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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 반하다

[사람에 반하다]여섯이라 더욱 사랑스럽다! 이선구·이은선 씨 가족

 

 

갈수록 떨어지는 출산율로 지방 소멸이 걱정되는 상황이지만 하동군 청암면 원묵마을에는 다둥이 가족이 있다. 쌍둥이를 포함해 육 남매를 키우는 이선구(49)·이은선(33) 씨네다. 봄 햇살 맑은 날, 아이들의 행복한 웃음소리로 가득한 육 남매의 집을 찾았다.

배해귀  사진 김정민

 

 

선물처럼 찾아온 여섯 명의 아이

하동군 원묵마을에 사는 엄마 이은선·아빠 이선구 씨 부부는 지난해 12월 쌍둥이 근우·근영이를 낳았다. 하나 키우기도 벅차다며 출산을 꺼리는 요즘, 결혼 12년 차 이들 부부는 쌍둥이를 포함해 육 남매를 뒀다. 든든한 첫째 딸 경미(11)와 사랑이 넘치는 둘째 창희(9), 마음이 여린 셋째 원희(6), 무얼해도 귀여운 넷째 강희(4), 이젠 정말 막내라며 소개한 다섯·여섯째 근우·근영이까지, 15남이다.

이들 부부의 결혼 초 출산 계획은 보통의 가정처럼 아들 하나, 딸 하나였다.

엄마 이은선 씨는 첫째는 딸, 둘째가 아들이라 셋째로 딸을 한 명 더 낳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그래서 셋째를 낳았는데 아들이더라구요. 첫째 딸 경미가 여동생이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해서 넷째를 낳았는데, 또 아들이었어요. 하하라며 웃었다.

이제 그만 낳자고 했는데 또 생기더라며 아빠 이선구 씨가 미소 지으며 말한다. 정말 마지막이라며 다섯째를 임신했는데, 아들 쌍둥이였다. “아들이 셋이나 있으니 딸이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지금은 쌍둥이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어 감사한 마음이 크답니다.”

 

사이좋은 남매, 보기만 해도 흐뭇해

남매가 여섯이면 하루하루가 바람 잘 날 없을 것 같지만 이 씨 자녀들은 사이가 좋아 싸우는 일이 별로 없다. “아직 아이들이 어려 다툼도 크게 없어요. 투닥거릴 때도 가끔 있지만 곧잘 화해하고 웃으며 같이 놀죠. 또 아이들이 쌍둥이 동생들이 자고 있으면 볼을 쓰다듬고, 만져주고, 뽀뽀도 하면서 애정표현을 한답니다.”

이 씨 부부가 자녀교육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부분은 인성이다. 그래서 예의범절을 가르치고 아이들 사이에서도 질서가 잘 자리 잡도록 가르친다. 또 집 근처 마을 서당에서 한문과 예절도 배우고 있어 바른 인성에도 한몫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가 많아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엄마 이은선 씨는 아빠가 아이들과 몸으로 잘 놀아줘요. 또 요리 솜씨가 좋아 음식도 자주 하는 편이라 큰 어려움은 없어요라며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밥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고 했다. 특히 넷째 강희가 말을 배울 때 내뱉는 단어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사랑스럽단다. 물론 아이들이 많아 가사노동량이 많을 때면 힘이 들기도 하다. 하루에 세탁기는 기본 두세 번은 돌려야 하고, 뒤돌아서면 빨래를 개야 한다. 밥을 먹을 때도 큰 상을 2개나 펴야 하고 설거지 거리도 많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아이들로 인해 느끼는 행복에 비하면 육아의 무게는 그리 크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육 남매 살 집 마련하는 것이 바람

다둥이네는 형편이 넉넉지 못하다. 목수 일을 하는 아빠가 허리와 무릎이 좋지 않아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아빠는 새마을지도자로 마을 일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여덟 식구가 생활하기에는 빠듯하지만, 그나마 하동군의 출산장려금이 도움이 됐다. “지금 살고 있는 집이 2년 차에요. 이 집도 급하게 구해서 이사를 왔고, 계속 살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첫째 딸 경미가 곧 사춘기가 올 텐데 자기 방도 주고 싶고. 그래서 마음 놓고 지낼 수 있는 집이 있었으면 해요.”

다둥이네가 살고 있는 집은 마을에서 제법 떨어져 있어 스쿨버스를 타야 학교에 갈 수 있고, 친구네도 주변에 없다. 그래서 엄마·아빠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놀이터가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아이들이 밝게 웃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선구·이은선 씨 부부. 세상에 빛을 본지 50여 일 된 막내 쌍둥이를 품에 안으며 작고 보드라운 얼굴을 연신 쓰다듬는 부부에게 서로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수줍은 듯 사랑한다고 말하는 이들 부부 옆으로 자연스레 모이는 아이들. 여섯 보석을 품은 여덟 식구의 행복이 오늘보다 더 큰 내일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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