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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의 향기

[문화의 향기]자연과 공생 꿈꾸는 생태주의 작가 박봉기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 위기 시대, 대자연과 공생을 꿈꾸는 박봉기 생태주의 작가의 작업실을 찾았다.

자연과 혼연일체가 되어 호흡하는 작가가 건네는 메시지에 귀 기울여 보자.

김미영 사진 김정민

      

30여 년간 작품 활동31회 동서미술상 수상

창원시 의창구 사림동 주택가 골목에서 단발머리가 어울리는 박봉기(57) 작가를 만났다. 반지하 작업실 입구에는 대나무가 한가득 쌓여있다. “최근 대나무를 엮은 작품을 선보이다 보니 대나무 작가로 알려져 있어요. 그러나 쓰러진 나무, , , 볏짚 또는 문명에 의해 버려진 것들에 관심을 두고 각각의 물성과 시간성을 탐색해 재료를 골라요.” 박 작가는 진해의 드넓은 자연환경 속에서 보낸 유년 시절의 기억이 생태주의적 세계관을 자리 잡게 했다고 한다.

박봉기의 예술은 자연 재료에서 출발해 인간과 자연의 어우러짐을 지향한다. 국내외를 넘나들며, 30여 년간 활동을 이어온 그는 지난해 창원시 주최 31회 동서미술상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노동집약적 조형, 짜릿한 카타르시스

박 작가의 대나무 조형은 극도의 노동집약적 방식을 요구하는 작업이다. 담양의 질 좋은 대나무를 맹종죽, 왕대, 일반대 등 종류별로 선별하여 사용한다. 대나무를 쪼개 얼기설기 엮어 장인정신이 깃든 작품을 완성하는데 대형작품은 2~3개월 정도가 소요된다고 한다. 재료를 만지고, 다듬고, 엮으며 접촉한 경험을 통해 자연과 깊이 교감하며 그 가치를 형성해낸다.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노동자나 농부의 마음으로 한 땀 한 땀 집중하다 보면 번잡함을 잊고 무아지경에 이르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게 돼요라며 작품 할 때 힘이 펄펄 난다는 박 작가다. 잔잔한 말투와 몸짓마저 예술혼 분출을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있는 듯하다. 음악감상을 즐기는 그는 커피 내리는 솜씨도 수준급이다. 고달픈 예술가의 삶 중 잠시 카페를 운영했던 경험 덕분이란다.

 

작품명 호흡으로 대중과 호흡 맞춰

구조적 견고함과 유려한 미적 가치를 지닌 작가의 작품은 크고 작은 공간을 만들어 낸다. 관객은 그 공간을 드나들며 자연을 온몸의 감각으로 호흡하며 느껴볼 수 있다. “어린 시절 숨어들었던 개나리 넝쿨, 대나무 숲, 바닷속 등 타인의 시선이 미치지 않는 혼자만의 공간이 주는 안락함이 있어요.” 작가는 이러한 경험을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작품을 쉼터로 제안한다. 작품은 공간을 포함한 설치 형태의 건축적 조형으로 완성되며, 주변 환경과 평온한 어울림을 만들어 낸다. “‘호흡을 맞추자라는 말이 있죠? 어디에서건 조화롭게 열려있는 작품으로 지친 현대인들의 안식처,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어 호흡하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박 작가의 작품명 대부분이 호흡인 이유다.

 

프랑스 시골 마을 등 국내외 야외 전시 계획

의외의 공간에서, 느낌대로 현장 재료를 활용해 작품을 완성하고 자연적으로 소멸하는 과정을 선호하는 박 작가는 야외 전시의 해방감을 즐긴다. 올해 계획된 국내외 초청 일정으로 2월 진주 진양호 공원 상상의 숲작품 제작, 4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전시와 6월 프랑스 시골 마을 숲속 전시, 하반기 창녕 우포자연미술제등이 있다. 자연환경 예술에 대한 국내의 관심과 인식이 향상되긴 했지만, 국외 일정을 통해서도 배우는 것이 많다는 그는 자연으로 돌아갈 준비도 하고 있다. 사라져가는 시골의 자연 속에 예술 공간을 조성하고 싶은 작가의 오랜 꿈이 실현되는 그 날이 기대된다.

 

 

박봉기 작가 작업실

위치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 57번길 25

문의 010-3846-27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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