 수 있다는 뜻이다.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이 직접 상담을 받고 있고, 지역별 기초센터로 연결도 가능하다. 상담 비용은 무료다.
경남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응급개입팀 임은희(47) 씨
Q. 상담사가 아니고 응급개입팀원인 이유는.
상담만 하는 것이 아니라 경찰·소방관과 정신 위기 상황 사례를 대상으로 야간, 공휴일에 응급출동도 한다. 상담 후 필요할 경우, 응급 입원까지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Q.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상황이 어떤가.
평소보다 응급출동이 월 30~40회 더 늘었다. 매월 전화상담은 500~600건 정도다. 통화가 2시간이 넘을 때도 있다. 코로나 장기화로 정서적인 고통은 물론, 음주나 다른 물질 중독으로 상황이 번지고, 다니던 직장이 폐쇄됐거나 경제적인 문제로 이어지면서 자살 시도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
Q. 특별히 기억나는 최근 사례가 있나.
코로나 2차 백신 접종 후 왼편이 마비된 남성의 사례다. 몸이 불편해 직장도 잃고 이혼 후 혼자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데 경제적으로 힘들어서 “죽고 싶다. 아이들과 같이 죽어야겠다”라고 해 안타까웠다. 상담하며 다각도로 도움될 방법을 찾았다. 법률문제부터 신체문제 해결까지 적극적으로 돕기는 했으나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Q. 코로나 우울증을 이겨내려면 어떡해야 하나.
잘 먹고 잘 자고 하루의 루틴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좋다. 할 수 있다면 나의 마음을 잘 들여다 보고, 다양한 방식으로 타인과 연대도 활발하게 해야 한다. 평소에 심신을 이완할 수 있는 명상, 심호흡,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Q. 마지막으로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고난의 시기도 반드시 지나간다는 걸 믿으시라고 전하고 싶다. 참고 기다리다 보면 꼭 일상으로 돌아갈 날이 올 거라는 거, 그 희망을 놓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하면 도움 드릴 분들이 있다는 것,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꼭 기억하셨으면 한다.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홈페이지 http://dandi.gnmhc.or.kr 문의 055)239-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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