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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의 소리

[도민의 소리]행복한 학교를 꿈꿉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는 학생 수 38명이 전부인 김해시 한림면의 작은 시골 학교,김해금곡고등학교입니다. 학교 학생 수가 적다 보니 학생과 선생님 간 관계가 돈독합니다. 넓은 들판과 아담한 뒷산이 가까이 있습니다. 오늘은 점심을 먹고 아이들과 같이 학교 앞 둑길을 걸었습니다.

대안학교다 보니 교육과정이 다양합니다. 영어 수업 시간에 영어로 작성한 레시피로 요리하고 그 과정을 영상으로 찍어 영어 더빙으로 소개합니다. 철학 시간에는 인간의 본성과 사회에 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나눕니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이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미술 시간에 이야기를 나누고, 매월 학생들 생일을 다 같이 축하해 줍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학생들은 기숙사 생활로 함께 사는 것에 대해 배웁니다. 자연스럽게 을 쌓고 그 속에서 배움을 익힙니다.어떤 어른들은 자신의 학창 시절을 떠올리며 요즘 학교는 다르다고 아쉬워합니다.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묘하게도 경제적으로 풍요롭지 않았을 때 사람 간 이 넘쳤습니다. 동네가 아이를 돌보는 시대였기에 가능했습니다. 동네 형이 선배였고 동네 어른이 스승이었던 것처럼 말입니다. 학교 선생님은 동네 밖 넓은 세상을 알려주는 특별한 존재였습니다.

요즘 선생님은 아이들 진학, 진로, 인성, 안전 교육 등을 지도하는 서비스직의 성격이 강해졌습니다. 학교 안에서 따뜻한 을 느끼는 것이 어려워졌습니다.

아이들이 나빠져서도, 선생님들이 야박해져서도 아닙니다. 시대가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학생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업무가 많아도, 일 처리가 급해도, 잘못된 길을 가는 학생을 잡아야 하고, 외로운 아이 곁에 앉아 친구가 되어 줘야 합니다. 아이들의 웃음소리를 듣는 것, 선생이기 때문에 접할 수 있는 귀한 경험입니다.

선생님, 오늘 마치고 뭐 해요?”

뭐할까? 뭐 하고 싶어?”

꽃구경이요!”

밀린 일이 있지만 잠시 멈췄습니다. 아이들이 저를 찾아왔기 때문입니다. 학교에 있는 순간만큼은 아이들과 좋은 추억을 쌓고 싶습니다. 벚꽃 아래에서 웃는 아이들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습니다. 행복한 학창 시절을 경험하는 학생들이 많아지면 좋겠습니다. 학생들과 함께 생활하는 전, 참 행복한 선생입니다.

 

김용만(창원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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