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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경남역사

[아하! 경남역사]코로나19도 막을 수 없다…생활체육의 보약 '걷기'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

步生臥死(보생와사)’, ‘걸으면 살고, 누우면 죽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걷기 운동이 중요하다는 절실한 표현일 것이다. 1769년 프랑스의 조셉 퀴뇨가 증기자동차를 발명한 이후로 인간의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반대로 걷기 행동은 줄었다. 탈 것에 익숙해진 아이들은 가까운 거리도 걷지 않는다.

()대한걷기연맹은 국민건강 라이프스타일 만들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당신의 두 다리가 의사입니다. 걷는 자만이 앞으로 갈 수 있습니다라는 슬로건 아래 1·2·3 걷기운동(한 정거장까지는 걷자, 2km까지는 걷자, 3층까지는 걷자)을 실천한지도 20년이 훨씬 넘었다.

최근 코로나19로 단체운동이 제약을 받고 있는 가운데, 유일하게 전 국민의 사랑을 독차지한 운동이 바로 걷기운동이다. 혼자서도 할 수 있고,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전혀 없으며, 각종 성인병 예방에 탁월한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몸에도 좋고, 정서 함양에도 좋아

이러한 이유로 필자도 2016년에 ()대한걷기연맹의 걷기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해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는 우리학교 워킹데이에 작년부터 봉사자로 참여하고 있다. 학교 운동장에서 나를 따라 걷고 있는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을 보며 많은 보람을 느꼈다. ‘우리학교 워킹데이2010년부터 시작되어 상·하반기로 나누어 3개월씩 행사가 진행되는데 초등학교 학생들의 호응이 아주 커서 매년 신청하는 학교가 증가하고 있다.

요즘 필자가 사는 마산회원구 내서읍 중리의 광려천에도 아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며 가족 단위로 걷고 있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걷기 운동은 단절된 가족 간의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행복기능도 가지고 있어 비단 신체적인 유익뿐만 아니라, 메말라 가는 정서를 함양하는 데에도 큰 역할을 한다.

일반적으로 올바른 걷기운동은 손에 달걀 하나를 쥔 듯한 모양에 팔은 직각으로 힘차게 저으면서 보폭은 넓게 걷는 것이 좋다. 하지만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편한 대로 아무렇게나 걸어도 좋다.

 

걷기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

얼마 전 광려천 지킴이를 자청한 도의원 한 분을 만났다. 반갑게 인사를 했더니 똥배와의 전쟁을 위해 늦은 밤이라도 광려천 길을 매일 걷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걷다 보면 똥배도 들어가고 수달도 만난다고 엄지 척을 하며 지나갔다.

마산합포구 산호동에 사는 차재문(61) 씨도 걷기라면 자다가도 나오는 분이다. 매일 마산종합운동장 창원NC파크마산구장 주변을 열심히 걷는다. 걷기 운동의 좋은 점을 물었더니, 어처구니가 없다는 표정으로 만병통치약이고 보약입니다라며 당연한 질문을 왜 하느냐는 식이다.

지역사회에서 주말에 산이나 절을 찾아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면서 자연스럽게 걷기 운동을 전개하는 옛그늘문화유산답사회가 있다. 얼마 전 퇴계 이황 선생이 자주 걸었던 오솔길과 만해 한용운 선생의 사색의 길을 걸었다. 길이야 여느 오솔길과 다름이 없었지만, 평소 존경해 오던 퇴계와 만해 선생께서 걸었던 길이기에 감회가 남달 랐다.

퇴계 선생의 無所爲行(무소위행)’과 만해선생의 님의 침묵을 명상하며 걷기 운동의 궁극적인 목표도 행복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다.

 

지금 당장 일어나 걸어라!

우리 고장에도 찾아보면 많은 둘레길이 있다. 함안군 여항산 둘레길, 고성군 갈모봉산림욕장과 당항만 둘레길, 무학산 둘레길, 마산 저도비치로드 등. 주말에 부담 없이 피톤치드와 새소리, 바다 내음 등 자연과 함께 건강증진을 꾀할 수 있는 곳이 많다. 바쁜 현대인들이 생활 속 걷기를 실천하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장소들이다.

끝으로 우리나라가 낳은 세계적인 사진작가인 김명중 님이 방글라데시를 방문하고는 자신의 인생관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가난했지만 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웃음을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곤 물질의 풍요가 결코 행복을 가져다주진 못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한다.

걷기 운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무슨 큰돈을 들여야 운동다운 운동을 한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소박한 운동이지만 진정 우리들에게 건강과 행복을 가져다주는 걷기 운동을 적극 추천해 본다. “지금 당장 일어나 걸어라!”

 


 

이승미 명예기자  사진 이윤상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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