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년 전, 한 산골마을에서 시작한 마을금고가 지금은 약 230조 원의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바로 새마을금고 이야기다. 새마을금고가 처음 만들어진 산청군에 MG새마을금고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MG는 Maeul Geumgo(마을금고), Make Good Life(더 멋지고 풍요로운 삶),
MeetGreet(만나면 반가운 이웃)의 준말로, 회원들의 생활·삶·성공·만남 등의 의미를 담고 있다.
글 배해귀 사진 김정민
마을금고의 탄생, 좀도리통을 아시나요?
“1963년 5월 25일, 산청군 생초면 하둔마을에 마을금고가 만들어졌습니다. 돈을 빌리러 읍내까지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을 없애려고 주민들이 나서서 설립했죠. 물론 그 배경에는 신용협동조합 지도자 양성 전담기관인 협동조합교도봉사회의 교육이 일조했습니다.”
마을금고가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하는 MG역사관 관리부 조덕호 부장은 “당시 교육을 수료한 오신영 씨가 주민들에게 마을금고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했고, 농사를 마친 저녁시간에 주민들을 모아 설립 절차 교육을 실시했어요. 마침내 1963년 5월 25일 마을금고 창립총회를 마을회관에서 열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당시 하둔마을에는 약 55호 정도의 가구가 있었고, 이중 35~50여 명의 주민이 마을금고 회원으로 등록됐다.
궁핍했던 1960년대, 주민들은 마을금고에서 빌린 돈을 갚는 방식으로는 ‘좀도리통’을 사용했다. ‘좀도리통’이란 밥을 지을 때 쌀을 조금씩 덜어내어 모으는 통으로, 이렇게 모은 쌀로 저축을 했다. 일명 십시일반(十匙一飯·열 숟가락으로 한 그릇 밥을 만듦)과 두레정신이 고스란히 담긴 마을금고였다. 하둔마을금고는 현금출자를 비롯해 절미운동(節米運動·쌀소비를 줄이기 위한 정부 주도 국민운동)을 통한 출자 등을 통해 운영됐다. 이후 산청 하둔마을을 필두로 1963년 말 경남에서만 모두 115개의 마을금고가 설립되었다. 1983년 새마을금고법 제정·시행으로 마을금고에서 새마을금고로 명칭이 변경되었다.
MG새마을금고역사관, 옛날 통장 등 볼거리 가득
지난해 11월, 새마을금고가 처음 뿌리내린 곳 산청에 MG새마을금고역사관(이하 역사관)이 문을 열었다. 지상 3층, 연면적 1996m² 규모로 조성된 역사관은 들어서자마자 갤러리처럼 꾸며진 기념전시관과 주제별 3개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다. 전시자료만 총 90점에 달한다고 한다.
‘반세기 시간의 축적’을 주제로 한 제1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하둔마을금고를 설립한 초기 회원들의 사진과 함께 당시의 마을금고가 구현돼 있다. 또 학교·직장·구판장으로 뻗어나간 마을금고도 볼 수 있다. 무엇보다 밥을 지으면서 좀도리통에 쌀 한 줌씩 아껴 모았던 어머니의 모습도 재현돼 있어 가슴 한편을 뭉클하게 한다.
‘도약과 신성장’의 제2전시관에는 새마을금고 발전 역사가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돼 있다. 당대 인기 스타들이 등장한 옛날 광고를 디스플레이에서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또 새마을금고 설립 초기부터 현재까지의 통장 변천사와 마을금고 등록증 등 시대의 변화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으며, 터치스크린을 통해 새마을금고 광고 사진에 자신의 얼굴을 합성하는 체험도 접할 수 있다.
‘앞으로 100년’을 이야기하는 제3전시관에서는 사회 공헌 상패와 기념물 등 한국을 넘어 세계로 진출한 새마을금고의 진취적인 면모도 볼 수 있다.
지역과 함께 상생하는 역사관 꿈꿔
역사관은 새마을금고 태동지라는 장소의 역사성을 재조명하면서도 회원과 주민들을 위한 금융·경제 교육도 담당할 계획이다.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한 새마을금고로, 산청군의 문화 관광자원과 연계한 새로운 전시·체험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용자 중심의 열린 금융 경제 교육도 실시할 예정입니다.”
우리 민족 고유의 상부상조 정신과 협동조합의 원리를 알 수 있는 MG새마을금고역사관. 산청군의 새로운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길 바란다.
MG새마을금고역사관
위 치 산청군 산청읍 친환경로 2742-26
운 영 월~금요일 10:00~18:00 (매주 토·일요일/공휴일 포함 휴관)
관람료 무료
문 의 055)970-08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