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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이슈]공간혁신, 아이의 꿈이 자란다…밀양 밀주초등학교

 


 

공간이 주는 변화, 너무나도 컸습니다.”

학생과 선생님, 학부모와 함께 만들어낸 공간으로 모두가 가고 싶고, 머물고 싶은 공간이 밀양 밀주초등학교에 만들어졌다. 중앙현관이 도서관으로 변신한 그곳을 방문했다.

배해귀  사진 김정민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즐거워요.”

쉬는 시간 종이 울리자 1학년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 중앙현관으로 모인다. 스스럼없이 책을 골라 의자에 앉는 아이들, 삼삼오오 모여 술래잡기를 하는 아이들, 천장에 달려 있는 줄을 잡고 마치 타잔처럼 내려오는 아이들, 모두가 환한 미소를 머금고 있다.

아이들의 눈빛이 바뀌었습니다. 너무나도 좋아합니다. 이 공간에서 여럿이 어울리기도 하고, 책에 푹 파묻히기도 하고, 무엇보다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곳입니다. 그래서 이름도 꿈자람터입니다.”

장운익 교장선생님은 새로 단장한 꿈자람터가 마치 선물 같다고 말한다. 그동안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은 정작 다니지 못했던 중앙현관과 교무실의 벽을 허물어 학생과 지역민, 교사들이 함께 쓰는 공간으로 새롭게 탄생했다. 꿈자람터는 그렇게 270크기에 16500권의 도서가 있는 북카페·도서관·놀이터·중앙현관 등 복합문화공간이 되었다.

 

 

학교를 살리려는 절박한 마음

지난 1946년에 개교한 밀주초등학교(이하 밀주초)는 밀양 구도심에 위치한 학교이다. 밀양 안에서도 낙후된 지역이라 학생과 학부모에게 소위 인기 없는 학교였다.

다문화 가정과 한 부모 가정 아이들, 그리고 보육원 아이들이 학생의 절반 정도 되어 학부모가 선호하지 않는 학교였어요. 밀양 안에서 밀주초는 가고 싶지 않은 학교라는 말을 듣기도 했었죠. 그래서 10년 전, 전교생이 500~600명 정도였는데 2020년 들어서는 120명대로 학생 수가 급격히 줄었어요.”

위기감을 느낀 박순걸 교감선생님은 학교를 살려야겠다는 절박한 마음으로 학부모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한자리에 모았다. 학생·학부모·선생님이 원하는 학교가 무엇인지 묻고 모두가 가고 싶은 학교로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다.

어머니들이 그랬어요. 우리 아이가 밀주초에 다닌다고 밀양 사람들에게 말할 수 있게 해달라고, 그게 소원이라고요. 다니고 싶은 학교였으면 좋겠다고요.”

모두가 한마음이라는 걸 알게 된 교감선생님은 변화의 시작으로 공간 혁신을 택했다.

 

 

모두가 함께 만든 공간

경상남도교육청에 학교 공간 혁신에 대해 문의하고, 관련된 정보를 수소문했다. 20207, 밀주초는 경남형 학교공간 혁신 모델 구축사업에 선정됐다. 경남형 학교공간 혁신 모델 구축사업은 경상남도와 경남도교육청이 협업하여 학교내 유휴공간을 학교와 지역민들이 함께 활용 가능한 열린 공간으로 조성하는 학교 공간 혁신 공동사업이다.

사업 선정 후, 학생과 학부모·선생님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모았다. 이후 공간디자인 워크숍과 협의회를 통해 공간 혁신 공유회를 실시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꿈자람터는 언제든 찾아 책을 읽고 쉴 수 있는 공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공간, 자녀와 학부모·지역민이 함께 여가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 되었다.

꿈자람터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함께 어울려 놀고 있던 1학년 학생들에게서 좋아요”, “넓어요”, “밝아요”, “즐거워요라는 대답이 연이어 돌아왔다. 선생님들은 꿈자람터 공간을 이동식 수업과 모둠 수업, 토론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또 아이들이 하교한 후에는 학부모·지역민들이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공간으로, 주말에는 아이들과 함께 하는 협력형 마을학교로 거듭나고 있다. 꿈자람터가 생긴 이후 밀주초는 학생 수가 35명 증가해 4학급이 늘었다. 아이들의 독서량도 3배가 늘었다. 아이들이 다양한 꿈을 꾸고, 학생·학부모·선생님 모두를 품어주는 꿈자람터. 이곳에서 밝게 웃는 아이들의 모습이 마치 새싹처럼 빛나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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