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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기약 없는 만남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일상의 변화는 여러 면에서 나타났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거리 두기는 이제 익숙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에게는 또 한 가지 큰 변화가 있다. 요양병원에 입원해 계시는 엄마와의 만남이 기약도 없이 멀어졌다는 것이다.

3년 전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시골에 혼자 계셨던 엄마는 혼자라는 충격 때문이었는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많이 허약해지셨다. 그래서 더욱 신경을 쓰고 자주 연락을 드리곤 했다. 하지만 자식들의 이런 노력에도 예전보다 아프시고 다치시는 경우가 더 많아졌다. 그럴 때마다 입원과 퇴원을 반복했다.

그러다 결국엔 집에서 쓰러지셨고 장기 입원을 결정하게 됐다. 혼자 생활도, 편찮은 몸 상태도 그냥 두기엔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병원생활을 시작하고 나서는 갑갑함 때문인지 엄마는 늘 집에 가고 싶다는 말씀을 하시곤 했다. “혼자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말씀과 함께.

하지만 의사선생님과 자식들의 입장에서 보면 그건 여러모로 무리한 일이었다. 그런 엄마를 바라보는 자식의 마음은 늘 미안함과 죄송함뿐이었다. 가끔은 외출해서 머리 염색을 시켜드리고 외식도 같이 하면서 엄마의 마음을 안정시켜 드렸다.

이제 이런 미흡한 자식의 도리마저도 코로나19로 멈춰버렸다. 지난해 2월에 보고 얼마 전 거리 두기가 조금 느슨해졌을 때 한 번 면회 갔던 게 다였다. 그리고 다시 멈춰버린 면회! 병원 밖에서 일상을 이어가는 우리도 여러 제약 때문에 이렇게 불편한데 병원에만 계셔야 하는 엄마는 얼마나 갑갑할까? 이 상황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 정말 기약도 없이 보내야 하는 시간인 것 같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기에 견디고 기다려야 하지만 그 기다림 속에서 느끼는 안타까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자주 뵐 수 있을 때 좀 더 잘할 걸하는 후회와 다시 만날 수 있는 날까지 건강하게 지내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늘따라 하늘이 너무 청량하다. 엄마랑 같이 외출해서 어디 산책이라고 하고 싶은 날이다. “엄마, 빨리 볼 수 있게 기도할게. 사랑해!”

 

 

주현실 (창원시 마산회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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