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정신력이 약해서 그렇다. 그까짓 일로 울지 마라. 나 때는 말이야….”
사회생활을 하면서 흔히 듣는 말이다. 특히 대민업무를 하는 수많은 감정노동자들에게는 일상에서 흔한 상황이다. 그러나 더이상 감정노동자만 탓하는 시대는 끝났다. 경남도가 민선 7기 공약 및 도정 4개년 핵심계획으로 ‘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 설치 운영’을 추진했다. 지난해 3월 서울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경상남도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이하 센터)를 열었다.
센터 권미영 운영지원부장은 “하소연할 곳조차 없었던 감정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해 주는 것에 고마워한다”며 감정노동자들의 해우소 역할을 하고 있는 센터를 소개했다. 센터에는 2곳의 상담실과 감정노동자라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쉼터’가 마련돼 있다. 최근 코로나19로 대면상담은 줄어드는 대신 전화상담은 부쩍 늘었다고 한다. 그만큼 감정노동자들이 ‘감정’을 털어낼 곳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전히 감정노동에 대한 사회인식은 낮기만 하다. 그래서 센터는 주기적으로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진행한다. ‘감정노동자권리보호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배포했다. 동네 마트 등에서 볼 수 있는 ‘감정노동자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은 범죄’라는 스티커도 센터 작품이다. 실제로 스티커를 붙인 후 ‘막 대하는’ 사람들이 줄었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센터는 올해부터 권리보호 가이드라인을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감정노동자들이 구체적인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적용할 수 있는 모범사례를 확산시키고, 감정노동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킨다는 방침이다. 우선 공무원이 일하는 일터에서부터 사례를 창출시키겠다고 한다.
경남도내 감정노동자는 53만 명이 넘는다는 보고가 있다. 약 53만 명이 매일 ‘감정소비’를 하며 일하고 있다. 그럼 충전은 어디서 해야 할까? 혼자서는 안 되는 것이 ‘감정충전’이다,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는 말처럼 지치고 힘든 감정노동자들이 센터에서 힘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INFO
경상남도감정노동자권리보호센터
창원시 성산구 단정로 32 6층 055)603-7902
글 정영현 명예기자 (창원시 마산합포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